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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8일 이후 새 역사 쓰고 있다”[복수노조시대 금속노동자 분투기 7] 인천지부 핸즈코퍼레이션지회
강정주 편집국장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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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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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6일 18시30분, 인천지부 핸즈코퍼레이션지회 간부들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공장 정문 앞에 음향시설을 설치한다. 출퇴근하는 조합원들을 만나는 선전전을 위해서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인천에 핸즈코퍼레이션 1, 2, 3, 5공장과 핸즈썸, 핸즈메카닉 등 여섯 개 공장을 두고 있다. 지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핸즈메카닉을 제외한 다섯 개 공장을 돌며 두 시간씩 선전전을 진행한다. 현수막을 들고 선 지회 간부들은 정문을 오고가는 노동자들에게 “수고하세요. 안전하게 일 하세요”라고 쉴 새 없이 활기찬 인사를 건넨다.

박광일 지회장은 매일 선전전하는 이유를 “자주 얼굴보고 인사하면 서로 마음이 열린다. 조합원, 비조합원들과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소개한다. 조합원들이 여섯 공장에 흩어져있고 3조2교대 근무를 해서 자주 만나기 어렵고 소수노조인 지회가 조합원들을 만나기 위한 많지 않은 방법 중 하나라는 말을 덧붙인다.

   
▲ 1월6일 핸즈코퍼레이션지회 간부들과 노조 인천지부 조합원들이 출퇴근하는 지회 조합원들에게 인사하는 선전을 하고 있다. 인천=강정주

핸즈코퍼레이션 노동자들은 지난해 3월18일 금속노조 지회를 설립했다. 회사는 ‘노조 생기면 회사 망한다’는 말을 퍼뜨리며 노조 가입을 방해했다. 보름 만에 기업노조가 생겼다. 회사는 기업노조에 사무실을 제공하고 가입 지원에 나섰다. 처음 사백명이던 지회 조합원은 이백명으로 줄었다. 기업노조에 네 배 많은 조합원이 있다.

매일 얼굴 보니 현장이 달라졌다

회사는 소수노조 지회의 활동을 일체 보장하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을 만들기 힘든 지회는 조합원, 비조합원들을 만나 사업을 벌이는데 어려움이 크다. 매일 선전전을 하면서 지회 입장을 알리고 노동자들을 만나기로 결정했다.

박광일 지회장은 “나는 매일 조합원을 만나지만 조합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셈이다. 공장이 여러 곳에 흩어져있으니 어렵다”고 말한다. 처음 선전전 때 비조합원들의 반응이 싸늘했다. 인사를 해도 외면했다. 6일 선전전을 진행한 3공장 260여 명의 노동자 중 지회 조합원은 세 명이다. 하지만 이날 공장을 오고가는 노동자 대부분이 지회 간부들과 인사를 주고받고 손을 잡았다.

박광일 지회장은 10개월 여 동안 선전전을 진행한 성과라고 말한다. “눈도 마주치지 않던 노동자들이 이제 마주보고 웃는다. 조용히 와서 마음은 민주노총 편이라고 말하는 비조합원도 있다”고 설명한다. 마음을 여는 현장 노동자들이 생기고 더디지만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노총 소속 기업노조는 회사와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기본급은 동결하고 단체협약에 노동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담지 못했다. 조합원 찬반투표도 진행하지 않고 직권조인 했다. 노조활동 관련 합의를 했는데 지회에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고 타임오프 배분도 일방으로 던지고 있다. 지회는 공정대표노조의무위반으로 지방노동위원회에 진정한 상태다. 박 지회장은 “기업노조는 조합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해도 해결하지 못한다. 노조는 단결이 가장 중요한데 그 힘을 만드는 사업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소수노조 어려움을 꾸준함으로 극복

현장노동자들의 불만이 금속노조 가입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상황. 박 지회장은 “노동자들이 의식을 바꾸고 스스로 노조의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며 “소수노조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획기적인 방법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웃는다. 박 지회장이 말하는 지회의 전략은 ‘꾸준히 만나고 알리기’다. 박 지회장은 “꾸준히 우리 얘기를 하고 마음을 여는 과정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어렵지만 보람과 긍지가 있기 때문에 포기할 생각 없다”고 강조한다.

지회 간부들은 2014년 3월18일이 핸즈코퍼레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날이라고 말한다. 3월18일 이전과 이후의 공장은 분명히 달라졌다. 김영열 부지회장은 “우리가 노조에 가입했던 이유는 노동자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해서다. 열악한 상황에서 일했다”며 “금속노조가 소수이긴 하지만 회사는 더 이상 노동자를 헌신짝 대하듯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원일 1공장 조직부장은 “관리자들은 우리를 사람이 아니라 기계처럼 취급했다”며 “연차 휴가를 마음대로 쓸 수 없고 작업복 하나 달라고 회사에 사정사정 했다”고 덧붙였다. 부당함과 불법을 용인하던 공장이었지만 이제 지회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다.

   
▲ 지회는 최근 간부수련회를 진행했다. 평가하고 2015년 지회 조직 확대, 강화를 위한 계획을 세웠다. 작지만 조합원들이 같이 실천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1월6일 선전전을 마친 핸즈코퍼레이션지회 간부들과 지역 금속조합원들이 모였다. 인천=강정주

박 지회장은 “이것이 노조의 힘”이라고 말한다. “금속노조가 없다면 예전으로 돌아갈지 모른다. 소수라도 우리가 금속노조 깃발을 지키고 있는 한 조금씩 더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자긍심을 갖고 노조를 지키는 이유다.”

김영열 부지회장이 일하는 5공장은 노조 가입 당시 가장 많은 인원이 가입했다. 김 부지회장은 “당시 벅찬 마음을 잊을 수 없다. 사백명이 넘던 조합원이 복수노조가 생긴 뒤 탈퇴할 때 많이 힘들었다. 이제 조합원이 늘어날 일만 남았다. 이백명이 똘똘 뭉쳐있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

김 부지회장은 “지금 공장에서 현장노동자들이 어떤 부당한 일을 당했는지, 산재 처리 등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꿔야 하는지, 왜 바꿔야 하는지 제대로 말해줄 수 있는 단위는 금속노조 핸즈코퍼레이션지회 뿐이다”라며 “그래서 우리가 있어야 한다. 대나무의 절개처럼 굳건히 버티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금속노조가 있는 한 후퇴하지 않는다

지회는 최근 간부수련회를 진행했다. 평가하고 2015년 지회 조직 확대, 강화를 위한 계획을 세웠다. 지회 간부들은 현장에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한다. 최원일 1공장 조직부장은 “회사는 스스로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노동자를 위한 회사로 바꿔야 한다. 우리 힘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비조합원들이 느끼고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박광일 지회장은 “태어나서 한 번도 노동조합이 무엇인지 배우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회사 10년 넘게 다니면서 익숙해진 생각을 바꾸려면 우리에게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지회는 올해 조합원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회는 ‘한 달에 조합원 한 명 이상 조직하기, 출퇴근 선전전에 조합원이 참여하기’ 등의 실천계획도 정했다. 김영열 부지회장은 “작지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낼 생각이다. 이 과정이 쌓이면 지회가 더 크고 강해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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