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이 국회와 광화문광장에서 단식과 노숙농성을 벌이며 청와대와 정치권을 향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집결해 416특별법을 제정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안전사회건설! 416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가 7월 19일 오후 4시 15,000여 명의 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서울시청광장에서 개최됐다. 이 대회는 세월호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와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공동주최했다.

▲ 7월19일 서울시청 광장에 세월호 유가족,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 등 1만5천명이 모인 가운데 ‘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4.16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신동준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6반 김동협 군의 미공개 촬영영상 상영으로 이날 대회를 시작했다. “나 살고 싶어”라는 아이들의 절규와 외침에 유가족과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어 아직 차가운 바다속에 있는 실종자 10명의 이름을 부르며 이들이 하루속히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했다. “은아야! 다윤아! 지연아! 현철아! 영인아! 양승자 선생님! 고창석 선생님! 혁규야! 권재근님! 이영숙님!”

▲ 7월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4.16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수사권, 기소권을 보장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동준

각 반별로 셔츠를 맞춰 입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대오 맨 앞에 자리한 가운데 범국민대회가 시작됐다. 세월호 가족들은 국회와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노숙농성을 잇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가족과 국민의 힘을 확인하는 영상 상영에 이어 2학년 8반 지상준 학생의 어머니 강지은 씨는 “부모의 마음으로 호소하는 안전한 나라를 위해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게 힘이 돼 달라”고 말하고 “우리의 처참한 심정을 다른 사람들은 느끼지 않아야 하며 이 대형참사가 제 아들로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7월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4.16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단원고 학생들의 육성이 담긴 동영상이 나오자 유가족들이 통곡하고 있다. 신동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95일째 저희가 힘이 모자라 유가족들이 단식을 하게 하고 학생들이 국회까지 걸어오게 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라는 요구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꿈쩍도 않고 있다”면서 “국민이 힘을 모아주면 당력을 다해 특별법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 7월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4.16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시민들이 수사권, 기소권을 보장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동준

각 지역대책위 대표자 13명이 무대에 올랐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각 지역에서 시민사회단체를 모아 연대하며 세월호 참사 천만서명을 앞장서 조직해 온 이들. 대표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지역민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416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에 왔다.

▲ 7월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4.16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대표자들이 대회 결의문을 읽고 있다. 신동준

대전지역대책위 이영복 대표는 “국회의원들은 세월호 참사의 악마같은 범인들과 타협해선 안된다”고 말하고 “참사를 일으킨 주범들이 아이들을 집어삼켰듯이 온국민과 대한민국을 집어삼키려 한다”면서 “그 악마로부터 이 나라와 국민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래군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광화문과 국회에서 유가족들이 6일째 목숨걸고 단식을 하고 있으며 특별법은 유가족과 우리에게 목숨과도 같다”고 말하고 “ 새누리당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절대 못준다며 무기력한 세월호 특별위원회를 만들려 한다”면서 “70여 일 간 350만 서명을 달성한 국민의 힘으로 오는 7월 24일 세월호 참사 100일에 여기 다시 모이자”고 호소했다.

▲ 7월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4.16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치며 시민들이 유가족들을 눈물로 보내고 있다. 신동준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대책위와 일반인 및 생존자 가족대책위, 국민대책회의는 결의문 공동낭독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안전한 사회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열분의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다해 기원하고 잊지 않으며, 진실규명과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자고 결의했다. 또 생명의 존엄과 안전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먼저 나서서 사회를 바꿔나가자고 결의했다.

한편 이날 본대회에 앞서 사전마당에서는 청와대 1인 시위하는 곳에서부터 서울광장까지 길놀이를 하고, 참가자들은 노란종이배를 접어 소망이나 요구를 적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들 마음을 모아 노란색 대형 종이배도 접었다. 이두희 작가가 대형천에 대형 붓으로 “국민이 국가다”라고 적고, 삶터&풍물연합은 모듬 대북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 7월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4.16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마친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시민들이 수사권, 기소권을 보장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신동준

