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아래 국민대책회의)는 8월30일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특별법 제정하라. 청와대 응답하라. 8.30 국민대회’를 열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까지 아흐레째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유가족인 김영오 조합원(충남지부 명신지회)이 8월28일 건강 악화와 가족들의 설득으로 46일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단식 중단 이후 전국 곳곳에서 동조단식을 벌이고 5대 종단이 종교행사와 단식 노숙농성을 벌이는 등 세월호 특별법 제정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대책회의는 8월30일까지 동조단식에 참여한 시민이 2만7천 여 명이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날 국민대회에서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은 “참사가 벌어진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어려운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이제야 가족과 면담을 했지만 수사권, 기소권 보장 등 가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권 위원장은 “가족들은 지치지 않겠다. 우리가 포기하는 순간 아이들의 죽음을 헛되게 만든다”며 “이 사회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국민들이 조금만 더 함께해달라. 가족들도 더 힘 내겠다”고 호소했다.
대학생 도심대행진을 하며 세월호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 대학생이 무대에 올랐다. 박이랑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경희대, 서울대, 연세대 학생들이 도심행진을 했다. 다음주에 행진을 이어가겠다”며 “유가족들을 멀리서 바라보고 안타까워 하지 않고 동지가 되어 같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호중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진상규명을 거부하는 청와대와 정치권은 국민의 힘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여야 한다. 우리가 모인다면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며 “유가족들이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가족들 외침에 답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찾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국민대회에 ‘생명과 정의의 순례단’이 참석했다. 이들은 8월11일 진도 팽목항을 출발해 안산 합동분향소와 인천 일반인 희생자 분향소를 방문한 뒤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20일 동안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 10명의 사진을 조끼에 붙이고 6백여 킬로미터를 행진했다. 순례단은 행진 기간 입고 있던 조끼를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귀하고 무거운 선물을 받았다. 모든 실종자가 돌아올 때까지 실종자 가족들과 같이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찰은 집회를 방해하고 유가족들을 만나러 가려는 시민들을 불법으로 막았다. 경찰은 이미 허가가 난 행사임에도 국민대회를 진행하는 동안 수차례 불법집회 운운하며 집회를 방해했다. 국민대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은 18시30분 경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유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청와대로 가려하자 광장을 막고 나가지 못하게 했다.
경찰은 인근 도로와 청운동사무소로 가는 인도에 병력을 배치해 시민들의 통행을 막았다. 이날 21시 경 청운동사무소 앞에 도착한 시민들은 농성 중인 가족들을 만나 아픔을 나누고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