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조 사수하라. 손해배상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가 지난 12월21일 자결하며 남긴 유서의 한 문구다. 한진중공업은 지회에 158억원, 민주노총에 1억1백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마저도 기업노조에 가입한 간부를 제외하고 금속노조 소속 지회 간부에게만 청구했다.

‘불법파업과 업무방해, 회사 손실’ 등을 이유로 법원에 손해배상-가압류를 신청해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곳은 한진중공업만이 아니다. 2013년 1월 현재 회사와 정부가 노조 소속 12개 사업장(2개지부, 14개 지회)에 청구한 손해배상 액은 약 709억 6천만원, 가압류 청구 금액은 약 20억 8천만원에 달한다.

쌍용자동차지부에 청구된 손해배상 액수는 총 약 240억 원이다. 가압류도 총 3건으로 28억 8천만원에 달한다. 이중 사측이 2009년 공장 점거파업으로 인한 손실액으로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이 약 100억원이다. 최초 회사가 제기한 손해배상액은 250억원이었으나 사건이 병합돼 100억원에 대한 소송이 진행중이다. 정부도 2009년 파업 당시 경찰 치료비와 장비손상에 대한 비용으로 2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경찰 120명이 조합원 104명에게 위자료 2억원을 청구했다.

 

12월27일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최강서 열사정신계승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를 마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손배가압류 철회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신동준

 

2011년 사측의 불법적인 직장폐쇄로 투쟁을 벌인 유성기업지회에도 사측에서 총 57억원, 국가에서 경찰 피해 관련해 약 1억1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국가에서 경찰 피해를 이유로 2천8백만원의 가압류를 신청했고, 이를 홍종인 지회장 해고 당시 퇴직금 정산 금액에서 압류했다.

경주 발레오만도는 직장폐쇄기간 영업손실, 용역 사용비, 강기봉 사장 명예훼손 및 정신적 피해 위자료까지 포함해 32명 조합원에게 26억 4천 8백만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대구 상신브레이크도 2010년 파업 당시 손실과 용역 사용비 등의 명목으로 10억 손해배상, 4억1천만원 가압류를 신청했다.

포항의 진방스틸과 DKC 지회 조합원들도 회사의 가압류 청구로 인해 임금을 압류당하고 있다. DKC는 지회 조합원들에게 2009년부터 부동산과 채권 가압류를 진행했고, 조합원 모두 매달 개인 임금의 50%를 압류 당해 반토막난 임금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진방스틸도 지회 조합원 전원에게 5억원의 가압류를 청구했고, 매달 현장에 복귀한 조합원들의 조합비인 임금 1%를 공제해 압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 아산, 전주 비정규직지회도 각각 94억원, 22억원, 16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에 시달리고 있다. 구미 KEC도 2010년 파업과 공장점거를 이유로 총 160억원, 한국쓰리엠 2억6천만원, 보쉬전장 2억원, 만도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지부 및 지회 간부와 조합원에게 청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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