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주주총회가 27일 오전에 열리는 가운데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에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에 대한 추가투자를 할 수 없다고 밝힌 반면 인도 현지에 출시될 신차개발에는 10배가 넘는 금액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오늘 주주총회서 800억원 유상증자 결의=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서울 대한문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기적 발전전망과 투자계획 제시, 해고자 복직을 촉구했다. 범대위는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에 대한 직접투자는 꺼리면서 인도에 출시될 신차개발에는 거액의 투자를 계획하는 등 기술먹튀를 노리고 있다”며 “27일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자동차부문 사장 겸 쌍용차 회장은 최근의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쌍용차 범대위가 3월26일 오전 서울 대한문 분향소에서 마힌드라 스스로 만든 수많은 의혹과 쌍용차 장기적 발전 전망, 투자계획을 분명희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마힌드라는 이 모든 의혹에 투명하게 답변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동과 세계>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열리는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지난달 14일 이사회에서 결의된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의결 건이 다뤄진다. 고엔카 사장은 최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쌍용차에 대한 추가적인 현금투자는 없다”고 못 박았다.

마힌드라그룹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쌍용차 청문회에서 2016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투자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1조원 가운데 유상증자 금액 8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차입을 통해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이달 초 제네바 모터쇼에 참석했다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금확보를 위해 내년에는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에 내놓을 신차에는 8천800억원 투자=카트레이드 등 외신에 따르면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와의 합작을 통해 생산하게 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인 프로젝트명 ‘S101’ 개발을 위해 8천8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쌍용차에 직접 투자하기로 한 800억원의 10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S101은 배기량 1.2리터(가솔린) 이하 또는 1.5리터 이하의 소형엔진이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차량에 대한 세제혜택이 높은 인도시장을 겨냥한 차량이다. 엔진 등 핵심제품 개발은 쌍용차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쌍용차 범대위는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기술력만이 아니라 기존 쌍용차 제품에 녹아 있는 무형의 자산까지 누리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특히 2011년 10월에도 S101 개발에 대한 외신보도(indiandrives.com)가 나온 적이 있어 마힌드라가 쌍용차 인수시점부터 기술이전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해 10월29일 마힌드라의 쌍용차 공장 인수를 승인했다.

게다가 지난달 이사회에서 논의된 유상증자 금액은 1천억원이었는데, 이후 800억원으로 축소된 배경도 마힌드라의 먹튀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마힌드라는 사외이사들의 반발로 유상증자 금액이 줄었다는 입장이다. 사외이사들은 마힌드라그룹이 직접투자가 아닌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려는 계획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의원, 고엔카 회장 면담=이런 가운데 최봉홍 새누리당 의원과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 등 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여야협의체 소속 6명의 국회의원들이 27일 오후 파완 고엔카 회장을 국회에서 만날 예정이다. 여야 의원들은 쌍용차에 대한 직접투자 요청을 포함해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고공농성을 중단시킬 대책 등 전반적인 문제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그룹과 쌍용차측은 비공개 회담을 전제로 면담을 받아들였다. 쌍용차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학태 기자/ <매일노동뉴스 www.labortoday.co.kr> 기사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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