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에 맞서 투쟁하는 사업장 열 곳이 한 자리에 모여 공동투쟁을 시작했다. 이들은 10월23일과 24일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조 사수, 노동탄압·민생파탄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공동투쟁’을 벌였다.

공동투쟁을 벌인 투쟁사업장 열 곳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투쟁하는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사내하청분회 ▲공장폐쇄와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는 콜트‧콜텍지회 ▲공장폐쇄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하는 하이디스지회 ▲공장폐쇄와 민주노조 말살에 맞서 투쟁하는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부당해고 철회,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싸우는 금속노조 마리오아울렛분회 ▲위장도급, 부당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강원영동지역노조 동양시멘트지부 ▲부당해고 철회를 위해 1,030일째 투쟁하는 서울일반노조 사회보장정보원분회 ▲강제 임금 삭감과 징계, 부당해고 등 민주노조 탄압에 맞서 싸우는 서비스연맹 세종호텔노동조합 ▲비정규직 철폐,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싸움을 하는 아사히사내하청노동조합 등이다.

▲ 10월23일 정리해고,비정규직, 노동탄압에 맞서 싸우는 열 개 사업장 대표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노동탄압 민생파탄 박근혜정권 퇴진을 위한 공동투쟁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성민규

“억울하게 쫓겨나고 탄압받는 노동자들이다. 하루아침에 헌신짝 취급을 받으며 길거리로 내몰렸다.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지 않으면 우리는 승리할 수 없다. 더 많은 노동자 민중의 목숨을 내놓으라는 정권을 향한 투쟁을 우리가 시작하겠다.” 김혜진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부지회장은 이날 공동투쟁의 의미를 소개했다.

공동투쟁단은 23일 16시30분 정부서울청사 앞 기자회견으로 공동투쟁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더 많은 노동자, 민중을 모아 정권을 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 10월23일 '노동탄압 민생파탄 박근혜정권 퇴진을 위한 공동투쟁단 기자회견'에서 이인근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장이 “더 이상 자본과 권력의 잘못된 제도에 무릎 꿇을 수 없다. 그 투쟁의 포문을 오늘 이 자리에서 열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성민규

이인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장은 “IMF 당시 고통분담 명목으로 정리해고제를 도입했다. 수많은 노동자가 길거리로 내쫓겼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정리해고는 노조를 탄압하고 자본의 이윤만을 대변하는 제도다”라고 비판했다.

이인근 지회장은 “콜트·콜텍, 아사이글라스, 하이디스, 쌍차, 하이텍이 그랬다. 정리해고제는 이 나라에서 없애야 할 제도다”라고 강조했다. 이인근 지회장은 “자본과 권력의 잘못된 제도에 무릎 꿇을 수 없다. 이 투쟁의 포문을 오늘 이 자리에서 열겠다”고 선언했다.

양경수 기아차지부 화성사내하청분회장은 “135일째 두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오늘까지 나흘째 음식물을 반입하지 못해 강제 단식을 하고 있다”며 “900만 비정규직이 탄압받고 있다. 왜 비정규직은 사람답게 살 권리마저 빼앗겨야 하느냐. 박근혜 정권과 끝장을 보는 싸움을 하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10월23일 기자회견을 마친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서울 광화문 인근 김앤장 사무실과 정부청사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성민규

기자회견을 마친 노동자들은 하이디스와 아사히글라스 등의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사무실과 정부청사 등으로 나눠 선전전을 벌였다. 노동자들은 19시30분 하이디스지회가 노숙농성을 벌이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모여 공동투쟁 문화제를 이어갔다.

봉혜영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일반노조 사회보장정보원분회장은 “2012년 12월 비정규직 상담원 42명을 계약해지라는 이름으로 부당해고했다. 박근혜 정권은 2015년 상반기까지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고 누누이 말했지만 우리는 해고됐다. 비정규직을 해고한 사회보장정보원은 3개월 계약직을 고용하며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떠들었다”고 규탄했다.

이규철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부지회장이 무대에 올라 마리오아울렛 투쟁 상황을 알렸다. 이규철 부지회장은 “마리오아울렛이 3관까지 늘려가는 동안 시설관리를 담당하며 뼈빠지게 일해 온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했다”며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을 앞두고 있다.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는 싸움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 10월23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진행한 공동투쟁 문화제에서 콜텍지회 조합원들이 만든 밴드인 콜밴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성민규

이날 문화제는 투쟁사업장 조합원들의 노래와 율동 공연으로 풍성하게 채웠다. 세종호텔노조 조합원들과 동양시멘트지부 노래패 민패가 노래 공연을 선보였다.

김경래 민주노총 강원영동지역노동조합 동양시멘트지부 부지부장은 “아직도 우리는 왜 해고됐는지 모른다. 성실하면 잘 살 수 있다고 배웠지만 열심히 일만 한 노동자는 해고됐다.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저항하자. 저항하고 투쟁해서 우리 권리를 찾자”고 결의를 밝혔다.

 

연봉제 도입으로 임금삭감, 부당발령, 거부하면 해고 

박근혜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축소판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종호텔노조 조합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고진수 위원장은 “2012년 38일의 파업으로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을 승리했다. 당시 동지들의 연대의 힘을 잊을 수 없다”며 “개별 사업장의 싸움이 너무 힘들다. 더 많은 사업장을 모아 물러설 곳 없는 투쟁을 벌이자”고 공동투쟁을 강조했다.

아사히사내하청노조, 하이디스지회,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조합원들은 ‘진짜 사장이 나와라’ 노래에 맞춰 합동 율동공연을 펼쳤다.

▲ 10월23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진행한 공동투쟁 문화제에서 아사히사내하청노조, 하이디스지회,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조합원들이 ‘진짜 사장이 나와라’ 노래에 맞춰 합동 율동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성민규

방혜정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사무장은 “회장은 독일, 필리핀에 공장을 세우고 잘 나가는데 회사를 성장시킨 우리는 길거리로 내쫓기게 생겼다”며 “박천서 회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공동투쟁이다. 같이 시작했으니 열 곳의 투쟁사업장이 모두 승리하는 날까지 함께 싸우자”고 발언했다.

차헌호 아사히사내하청노조 위원장은 “49명이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다. 우리 힘 부족하면 동지들 힘 빌려서라도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며 “노동자는 하나라는 사실을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동지들이 보여줬다. 지역, 업종을 넘어 함께 싸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10월23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진행한 공동투쟁 문화제에서 동양시멘트지부 조합원들이 그동안 연습한 노래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성민규

이상목 금속노조 경기지부 하이디스지회장은 “오늘 모인 열 곳 사업장은 모두 탄압받는 사업장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공동투쟁에 흔쾌히 동의했고 모였다”며 “우리는 전국의 노동자, 탄압받는 민중을 모아 정권과 싸우는 투쟁을 만들겠다. 지금까지 뭉치지 못해 당했다. 이제 힘 모아 싸우자”고 공동투쟁을 호소했다. 

공동투쟁단은 최정명, 한규협 기아차화성사내하청분회 조합원이 농성을 하는 구 인권위원회 농성장까지 행진하고 문화제를 마쳤다. 공동투쟁 이틀째인 24일 투쟁사업장 조합원들은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 콜트·콜텍 농성장과 마리오아울렛을 찾아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공동투쟁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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