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함정을 파놓고 경찰이 유인해 유성기업아산지회 조합원들을 체포했다.

대표적인 노조파괴ㆍ복수노조 사업장인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기업노조 위원장이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전기충격기를 휘둘렀다. 사건 뒤 폭행 당한 지회 간부 세 명은 사건 진술과 조사를 위해 아산경찰서로 이동했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한다며 지회 간부들을 경찰서 안으로 유인한 뒤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었다며 체포했다.

유성기업 기업노조 간부들은 6월16일 16시께 현장순회 명목으로 아산공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하는 금속노조 조합원을 둘러싸고 “개새끼 죽여버린다”며 욕설을 퍼붓고 발로 차는 등 폭행했다. 기업노조 위원장은 연마과 현장에서 유성기업지회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가로막히자 전기충격기를 꺼내들어 이만희 쟁의부장에게 두 번이나 충격을 가했다.

▲ 6월17일 유성기업 기업노조 간부들이 유성기업 아산지회 투쟁 물품을 훼손했다. 지회 제공

지회에 따르면 경찰은 기업노조 간부가 현장을 순회하기 전인 15시30분쯤 이미 공장에 들어와 있었다. 소속을 알 수 없는 경찰  두 명이 회사노조 사무실 앞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을 조합원들이 목격했다. 폭력 발생 후 둔포치안센터 소속 경찰이 출동해 전기충격기 사용을 목격했지만 지회 간부의 흉기 압수 요구에 “철저한 수사를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한다.

경찰은 아산경찰서에서 피해자 조사를 진행하던 중 정일선 지회 사무장을 부르더니 고소는 나중에 하자며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양희열 부지회장과 전기충격기 피해를 입은 이만희 쟁의부장도 함께 체포했다.

체포된 간부들은 노조파괴에 대항한 투쟁 과정에서 회사로부터 대량으로 업무방해 고소ㆍ고발을 당해왔고 검찰은 출석요구서 불응을 이유로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지난달 29일 발부했다고 한다. 검찰은 지회 조직부장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7일 아침 전 부지회장 집에 찾아가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유성기업지회는 검ㆍ경과 회사가 금속노조 지회 와해라는 목표를 세우고 공조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홍종인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회사는 사무장 등 주요 간부를 구속시키고 3개월 안에 끝내겠다고 이미 공언해왔다”며 “검ㆍ경이 지회 간부 3, 4명을 구속시킬 계획이란 소문도 들은 지 오래다”고 밝혔다. 홍 지회장은 “노조파괴 건은 증거불충분이라며 무혐의 처리하는 검찰이 금속노조 간부 체포는 극성”이라고 비난하며 “지역 차원에서 항의투쟁을 조직하고 지회는 단호한 현장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성명을 내어 “조사 명분으로 노동자들을 경찰서로 불러들이고서 체포영장을 집행한 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아산경찰서는 편파수사를 중단하고 체포한 노동자들을 즉각 석방하라”며 “노조파괴 범죄를 저지른 사측과 전기충격기 난동을 부린 기업노조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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