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 2층(옥상 포함)에 고립된 지 11일째. 대림자동차지회(지회장 이경수) 33인은 “철회 될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본관점거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8인씩 4개조가 24시간 보초를 서고, 매일 2회 집회를 열며 삶을 지키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 이경수 대림차지회장.

본관 농성자들은 꽃샘추위와도 싸우고 있다. 더욱이 사측이 전기를 끊어 난방도 안되는 상황. 시위물품이라는 이유로 휘발류 반입을 금지시켜, 하루 3시간씩 발전기를 돌리며 겨우 몸을 녹이고 있다. 본관에 오른 대림차지회는 촛불과 손전등을 이용해 하루하루를 밝히고 있다.

▲ 회사가 컨테이너로 막아놓은 대림차 정문 앞에서 경남지부 조합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추위는 견딜 수 있다. 교섭이 재개되고 정리해고가 철회된다면. 그러나 쉽지 않은 길이다.
최근 생산량이 늘어 다음 주부터는 잔업과 특근까지 실시하면서도 정리해고에 대한 사측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이지회장은 “작업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인데 오히려 자르려고 하는 의도가 무엇이겠는가, 사측은 ‘금속노조 탈퇴, 민주노조 파괴, 비정규직화’를 위해 이 싸움을 시작한 것”이라고 폭로한다.

실제로 사측은 지난해 쌍용차 투쟁이 진행될 때부터 본관에 있는 주요 서류와 물품을 빼돌렸다. 1년전부터 정리해고와 이후에 벌어질 노조와의 싸움까지 사측은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다. 정리해고자 대부분이 지회 활동에 적극 참여했던 조합원이었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더욱이 4달동안의 정리해고 바람은 노동자들을 ‘산 자’와 ‘죽은 자’로 나누고, 살아남은 이에겐 또다시 뺏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겨줬다. “현장 조합원들과 소통이 어렵다. 정리해고로 인해 조합원들이 이미 위축돼 있기 때문”이라며 이지회장은 분열이야 말로 사측이 의도한 것이라고 통탄한다. 또 이지회장은 “지금 살기위해 사측에 요구대로 움직이면 결국 노조는 사라지고 비정규직으로 전환될게 뻔하다”며 조합원들에게 단결할 것을 호소했다.

▲ 회사 본관 농성중인 대림차지회 조합원들이 옥상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는 31일엔 지회 선거를 치른다. 등록마감인 오늘(11일) 두팀이 등록한 상태다. 점거투쟁 중인 3명의 조합원도 선거에 출마했다. 그래서 지회에게 이번 선거는 민주노조를 지키고, 이후 투쟁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점이다. 이지회장은 “지금은 정리해고로 많이 위축돼 있지만 조합원들이 당장의 이익이 아닌 미래를 내다보며 좋은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는 희망을 전한다.

현재 사측은 교섭을 거부하고, 핵심차종 5가지를 제외한 모든 오토바이 차종 수입과 공장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지부와 노조가 나서서 연대투쟁을 전개할 때만이 고립을 넘어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지회장은 “노조의 함께 싸우자던 산별정신이 점점 퇴색하고 있는 것 같다”며 “‘내 생존권 싸움이다’라는 생각으로 함께 싸워줬으면 한다. 그에 앞서 우리 지회가 먼저 열심히 실천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대림자동차지회는
지난해 10월 말 665명 노동자중 293명을 자르겠다고 선포한 대림자동차는 1달만에 193명을 희망퇴직 시켰고, 10명 무급휴직, 47명을 정리해고 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3월 1일, 40명의 정리해고자들은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본관 2층에 올랐다. 사측은 기다렸다는 듯이 단전, 단수로 맞섰고 정문에 컨테이너를 쌓고 외부인을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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