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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 투쟁과 성과, 현장의 힘으로 돌파해야”[복수노조 시대 금속노동자 분투기 8] 충남지부 유성기업아산지회
강정주 편집국장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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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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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평생 잊을 수 없는 2011년 5월18일.

유성기업 회사는 창조컨설팅과 공모해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가동했다. 직장폐쇄와 용역깡패 투입 등으로 노조 탄압에 나섰고 회사 주도로 복수노조를 설립했다.

삼 년이 지났지만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회는 2011년에 시작한 교섭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회사의 각종 고소고발과 지회에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재판이 수십 건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일상적으로 금속노조 조합원에 대해 차별과 감시 등 현장 탄압을 자행한다. 복수노조 설립을 통한 노조탄압이 현장을 전쟁터로 만들었다.

   
▲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평생 잊을 수 없는 2011년 5월18일. 유성기업 회사는 창조컨설팅과 공모해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가동했다. 직장폐쇄와 용역깡패 투입 등으로 노조 탄압에 나섰고 회사 주도로 복수노조를 설립했다.복수노조 설립을 통한 노조탄압이 현장을 전쟁터로 만들었다. 2011년 6월22일 용역깡패들이 조합원들에게 소화기를 던지고 있다. 지회 제공

지난 16일 충남지부 유성기업아산지회 간부들을 만났다. 출근투쟁을 마친 지회 간부들은 “복수노조가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무력화 시킨다”고 입을 모은다. 홍종인 유성기업아산지회장은 “복수노조법은 자본만 유리한 법이다. 어용노조와 대표교섭을 진행하든 개별교섭으로 차별을 하든 교섭권을 회사가 결정한다”며 “파업과 교섭 등 노동자들이 권리를 행사하는데 제약이 크다. 노동3권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3권 무력화 시키는 복수노조

양희열 부지회장도 “복수노조 설립 후 파업의 힘이 작아졌다. 복수노조가 단결을 분열시킨 결과”라고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을 말한다. 현장 조합원들이 두 개 노조로 갈라졌고, 당연히 지회 힘도 이전에 비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지회는 2011년 3개월이 넘는 직장폐쇄 철회 투쟁을 벌였다. 회사 회유로 개별 복귀하는 조합원들이 생겼고 복수노조 가입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현장 복귀 뒤 지회 생산직 조합원 숫자는 복수노조에 뒤지지 않았다. 회사가 조합 가입 대상이 아니었던 관리자 49명을 복수노조 조합원으로 가입시켜 교섭대표노조로 만든 이유기도 하다. 현장 조합원 수가 비슷하다고 해서 타격이 적은 것은 아니다. 조합원들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양희열 부지회장은 직장폐쇄 철회 후 현장에 복귀한 직후가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고 말한다. 조합원들은 위축됐고 회사는 그 틈을 노려 탄압을 강화했다. 복수노조와의 성과금 차등 지급, 임금 인상 배제, 손해배상청구와 징계 협박 등 노조파괴 공작이 가장 극심했던 때다. 2012년 복수노조가 대표노조 지위를 갖자 조합원들은 지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패배감을 느끼기도 했다.

지회는 이 상황을 극복할 방법을 조직적 투쟁을 벌이는데서 찾았다. 양희열 부지회장은 “현장 분위기 자체가 위축돼 있던 시기 검사과 여성조합원들이 먼저 현장 싸움을 시작했다. 간부들이 앞장서서 현장 싸움을 만들었고 조합원들이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 지회는 이 상황을 극복할 방법을 조직적 투쟁을 벌이는데서 찾았다. 양희열 부지회장은 “현장 분위기 자체가 위축돼 있던 시기 검사과 여성조합원들이 먼저 현장 싸움을 시작했다. 간부들이 앞장서서 현장 싸움을 만들었고 조합원들이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6월10일 유성기업 아산지회 현장순회에 나선 노조 임원, 충남지부 간부, 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동준

엄기준 조직부장은 “복수노조지만 우리도 회사에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에서 관리자들에게 하나씩 내주다보면 민주노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어떻게 조직적으로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회는 개별 부서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투쟁을 벌였고, 한 부서에서 시작한 싸움을 전체 지회 투쟁으로 확대해 진행했다.

