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을 일한 공장. 김정욱 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은 쌍용차 평택공장 안 70미터 굴뚝 위에서 공장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외쳤다.

노조 쌍용차지부는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의 공장 안 굴뚝 농성 사흘째인 15일 오전 평택공장 남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에 해고자 복직과 교섭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2월15일 공장안 굴뚝농성 중 기자회견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투쟁의지를 보이고 있다. 평택=김형석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정욱 사무국장이 전화로 기자회견 참가 노동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김정욱 사무국장은 “스물세살에 입사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늘 쌍용차에서 정년까지 일하고 싶다는 꿈을 꿨다”며 “나의 삶을 터전은 바로 이 곳, 쌍용차 공장이다. 내가 일했던 라인에서 다시 일하고 싶다. 내가 가장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 김정욱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의 공장 안 굴뚝 농성 사흘째인 12월15일 오전 노조와 쌍용차지부가 평택공장 남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자 복직과 이를 위한 교섭에 즉각 나서라고 회사에 촉구하고 있다. 평택=김형석

김정욱 사무국장은 “동료들의 죽음과 가족들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육 년을 싸웠다. 11월13일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과 박근혜 정권의 탄압을 용서하지 않겠다. 잊지 않겠다”며 “출퇴근하며 손 흔들어주는 동료들 곁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 나와 같은 해고자 동지들에게 쌍용차 노동자라는 이름을 돌려달라. 단 하루를 살더라도 공장에서 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사무국장은 “추위가 매섭다. 하루를 견디기 힘들지만 응원하고 함께 싸우는 이들을 생각하며 견디겠다.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발언을 마쳤다.

김득중 쌍용자동차지부장은 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에 회사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득중 지부장은 “지난 일 년 동안 공장 앞에서 출근 선전전을 하며 공장 안 동료들을 만났고 같이 일하자는 마음을 나눴다”며 “이제 회사가 농성자들의 안전과 육 년 동안의 해고자들 외침에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즉각 교섭에 나서 해고자 복직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자”고 요구했다.

▲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이 12월15일 기자회견에서 “쌍용자동차가 해고자들을 복직 시키지 않으면 금속노조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투쟁에 나서겠다. 쌍용차는 같이 살지, 같이 죽을지 판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평택=김형석

전규석 노조 위원장은 “쌍용차는 내년 1월13일 신차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재도약을 하겠다고 한다”며 “노동자들의 죽음을 방치하고 재도약을 얘기할 수 없다. 회사가 해고자들을 복직 시키지 않는다면 금속노조는 조직의 사활을 걸고 투쟁에 나서겠다. 쌍용차는 같이 살지, 같이 죽을지 판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평택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정당 대표자들도 참석해 쌍용차 투쟁에 함께하겠다는 연대의 뜻을 밝혔다. 김태연 쌍용차범국민대책위원회(아래 쌍용차 범대위) 상황실장은 “다시 공장에서 일하겠다는 절박함 하나로 2009년 투쟁했던 굴뚝에 다시 올랐다. 지난 대법원 판결로 쌍용차 정리해고 투쟁이 끝나지 않았다”며 “사회 각계각층이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위해 투쟁해왔다. 이 싸움에 종지부를 찍도록 쌍용차 범대위가 같이 싸우겠다”고 말했다.

▲ 김득중 지부장이 12월15일 기자회견에서 “이제 회사가 농성자들의 안전과 육 년 동안의 해고자들 외침에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즉각 교섭에 나서 해고자 복직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평택=김형석

이날 쌍용자동차노동조합는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굴뚝 농성 지원 등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굴뚝에서 농성을 벌이는 두 농성 지부조합원은 대의원대회에 앞서 호소문을 전달했다. 두 농성자는 호소문에서 “공장 안 동료들의 마음을 믿고 굴뚝에 올랐다. 우리가 굴뚝에 오른 것은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을 없애고 회사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라며 “쌍용 작업복을 꺼내입고 동료들과 환한 웃음을 지으며 티볼리(신차 소형SUV)를 만들고, 일이 끝나면 동료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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