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업계의 지인들과 방송 보도를 놓고 품평(?)을 할 때마다 결국 마지막에 등장하는 얘기는 JTBC 뉴스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수년째 각종 조사에서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꼽혀온 손석희씨가 지난 5월 보도총괄 사장을 맡으며 JTBC로 출근하기 시작했을 당시 복잡한 심경으로 유보했던 평가들을 하나씩 꺼내놓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필자 주변의 평가들은 크게 두 개로 나뉜다. 먼저, 단연 돋보인다는 평가다. 지상파 방송의 보도들이 대통령의 어학 실력과 패션, 날씨와 동·식물 탐구 등에 골몰하고 있는 동안 JTBC 뉴스는 한국 사회에 지금 이 순간 벌어지고 발생하고 있는 모든 이슈들을 다양하게 조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같은 정치 이슈는 물론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와 쌍용차 해직자들의 대한문 앞 분향소 이전 등의 노동자 문제, 심지어 JTBC와 특수 관계에 있는 삼성의 노조파괴 문건까지, JTBC 뉴스가 넘지 않는 문턱은 없는 듯 보일 정도라는 감탄이다.

또 다른 평가는 사장인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가 현재 ‘군계일학’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전에 없이 특별한 건 아니라는, 지난 정부에서 낙하산 사장들을 투입하기 전의 지상파 방송에서도 보인 모습이라는 내용이다.

▲ JTBC 뉴스는 일단 메인뉴스의 꼭지 수가 지상파보다 10개 정도 적다. 대신 매일의 핵심 이슈와 관련한 기자 리포트와 함께 각각의 당사자들, 또는 해당 사안의 전문가들을 불러 7~8분씩 토론하거나 인터뷰를 한다. 뉴스를 전달하는 형태가 다른 만큼 내용과 깊이 또한 같다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게 현재든, 아니면 과거의 지상파 뉴스든 말이다.

여기에 손석희라는, 객관과 중립에 예민하다 싶을 정도로 깐깐한, 그리하여 어지간한 맷집의 정치인이라도 긴장할 만큼 날카롭게 찌르는 질문을 어느새 던지고 있는 언론인이 있기에 만들 수 있는 뉴스라는 지적이 덧붙는다. 손 사장이 없다면 여느 종편 뉴스와 같아질 것이라는, 종편은 태생부터 원래 그렇다는 괄호 속 얘기도 함께 읽히도록 말이다.

어느 쪽도 현재의 JTBC 뉴스가 보이는 가치를 부정하진 않는다. 다른 부분은 과거와 전망 가능한 미래를 잣대로 놓고 봤을 때의 평가다. 여기서 던지는 질문 하나. 정말 현재 이전의 지상파 뉴스들은 지금의 JTBC 뉴스와 다르지 않았을까. 동의하기 어렵다. 일대 일의 비교를 해보지 않았기에 뉴스에서 다루는 소재들에 있어 차이가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JTBC 뉴스의 형태는 지금은 물론, 과거 지상파 방송에서도 보지 못한 것이다.

주요 이슈의 경우 2~3개까지 늘어나기도 했지만 지상파 뉴스는 대부분 하나의 이슈를 1분 이내의 리포트에서 종합적으로 다루고, 메인뉴스의 꼭지 수도 통상 25개 내외 정도다. 반면 JTBC 뉴스는 일단 메인뉴스의 꼭지 수가 지상파보다 10개 정도 적다. 대신 매일의 핵심 이슈와 관련한 기자 리포트와 함께 각각의 당사자들, 또는 해당 사안의 전문가들을 불러 7~8분씩 토론하거나 인터뷰를 한다. 뉴스를 전달하는 형태가 다른 만큼 내용과 깊이 또한 같다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게 현재든, 아니면 과거의 지상파 뉴스든 말이다.

그리고 손석희라는 언론인이 없다면 JTBC 뉴스가 현재처럼 운영되진 못할 것이라는, 편파·왜곡 논란을 경쟁력으로 선택한 듯 보이는 여타 종편 뉴스와 같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전제 자체가 가정이기에 단언하기 어렵다. 다만 JTBC의 대주주인 <중앙일보>에선 손석희 사장이 이끄는 JTBC 뉴스와 달리 특수 관계의 삼성에 불리한 내용을 보도하지 않거나 마지못해 조금 건드리고 넘어가는 식의 모습을 보여 왔음을 감안할 때, 일부 개연성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현재의 JTBC 뉴스가 보여주고 있는 가치를 폄훼할 필요가 있을까. 궁예의 관심법도 아니고 손석희 사장 이후의 JTBC 뉴스가 어떤 모습일지 미리 예단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평가할 때 굳이 감점을 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원래 종편은 저런 보도를 하는 곳이 아니라며, 진정성을 운운할 필요가 있겠냐는 질문 말이다. 현재 어느 언론이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는 결국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가에서 시작하면 될 일이다.

한 쪽에서 종편의 탄생 과정과 대주주인 신문들의 실체를 운운하며 ‘원래’를 말하는 동안, 또 다른 쪽에선 JTBC 뉴스를 ‘원래’ 그런 모습으로 만들려 할 수도 있다. 괜한 오버라고? 방송심의를 담당하는 기구에선 벌써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손석희 앵커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법무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에 대한 부정적 답변을 유도했다고, 공정하지 않은 앵커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세옥 / <PD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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