조직적 현장 투쟁과 승리로 찾은 자신감

신동철 법규부장은 생산1과 야유회 버스 투쟁을 한 예로 꼽았다. 회사는 지회 조합원들이 가는 야유회 버스 대절 비용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생산1과 조합원들은 파업을 벌였고 전체 지회 조합원이 동조파업에 나섰다. 한 달여의 싸움 끝에 회사가 버스 비용을 지급했다.

지회 조합원들은 현장 탄압을 하는 부서장 집 앞 1인시위도 진행한다. 양희열 부지회장은 7기 쟁의부장이던 당시 부서장 집 앞에서 상복을 입고 밤새 1인시위를 했다. 처음에는 부지회장 혼자 시작했지만 조합원들이 조퇴를 하거나 퇴근 한 뒤에 자발적으로 1인시위 장소를 찾아 동참했다.

엄기준 조직부장은 “간부들이 먼저 움직여서 현장 투쟁을 이끌어내야 한다. 조합원들이 간부들이 투쟁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을 갖는다. 이후에는 간부들이 말하기 전에 조합원들이 먼저 싸울 방법을 고민하고 행동한다”고 말한다. 몇 차례의 투쟁이 이어졌고 조합원들은 승리를 경험했다. 지회를 이탈하는 조합원은 더 이상 없었다.

현장 투쟁 과정은 지회 내부를 탄탄하게 하는 것과 동시에 재조직화에도 도움이 됐다. 홍종인 지회장은 “복수노조 조합원들이 먼저 다가오고 인사를 하는 등 태도가 달라진다. 지회 싸움이 정당하고 이기고 있다는 것을 보면서 바뀌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복수노조 사업장과 마찬가지로 유성기업지회도 재조직화 사업을 벌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회사의 의도가 복수노조를 통해 현장을 분열시키고 민주노조를 약화시키는 것이라면 지회도 조직력을 확대하고 현장을 다시 하나로 모으는 것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하지만 대개 복수노조 사업장은 금속노조를 탈퇴했던 조합원들과의 갈등 해소에 어려움을 겪는다.

홍종인 지회장은 “초기에는 현장순회를 할 때 복수노조 조합원에게 인사만 해도 지회 조합원들의 반발이 컸다”고 설명했다. 동료들을, 지회를 배신한 이들이라는 생각에 다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마음을 먹는 것도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엄기준 조직부장은 “재조직화 사업이 중요하다. 하지만 재조직화를 하면서 처음부터 지회를 지키고 싸웠던 조합원들에게는 상처를 줄 수도 있다”고 어려움을 말한다.

   
▲ 3년 6개월을 싸웠다. 홍종인 지회장은 “소송은 대부분 지회가 이겼다. 하지만 소송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할 수밖에 없다. 승소 판결이 나도 조합원들에게 당장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은 많지 않다”고 조합원들이 겪는 어려움을 말한다.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지난해 8월20일 대전고등법원 앞부터 삼성전자서비스 서대전센터까지 삼보일배를 하며 노조파괴 사업주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지회 간부들은 복수노조가 생긴 뒤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양희열 부지회장은 “시간이 지나면 현장 분위기가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갈등이 더 커지고 관계가 멀어진다. 회사가 임금 등으로 차별하고 복수노조에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서 지회 조합원들의 분노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개별 동료들의 배신이 아니라 노조를 파괴하려는 회사로 화살을 돌리도록 해야 한다. 지회가 회사의 의도를 정확히 교육하고 조직적 대응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복수노조 길어질수록 현장 어려워진다

3년 6개월을 싸웠다. 홍종인 지회장은 “소송은 대부분 지회가 이겼다. 하지만 소송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할 수밖에 없다. 승소 판결이 나도 조합원들에게 당장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은 많지 않다”고 조합원들이 겪는 어려움을 말한다.

