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7일의 옥쇄 파업 이후에도 쌍용차 노동자들은 ‘산자’와 ‘죽은자’를 불문하고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구속 강압수사 징계해고 그리고 공장 안에서는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관리자들의 감시와 눈치. 파업이 끝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이 모든 짐을 어깨에 짊어 져야할 쌍용차 지부의 새 집행부가 선출됐다. 지난달 7일 쌍용차지부 3기 지부장이 된 황인석 지부장에게 새 집행부의 각오를 들어봤다.

당선소감과 신임 지부 집행부의 핵심 목표를 듣고 싶다.

부당정리해고, 부당징계해고, 강제무급휴직 강제 희망퇴직 등 현장에서 쫓겨난 동지들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77일 투쟁정신을 잊지않고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지부 임원선거에 나섰고, 다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더 이상 잃을 것 없다는 마음이다. 최우선 목표는 복직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공장으로 돌아가겠다. 이를 위해서 시급히 지부조직을 구축할 것이다. 혼자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 지혜를 짜고 힘을 모을 때 복직투쟁도 위력적일 것이다. 셋째 다른 이들과의 연대투쟁을 확대해 나가겠다. MB정권하에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하는 사업장이 늘어가고 있다. 이에 우리는 지난해 우리를 위해 기꺼이 평택으로 달려와 준 동지들을 잊지 않고 힘차게 연대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정부 투쟁으로 가계 생존권을 쟁취해 나가겠다.

당시 파업에 참가했던 많은 조합원들이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도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동지가 있으며 잠이 안와 매일 술로 잠을 청하는 조합원들도 있다. 선풍기 소리와 환풍기 소리만 들어도 헬기소리로 착각 하는 환청상태까지 겪고 있는 동지도 있다. 지난 2월 12일 지부 간부들이 출소했는데, 그들도 같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고 온몸에 힘이 없어지는 등 반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공장안에 독립노조가 생기고 지부 사무실은 공장 밖에 있다. 공장안에서 일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챙겨가기 위한 계획은?

지난달 24일 독립노조의 요청으로 공장을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었는데 입장차이가 상당했다. 그들은 조합원들을 챙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과 자본의 성격에 맞춰 운영되고 있다. 공장안은 그야말로 쥐죽은 듯 조용하다. 일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강도 높은 노동 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조합원들은 직장들에게 감시당하며 피 말리는 분위기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쉬고 싶어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아파도 아프단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뇌와 심장이 없는 좀비처럼 노예처럼 일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주 1회씩 회사 정문 앞 집중 출근투쟁과 선전전으로 안에 있는 조합원들에게 현실을 알려내고 있다. 공장안의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현장조직 조합원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이다.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소식과 정책도 홍보할 것이다. 쌍용차 매각 시 또 다른 구조조정이 닥칠 것이 불 보듯 뻔하므로 공장안의 조합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다.

금속노조의 기금이 있긴 하지만 해고자 및 무급휴직자의 생계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닐 것 같다.

쌍용차 문제로 평택이 경제특구로 지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평택시는 부당해고나 무급휴직, 그리고 강제희망퇴직을 당한 이들에게 전혀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지부는 수석부지부장과 대외협력실장 그리고 정리해고특별위원회 의장을 필두로 한 TFT를 구성해 경기도청, 평택시, 평택노동지청, 고용보험센터등 관련단체들을 압박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파업투쟁으로 구속된 동지들의 선고공판이 12일 있었다.

터무니없는 정치적 재판이다. 지금까지 재판받은 동지들의 형량을 합하면 300년에 가깝다. 공정한 재판이라면 경찰과 용역깡패, 구사대들의 폭력은 왜 단 한건도 처벌하지 않았는가. 언론을 통해 불법적 폭력행위들이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은커녕 단 한건의 수사도 없었다.

금속노조는 조합원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금속노동자들과 늘 함께 하겠다. MB정권의 모든 정책은 노동자와 서민들에게는 고통이요 아픔이다. 반면 재벌과 자본에게는 늘 관대하다. 3년 전 대통령 선거당시 MB의 747선거 공약은 대통령 당선 2년이 지난 현재 국가부채 320조, 단기시간근로자 500만, 가계부채 400조라는 현실이 되었다. 빈부격차는 지난 노무현 정권보다 높은 7.8배로 OECD국가 중 최하위다. 노동자와 서민을 쥐어짜 재벌과 자본의 배만 불리는 정책으로는 노동자 서민이 설 자리가 없다. 15만 금속노동자들과 함께 MB정권에 철퇴를 가하는 가열찬 투쟁을 전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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