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은 2010년 복수노조를 지렛대 삼아 금속노조에 대한 노조파괴 공격을 몰아쳤다. 전 조직이 나선 대응투쟁으로 노조파괴 대표 주범인 창조컨설팅을 해체시키기까지 노조와 조합원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음은 물론이다. 특히 대전충북지부(지부장 조민제)는 유성기업 영동, 보쉬전장, 콘티넨탈 등 지부 대표 사업장이 공격을 받아 그 피해를 복구하는데 현재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는 중요한 축 중 하나는 조직확대 사업이다. 최대 주력 사업장을 잃고도 공격적인 조직사업으로 위기를 극복한 경주지부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조직에 닥친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대전충북지부가 펼치는 미조직 노동자 조직사업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이태진 지부 미조직비정규직사업부장을 만났다.

▲ 이태진 부장은 “대전충북 지역에 노조 지회 사업장 계열사들이 존재한다”며 “아직 충분한 조사가 끝나진 않았지만 금속노조 지회가 있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계열사 조직사업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장이 11월27일 한국타이어지회 창립총회를 지켜보고 있다. 대전=김형석

이태진 부장은 마침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역사적인 금속노조 지회 설립 총회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지부로서는 전체 조직규모가 5천명에 가까운 대공장을 처음 조직하는데다 촘촘하게 신경써야할 일이 많은 창립총회를 돌볼 지부 일손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태진 부장은 행사를 마치고 저녁식사 시간이 돼서야 한숨을 돌렸다. 이 부장이 설명하는 대전충북지부 조직사업은 지역지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조직사업과 논공단지를 대상으로 한 공단 조직사업이다.

대전충북 지역은 충남지역과 마찬가지로 넓은 논공단지 지역에 띄엄띄엄 지회 사업장이 산재해 있다. 몇 개 사업장을 묶어 집중적인 사업을 펼치기에는 불리한 조건이다. 이에 눈을 돌린 것이 전기, 전자업종이다. 오창공단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전기, 전자 산업을 조직하겠다는 것.

이태진 부장은 “지부로서는 실패든, 성공이든 하이닉스전자 투쟁 경험이 도움이 됐다”며 “1년간 전기, 전자 업종 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한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소수지만 지역지회도 있다. 서울지부에서 지역지회 운용에 대한 기본원리를 몸에 익힌 KDK가 이전해 오면서 북부지역지회를 설립했다. 북부지역지회는 충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조직사업을 벌이고 지부는 2012년에 설립한 코스파지회와 함께 음성지역 대소공단 조직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지역 단체와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는 신탄진 3, 4 공단 조직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지역 조직사업을 위해 대전본부와 함께 토론회와 워크샵을 열어 눈높이를 맞추는 사업도 벌였다.

▲ 이태진 부장은 11월27일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역사적인 금속노조 지회설립 총회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이태진 부장은 “자본은 노조 탄압을 위해 정말 체계적으로 움직인다. 이에 비해 노조는 지역 담당자가 알아서 하는 구조”라며 “체계적으로 조직사업을 정리한 메뉴얼이 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대전=김형석

이태진 부장은 “대전충북 지역에는 노조 지회 사업장 계열사들도 존재한다”며 “아직 충분한 조사가 끝나진 않았지만 금속노조 지회가 있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계열사 조직사업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진 부장은 자본의 끊임없는 공격으로 패배한 굴드펌프지회나 센사타지회에서의 뼈아픈 실패 경험도 잊지 않고 있다. 이 부장은 이 때문에 “공세적 조직확대와 더불어 내부 조직력 강화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부장이 이날 설립한 한국타이어지회가 민주노조로 자리 잡고 다수노조 지위를 갖도록 전력을 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전충북지부로서는 신규조직 확대와 지부소속 사업장 조직력 강화라는 두 축이 지부 사활이 걸린 사업인 셈이다.

이태진 부장이 노조에 바라는 점도 컸다. 이 부장은 “자본은 노조 탄압을 위해서라면 정말 체계적으로 움직인다. 이에 반해 노조는 지역 담당자가 알아서 하는 구조”라며 “체계적으로 조직사업을 정리한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 부장은 “물론 지역공동사업비도 있지만 조직사업에 좀 더 과감히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부족하다. 노조 차원으로 대책을 세웠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충북지부 역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기존 노조 조직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신규 조직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지역 공단사업이나 사내하청 비정규직 조직사업을 넘는 각 지부에 최적화한 노조차원의 전략사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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