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8월 2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쉬운해고-낮은임금-비정규직 확산 저지 민주노총 집중행동’을 벌였다. 노조 1,500여 조합원을 포함해 5천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 중심부인 광화문 일대에서 선전전과 집회를 벌이며 박근혜 정권이 강행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저지하자고 외쳤다.

▲ 수배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8월28일 민주노총 앞에서 열린 ‘쉬운 해고-낮은 임금-비정규직 확산 저지 민주노총 집중행동’ 정리집회에 나타나 조합원들에게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에 맞선 투쟁에 나서자고 독려하고 있다. 김경훈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14시 광화문 광장에 모여 ‘뒤집자 재벌세상 나쁜정부’라는 구호를 적은 티셔츠를 갈아입고 시민 선전전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티셔츠에 적은 구호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구분과 현장의 차이를 뛰어 넘어 노동자는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했다고 밝혔다.

▲ 8월28일 경찰이 ‘쉬운 해고-낮은 임금-비정규직 확산 저지 민주노총 집중행동'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머리에 최루액을 뿌리고 있다. 김경훈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선전전을 마무리하고 15시부터 광화문대로를 거슬러 올라가며 정부서울청사 앞으로 전진했다. 민주노총과 산별연맹 대표자들이 대오 맨 앞줄에 서서 박근혜 정부에 전할 항의서한을 들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했다. 조합원들은 경찰에 막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조합원들은 광화문대로를 점거하고 그 자리에 앉아 대회를 진행했다.

 

경찰, 최루액과 방패로 조합원 폭행

본 대회에 앞서 ‘노조파괴-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위한 전국순회투쟁’을 마무리한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을 대표해 홍종인 충남지부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이 무대에 올랐다. 

▲ 8월28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에서 열린 ‘쉬운 해고-낮은 임금-비정규직 확산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 참여 조합원들이 '파업가'를 부르고 있다. 김경훈

홍종인 지회장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은 수많은 투쟁 사업장 동지들을 만나며고 서울까지 걸어왔다. 사업주들이 부당노동행위와 노조파괴로 노동자를 죽이고 거리로 내몰지만 검찰과 법원은 사업주를 처벌하지 않는다. 노동자들만 고통받고 처벌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종인 지회장은 “유성기업은 사업주의 노조파괴로 고통받고 있는 사업장이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보니 유성기업의 노조파괴를 위한 가이드라인과 유사했다. 정부가 노조를 파괴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노동자 투쟁으로 반드시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 노조 9기 임원선거에 출마한 황우찬 부위원장 후보, 오상룡 사무처장 후보, 김상구 위원장 후보, 박상준 수석부위원장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8월28일 ‘쉬운 해고-낮은 임금-비정규직 확산 저지 민주노총 집중행동’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훈

조합원들이 대회를 시작하자 경찰은 방패로 조합원들을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최루액을 마구 살포하고 조합원들을 연행하는 등 강경 진압했다. 철도노조 조합원 두 명이 현장에서 연행되고 많은 조합원들이 경찰의 최루액과 폭행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대오를 정비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대회를 이어갔다. 조합원들은 청년노동자와 장년노동자,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 사이 싸움을 조장하는 정권의 장난에 놀아나지 말고 재벌개혁과 노동시간 줄이기로 더 많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 8월28일 '쉬운 해고-낮은 임금-비정규직 확산 저지 민주노총 집중행동’ 참가 조합원들이 수배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가면을 쓰고 있다. 김경훈

김성훈 서비스연맹 이마트노조 조직국장은 “경찰의 폭력은 정권이 누구를 위한 권력인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정부가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린다고 한다. 유통업계는 70~80%의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쓰고 있다. 쓰다 버리는 기한을 늘리려는 시도는 노동자를 노예나 도구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상균 위원장 조합원들과 직접 만나 투쟁 독려

이가현 알바노조 조합원은 “쉬운 해고와 낮은 임금의 끝자락에서 알바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잔심부름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다. 국회 인턴을 비롯 무급으로 부려먹는 사업장도 있다”며 “정규직 뽑을 때 가산점을 준다며 희망고문으로 부려먹고 인턴 10명 중 1명만 채용한다. 임금을 줄이지 말고 노동시간을 줄여 더 채용하라.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고 일자리 질을 높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8월28일 열린 ‘쉬운 해고-낮은 임금-비정규직 확산 저지 민주노총 집중행동’ 참가자들이 결의대회에 앞서 서울 광화문에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문제점을 알리는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김경훈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17시쯤 집회를 마무리하고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 앞까지 이동했다. 민주노총은 경향신문 앞 정동길에서 마무리 집회를 진행했다. 마무리 집회에 수배로 67일간 건물 밖으로 나오지 못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합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건물 밖까지 나와 직접 조합원들과 만나 하반기 투쟁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 8월28일 ‘쉬운 해고-낮은 임금-비정규직 확산 저지 민주노총 집중행동’ 참가자들이 깃발을 흔들며 광화문 세종로에서 정동 민주노총으로 행진하고 있다. 김경훈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자본이 정권, 언론, 모든 기관을 동원해 민주노조를 파괴하려 하고 적으로 규정했다. 투쟁으로 지켜온 민주노조의 역사를 무너뜨릴 폭약의 도화선이 타들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상반기 투쟁으로 노동시장구조개악의 타이밍을 무너뜨렸다. 이제 모든 노동자들이 이 정권에 맞서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한다”고 독려했다.

▲ 8월28일 민주노총 앞에 모인 조합원들이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훈

한상균 위원장은 이를 위해 “앞으로 100일간 민주노총 1만 선봉대가 지역과 현장을 누비며 현장을 조직하고 서민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자. 선봉대가 나서서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 2015년 함께 승리의 역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시장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11~12월 민주노총 총파업투쟁’과 ‘11월 14일 민중총궐기투쟁’ 등 하반기 투쟁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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