대회 후 세월호 가족들은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기 위해 국회로 이동했고, 시민들은 거리행진을 벌이며 특별법 제정 요구를 외면하는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을 규탄하며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유가족들과 국민이 요구하는대로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가족들이 국회로 이동하기 위해 대오 중간을 지나갈 때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응원하고 손을 잡아주며 특별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숨김없는 진상규명 수사권을 보장하라!”
“수사권없이 진실없다 수사권을 보장하라!”
“껍데기특별법 기만말고 제대로된특별법 제정하라!”
“잊지 않겠습니다 특별법을 제정하자!”
“국민의 명령이다 특별법을 제정하라!”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유가족들이 만든 손수건과 노란 팔찌를 선물로 받았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가족대책위는 세월호 참사 100일이 되는 오는 7월 24일 서울시청광장에 다시 모여 특별법 제정을 외친다.

▲ 7월19일 서울 종로 거리를 가득 메운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보신각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고 있다. 대회 참가자들이 세월호 참사 100일인 7월24일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해 10만이 모이기로 결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동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안전사회건설!
416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 결의문


<우리의 다짐>
진실이 밝혀지고 안전한 사회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금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열 분의 실종자가 있습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애통함을 잊지 말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정부도 최선을 다해 실종자 수색에 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실종자 수색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의 안전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긴 시간을 인내해주신 진도 주민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긴 기간 동안 우리는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지지하고 함께 해왔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은 아직도 길 위에 있습니다. 여기에서 멈출 수 없습니다. 모든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더 많은 시민들께 계속 이야기하고 함께 하기를 호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참사가 그냥 잊혀진다면 그것이 바로 세월호 참사보다 더한 비극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우리의 바람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몰랐습니다. 아니, 세월호 안에서 어떤 도움의 손길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을 때 우리는 알았습니다. 생명을 지켜주지 않는 정부가 진실을 제대로 규명할 수 없다는 것을요. 이제 가족들이 앞에 나섰습니다. 밤에는 눈물을 흘리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마음을 다잡고, 떨리는 마음으로 국민들께 호소하고 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뛰어다니며 서명을 받고, 차가운 바닥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지금 광화문과 국회에서 6일째 단식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족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비통함에 가슴을 치지만 두려움은 잊었습니다. 진실규명을 방해하며 가족들을 모욕하는 목소리에도 당당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죽어간 이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특별법은 꼭 만들어질 것입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에 함께해주신 350만 시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매일 서명지를 갖고 다니며 서명을 받아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지역마다 촛불을 꺼뜨리지 않고 추모문화제를 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매주 팽목항으로 가는 ‘기다림의 버스’를 가득 채워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고 고쳐나가려고 애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족들의 아픔에 동참하며 함께 단식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족과 하나되어 애쓰시는 많은 분들의 수고와 노력과 의지가 모여 길을 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 우리의 힘이며 희망입니다.

이제는 대통령이 답해야 합니다.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대국민담화문을 읽으면서 흘렸던 눈물이 진정이라면, 마치 세월호 참사를 잊었다는 듯이 유가족이 참여하는 특별법 제정 약속은 무시하면서 국가대개조를 외치는 일을 그만두시기 바랍니다. 진상규명도 하지 않고 책임자도 처벌하지 않으면서 누가 누구를 개조한다는 말입니까. 새누리당에도 경고합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을 모욕하고 특별법 제정을 방해하는 일을 멈추시기 바랍니다. 국회에도 요구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 되기 전에 반드시 특별법을 제정하십시오. 그것은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는 정부와 국회의 의무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우리들, 그리고 마음을 다해 진실이 규명되고 안전한 사회가 건설되기를 바라는 많은 시민 모두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금은 정부와 국회가 버티고 있지만 우리가 조금 더 힘을 모은다면, 이 벽을 뚫고 반드시 제대로 된 특벌법을 제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안전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 되는 24일까지 반드시 특별법에 제정될 수 있도록 더 많이 모이고 함께 외칠 것입니다.

- 우리는 열분의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다해 기원하고 잊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 우리는 진실규명과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함께할 것을 다짐한다.
- 우리는 생명의 존엄과 안전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먼저 나서서 사회를 바꾸어나갈 것을 다짐한다.

2014년 7월 19일
4.16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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