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정부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요식행위로 한국노동연구원을 앞세워 추진하던 ‘임금체계 개편과 취업규칙 변경을 위한 공청회’를 무산시켰다.

한국노동연구원과 고용노동부는 5월28일 13시 30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임금체계 개편과 취업규칙 변경을 위한 공청회’를 열 예정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이 자리에서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실시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기 때문에 취업규칙 변경 동의절차 등 노조의 동의를 거치지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 했다.

▲ 5월2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한 '임금체계 개편과 취업규칙 변경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하려는 노동자들을 경찰이 가로막고 있다. 성민규

민주노총은 이번 공청회를 정부가 노사정 합의가 좌절한 상태에서 노동시장구조개악을 밀어붙이기 위해 거치는 요식행위라고 규정하고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 300여명은 공청회 시작 전부터 여의도 CCMM빌딩 12층 그랜드볼룸 앞에서 공청회를 반대하는 선전전을 진행했다.

주최 측은 경찰을 동원해 조합원들의 공청회장 진입을 방해했지만 양대노총 조합원들은 경찰대오를 뚫고 공청회장에 진입해 구호를 외쳤다. 노동부가 노동정책을 바꾸는 공청회를 한다면서 노동자들의 참여를 경찰력을 동원해 막으려 한 것.

조합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무대 쪽에 섰다.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은 경찰과 함께 단상에 오르려 시도했지만 분노한 조합원들의 저지로 발걸음을 돌렸다.

▲ 5월2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한 '임금체계 개편과 취업규칙 변경을 위한 공청회'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노동시장 구조개악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민규

전규석 노조위원장은 “오늘 공청회는 박근혜 정권이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위한 명분쌓기를 위해 준비한 자리다. 노동시장 구조개악은 정규직 노동조합과 노동자에 대한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정부가 진짜 노동시장을 개선하고 싶다면 간접고용이나 비정규직 고용을 철폐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규석 위원장은 “양대노총 제조노동자들은 정부의 반노동정책에 맞서 7월4일 서울에서 대규모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한다”며 “민중의 삶의 질을 떨어트리고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정부정책에 맞서 13년만에 제조노동자 공동투쟁을 시작한다. 모든 업종 노동자가 함께 싸우자”고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산별 대표자들은 이기권 장관 퇴장 이후 무대에 올라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정권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막기 위한 6~7월 총파업투쟁을 준비하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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