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충남지부 유성기업 아산지회와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 영동지회가 8월25일 ‘노조파괴-부당노동행위 근절 전국순회투쟁’ 일주일 만에 수원에 입성했다. 평택 쌍용자동차지부의 아침선전전에 참여한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은 이날 8시간 꼬박 걸어 수원역에 도착했다.  

▲ 8월25일 노조파괴-부당노동행위 근절 전국순회투쟁에 나선 조합원들이 병점을 지나 수원으로 행진하고 있다. 화성=신동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은 태풍 고니의 영향으로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수원역 광장에서 '노조파괴-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위한 문화제'를 진행했다.

홍종인 충남지부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고통받은 노동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상황이 비슷하다. 모든 투쟁 현장에서 부당노동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지난주 경주에서 출발해 순회투쟁을 하고 있다. 노조탄압 막아내고 부당노동행위 사업주 구속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발이 뒤집어져도 걷고 있다. 자본이 노동자를 옥죄고 탄압해도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전국순회 투쟁의 의미를 설명했다.

▲ 8월25일 노조파괴-부당노동행위 근절 전국순회투쟁에 나선 조합원들이 태풍 고니의 영향으로 내리는 비를 맞으며 수원으로 행진하고 있다. 화성=신동준

이현수 노조 부위원장은 “사법당국이 부당노동행위로 기소한 사건이 600건이지만 사업주 구속은 한건도 없다. 옥고를 겪는 노동자는 수 백명이 넘는다”며 “사법정의가 살아있는지 의문이다. 조직 노동자들이 마음먹고 법의 잣대를 바로 세우자고 촉구하자. 악덕기업주를 반드시 처벌하는 투쟁에 금속노조는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조합원들의 도보투쟁을 격려했다.

▲ 8월25일 노조파괴-부당노동행위 근절 전국순회투쟁에 나선 조합원들이 수원역에 도착하고 있다. 수원=신동준

조합원들은 8월25일 노조 경기지부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음날 일정을 준비했다. 조합원들이 뿌린 파스의 매캐한 냄새와 퉁퉁 부은 발이 전국순회투쟁의 고단함을 설명했다. 

한 조합원은 “걷는 건 힘들지 않다. 날씨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다”며 “순례 시작하는 날 햇빛이 너무 따가워 걷기 힘들었는데 어제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신발이 젖으면 발이 더 많이 붓고 물집도 쉽게 생겨 아주 곤혹스럽다”고 도보순회투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홍종인 충남지부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전국을 돌아보니 인센티브제도 같은 차등임금제로 노동자를 분열시키는 사업장이 많다. 탈법을 일삼는 사업주가 처벌받지 않는 상황도 유성기업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 8월25일 수원역에서 열린 노조파괴-부당노동행위 근절 문화제에서 한신대 노래패 '보라성'이 연대 문화공연을 하고 있다. 수원=신동준

홍종인 지회장은 “이번 투쟁기간 돌아보니 우리 민주노조 노동자들이 각각 분리돼 투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열악한 상황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을 많이 봤다. 노조파괴와 부당노동행위의 양상은 비슷한데 투쟁은 제각각이다. 어떤 방식이든 하나로 묶어내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홍종인 지회장은 “모든 사업장에서 언제든 노조파괴나 부당노동행위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조합원들과 시민들에게 노조파괴로 아픈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공감을 끌어내고 싶다. 미래 자신의 상황과 투쟁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으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 8월25일 수원역에서 열린 노조파괴-부당노동행위 근절 문화제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비를 맞으며 발언을 듣고 있다. 수원=신동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은 8월19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앞에서 투쟁선포식을 열고 전국을 걸으며 곳곳의 노조파괴사업장에 들러 간담회와 선전전을 진행했다.

유성기업 조합원들은 19일 밤 경주지부 오토지회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시작으로 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 파나진지회에 들러 투쟁상황과 노조파괴에 맞선 새로운 투쟁 건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 8월25일 수원역에서 열린 노조파괴-부당노동행위 근절 문화제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노조파괴범 처벌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수원=신동준

조합원들은 서라벌CC와 상신브레이크, 구미의 아사히글라스 등 투쟁사업장을 순회하며 지역투쟁에 결합하고 상황을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노조파괴사업주 구속을 촉구하는 몸자보를 입고 하루에 길게 8~9시간씩 도보로 이동했다.

순회투쟁단은 8월27일 대검찰청 앞에서 ‘반노동 친자본 검찰 규탄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이후, 유성기업 서울사무소를 찾아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유성기업지회는 9월 2일 국회에서 증언대회를 진행한다. 지회는 9월3일 천안지원 앞에서 노숙투쟁을 벌이며 두 번째 싸움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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