회사는 임금으로도 꾸준히 조합원들을 압박한다. 2011년 임금교섭을 87차가 넘도록 진행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회사는 이것을 지회 집행부가 무능하다고 선전하는데 이용하기도 한다. 조합원들은 파업으로 인한 임금 손실도 견뎌야 한다.

홍종인 지회장은 “조합원들은 금전적 희생을 감수하며 싸우고 있다. 그런 조합원들이 자랑스럽다. 이것이 유성기업지회의 중요한 동력이다”라고 강조한다. 결국 이러한 현장의 힘을 바탕으로 회사를 굴복시켜야 한다는 말도 덧붙인다.

지회 간부들은 투쟁사업장이 현장에서 전선을 치고 있는 만큼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회는 아직 복수노조가 생기지 않은 사업장의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홍종인 지회장은 “단일노조일 때도 회사의 의도는 똑같다. 현장에서 노조에 불만을 가진 세력을 키우고 현장을 분열시키려 한다. 그것이 회사 탄압에 앞장서는 복수노조 설립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내부 조직을 점검하고 유성기업 등 복수노조 사업장의 사례를 꾸준히 교육해야 한다. 현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희열 부지회장은 “복수노조 사례를 꾸준히 여론화 하고 조합원들에게 교육해야 한다”며 “이미 여러 사업장에서 민주노조가 파괴되는 과정을 겪었다. 하지만 노조 대응이 부족하다. 민주노조가 무너지기 전에 사전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동철 법규부장은 “현장에서 싸우면서 3년 6개월 만에 자본을 법정에 세우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 사안을 여론화하고 정치권 등을 압박하는 역할을 중앙에서 해줘야 한다”며 “개별 사업장에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역할을 당부했다.

   
▲ 홍종인 지회장은 “회사는 현장 권력을 자신들이 갖겠다고 온갖 탄압을 가한다. 복수노조, 노조파괴 모두 현장 권력을 회사가 가져가기 위한 탄압 수단”이라며 “지회는 이번 탄압도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이기겠다. 유성기업지회의 투쟁은 현장 권력을 노동자들이 온전히 갖는 싸움이다. 그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지난해 3월15일 옥천 광고탑 농성장 앞에서 열린 '힘내라 민주노조, 3.15 유성 희망버스' 집회에서 이정훈 유성기업 영동지회장이 농성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동준

엄기준 조직부장은 “금속노조가 제대로 승리하는 싸움을 했으면 좋겠다. 현장에서는 계속 싸울 것이다. 하지만 사업장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할 때 노조가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공장 담벼락을 넘는 연대로 자본, 정권과 맞서자’는 얘기를 오래 전부터 해왔다. 이제 실천하자”는 바람을 얘기했다.

“노조, 복수노조 문제 알리고 투쟁모으는 역할 해야"

지난해 12월 대전고등법원은 유성기업지회의 재정신청을 일부 수용했다. 회사가 복수노조 설립에 개입하고 금속노조 탈퇴와 복수노조 가입을 회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홍종인 지회장은 “노조파괴에 대한 재정신청을 수용한 것은 처음이다. 현장 투쟁으로 만든 결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사는 재정신청 결과가 나온 직후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다’고 선전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기초질서 지키기’라며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회사는 ‘자리이탈 시 보고, 흡연, 휴대폰 사용, 책 읽기 금지’ 등의 항목을 정했다. 관리자 중 담당을 정해 조합원들을 채증하고 있다.

홍종인 지회장은 “회사는 현장 권력을 자신들이 갖겠다고 온갖 탄압을 가한다. 복수노조, 노조파괴 모두 현장 권력을 회사가 가져가기 위한 탄압 수단”이라며 “지회는 이번 탄압도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이기겠다. 유성기업지회의 투쟁은 현장 권력을 노동자들이 온전히 갖는 싸움이다. 그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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