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월17일 노동시장 구조개악 추진방안을 일방 발표한 가운데,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사정신 계승,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회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박근혜 정권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저지하고 하이디스 배재형 열사 투쟁을 승리하자는 결의를 모았다.

이날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 민간으로 확산하기 위해 집중 지원 ▲취업규칙 변경 절차‧기준 명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말 노사정 합의가 무산됐음에도 강행 의지를 밝혔던 정부가 본격 개악 행보에 나선 것.

▲ 6월1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열사정신 계승,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하이디스지회 조합원들이 어깨를 걸고 민중가수 박준 동지와 투쟁가를 함께 부르고 있다. 신동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 박근혜 정권이 발표한 임금체계 개악 등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 안은 노동자를 향한 전쟁 선포다”라며 “저들의 공격 시기와 강도는 중요하지 않다. 다시 머리띠를 동여매고 2차 투쟁을 준비하자”고 선포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정권은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노동자를 제물로 삼으려고만 한다”며 “수많은 노동자와 가족의 생존권이 걸린 싸움이다.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막고 민주노조를 지키는 싸움을 함께 해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현수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정부는 구조개악안을 발표하면서 상생이라고 포장했지만 노동자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오늘 발표한 안을 즉시 폐기해야 한다”며 “배재형 열사 투쟁과 박근혜 정권에 맞선 투쟁을 준비하자. 금속노조가 선봉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 6월17일 ‘열사정신 계승,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밀어 붙이는 박근혜 등 주범들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향해 물풍선을 던지고 있다. 신동준

대만 원정투쟁을 떠났다 6월10일 강제추방 당한 이상목 노조 경기지부 하이디스지회장이 무대에 올랐다. 이상목 지회장은 “회사가 정리해고를 통보한 뒤 노동부를 찾아갔지만 해고 안 됐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찾아가도 마찬가지였다. 대만에서 인권유린과 강제추방 당할 때도 외교부는 수수방관 했다”며 “노동자를 위한 정부는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 확인했다. 한국 정부는 노동자를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상목 지회장은 “지회는 4차 대만 원정 투쟁을 다시 준비하겠다. 우리 스스로 일터와 생존을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6월17일 ‘열사정신 계승,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 박근혜 정권이 발표한 임금체계 개악 등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 안은 노동자를 향한 전쟁 선포다”라며 “저들의 공격 시기와 강도는 중요하지 않다. 다시 머리띠를 동여매고 2차 투쟁을 준비하자”고 선포했다. 신동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영선 서비스연맹 홈플러스노조 경기본부장은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은 하늘 한 번 보지 못하고 몇 시간을 서서 일한다. 고객이 난동 부려도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다”며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다시 출근한다. 그래도 받는 월급은 최저임금이다”라고 토로했다. 최영선 본부장은 “우리에게는 최저임금이 월급이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비정규직들의 삶과 내일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마친 뒤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서울시청 옆 국가인권위원회 전광판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최정명 대의원과 한규협 정책부장 지지방문을 했다. 시청 광장에서 전광판을 바라보며 구호를 외치고 두 농성자를 격려했다. 이어 저녁 7시부터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하이디스지회 노숙농성 촛불 문화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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