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공장폐업을 들먹이면서 양보교섭을 강요하는 두원정공에 맞서 노조 경기지부 두원정공지회가 건실한 법인을 쉽게 청산할 수 없다며 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용섭 두원정공지회장은 “회사가 거듭 언급하는 폐업은 다른 의도를 감추고 있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며 “두원정공은 차입경영을 하지 않는 튼튼한 기업이다. 주주총회가 법인청산을 부결했듯 법인청산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 10월17일 직장폐쇄 1일차에 두원정공지회 조합원들이 철야농성을 위해 천막을 정비하고 있다. 안성 = 성민규

이용섭 지회장은 ‘다른 의도’에 대해 “투쟁 못하는 노조를 만들어 쉽게 정리해고를 하려는 것”이라며 “회사는 파업 전 3~4개월 버틸 수 있는 재고를 준비하고, 지속적으로 연월차 수당과 특근수당 지급을 미루며 폐업을 거론해 지회를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지회장은 회사가 사업모델혁신 컨설팅을 받고 난 뒤부터 지회를 상대로 완고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경영진이 컨설팅 결과를 받고 정리해고 계획을 세우지 않았겠느냐는 것.

회사는 올해 1월부터 연월차 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노사갈등을 부채질했다. 그 뒤 회사는 연월차 수당을 3개월간에 걸쳐 지급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회사는 조합원의 특근수당도 체불했다. 지회가 참다못해 반발하자 회사는 지난 3월3일자로 이용섭 지회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해고했다.

회사는 4월이 되자 45개 단체협약 개악안을 제출하고 3년간 임금단체협약(아래 임단협)을 위임하라고 요구했다. 노조 파업 때문에 고객사들이 주문을 꺼리니 파업하지 않아야 주문물량을 끌어올 수 있다는 명분이었다. 회사 제시안을 받지 않으면 공장을 청산할 수밖에 없다는 문자를 발송하는 등 경영진은 수시로 조합원들을 상대로 공장을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회사는 지난 16일 직장폐쇄를 강행했다.

이용섭 두원정공지회장은 3년간 무쟁의 선언을 하고 임단협을 회사에 위임하면 고객사들이 안심해 물량을 더 끌어올 수 있다는 회사의 주장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지회장은 “지회 양보로 물량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은 경영진이 과거부터 되풀이했던 주장”이라며 “경영진에 협조한 적이 있었지만 그 때도 제대로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두원정공 신뢰하락은 노조가 아닌 온전히 경영진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 이용섭 지회장은 “회사가 원하는 건 투쟁 못하는 노조를 만들어 쉽게 정리해고하려는 것이다”며 이번 직장폐쇄를 비롯해 올 1월부터 이어진 노사간의 대립이 회사의 구조조정 기획에서 발단한 노동조합 흔들기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안성 = 성민규

이 지회장은 “회사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성능을 확보하지 않고 제품 개발 투자도 없이 납품단가만 인상시키려는 행태를 계속해왔다”며 “국내 몇 개 없는 디젤엔진 펌프 업체라는 점을 무기삼아 물량을 따내려 한 적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 지회장은 금속노조 때문에 경영이 어려워졌다는 회사 주장에 대해 “같은 그룹 계열사인 두원공조는 노조가 한국노총 소속이고 경영진 방침에 협조적”이라며 “그런 사업장에서 벌어진 큰 폭의 매출 하락은 어떻게 설명할 텐가”라고 꼬집었다.

지회는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노사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회사가 진지한 교섭에 나서야한다고 요구한다. 이용섭 지회장은 장기 발전전망을 갖고 제대로 된 경영을 통해 사업 연속성을 확보해야한다며 지회는 언제라도 회사와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두원정공지회 조합원들은 회사 직장폐쇄 공고 이후 매일 정상출근하며 지금까지 해왔던 파업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지회는 두원그룹 소속 다른 계열사를 방문해 현안문제를 공유하며 공동대응을 모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