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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눈으로 말하는 언론 만들겠다”[특별한 만남] 최장기파업 언론노조 이강택 위원장
강정주 편집부장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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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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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동자들이 마이크와 카메라를 내려놓고 투쟁에 나선지도 벌써 수개월째. 언론노조 MBC본부 파업이 지난 8일로 백일을 맞았고, 국민일보는 140여 일째 파업투쟁이다. KBS, YTN, 연합뉴스까지 사상초유의 언론사 공동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7일 여의도 문화마당에 희망캠프촌을 차리고 파업투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14일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을 희망캠프촌에서 만나 언론노동자들의 투쟁 얘기를 들어봤다.

“이제 부끄러워서 더 이상 어디가서 언론인이라고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젊었을 때 가졌던 언론인으로서 꿈과 양심 조차 지킬 수 없었다. 거짓을 홍보하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에 아이들 보기도 부끄러웠다.” 이 위원장은 지난 시기 언론노동자들의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위원장은 “낙하산 사장을 시작으로 그들이 자신의 하수인들을 각종 자리에 앉히면서 언론을 장악했다”며 “저들은 현실을 제대로 보도할 수 있는 부서와 프로그램을 없애고, 올바른 기자와 PD를 한직으로 내쫓고, 공정방송에 관한 노조 단협을 무력화시켰다”고 언론장악 실태를 꼬집었다.

최장기 언론사 공동파업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낙하산 사장이기 때문에 사장 퇴출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고 무너진 언론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 투쟁의 목표”라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특히 이런 상황이 특정 언론사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정권 말기 들어 그동안 쌓인 모순이 극에 달했다. 더 이상 이대로는 못살겠다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터져나왔고, 한 곳에서 싸움을 시작하니 다른 조합원들도 이번에도 안싸우면 안된다는 생각에 투쟁이 확산됐다.” 이 위원장이 이번 공동파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 “이번 파업은 위에서 결정하고 하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래서부터 자발적으로 만든 투쟁입니다. 더 이상 노예로 살지 않겠다는 언론노동자들의 인간선언입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신동준
이명박 정권 들어 각종 언론사의 시사프로그램들이 폐지되거나 이름을 바꿨다. 언론노동자들은 4대강, 한미FTA, 한진중공업 투쟁 등을 다루려고 했지만 번번이 좌절을 겪어야 했다. 그 때문에 언론노동자들은 수차례 투쟁에 나서야 했다. MBC노동자들은 이명박 정권하에서만 벌써 다섯 번째 파업이다. 이 위원장은 “이번 파업은 위에서 결정하고 하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래서부터 자발적으로 만든 투쟁”이라며 “그동안 이런 상황에 침묵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진실을 말하지 못했던 자괴감, 그리고 동료들의 부당한 징계에 눈감았던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이 터졌다”고 말한다.

“이번 파업, 언론노동자의 인간선언”

이 위원장은 이번 파업으로 언론노동자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게됐다고 한다. “지금 언론을 저들이 장악하고 있으니 우리 싸움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다. 이전에 다른 노동자들에게 언론이 어떤 의미였는지 실감했다.” 제대로 된 기사 한 줄, 현장에 오는 카메라 하나가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느끼면서 제대로 된 언론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표가 더 확실해졌다.

이들은 파업을 하면서 새로운 언론 활동을 만들고 있다. 올해 1월부터 해직언론인들이 만드는 ‘뉴스타파’를 시작으로 파업을 벌이는 동안 ‘제대로 뉴스데스크’, ‘리셋 KBS 뉴스’ 등의 인터넷 동영상 뉴스를 제작했다. 이 방송에는 그동안 다루지 못했던 쌍용차,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얘기부터 제주 해군기지, 한미FTA, 정부의 민간인 사찰 등의 문제를 다룬다. “그동안 저들의 통제 때문에 못했던 것들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우리 스스로 언론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제대로 된 언론보도의 힘 알았다”

그렇다면 이들이 낙하산 사장을 퇴출시키고 돌아가 만들 언론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이 위원장은 “언론의 공공성을 얘기하면 자본과 정권에서의 독립, 공영방송은 시민의 것이라는 얘기를 주로 한다”면서 “하지만 거기에서 노동자가 빠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적어도 공영방송이라면 노동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노동절 집회에서 언론노동자들이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의 선전부대가 되겠다는 것은 그냥 한 말이 아니었다.”

이 위원장은 이번 투쟁의 중요한 의미 중 하나가 언론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자라는 것, 그리고 노동자의 연대를 깨달은 것이라고 말한다. “언론에서 우리 투쟁을 두고 불법이다, 정치파업이다 말들이 많다. 회사는 손배가압류에 무더기 징계, 고소고발로 압박하고 있다. 이것을 계기로 다른 노동자들이 어떻게 탄압받는지, 어떤 상황에서 투쟁해왔는지 몸소 체감하게 됐다.” 이 위원장은 “기자, PD 조합원들이 노동법 개정 투쟁하면 정말 잘 보도해야 한다고 스스로 말한다”면서 “진심으로 노조 활동 보장에 대한 절박함과 노동법 개정이 우리의 문제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우리 손 맞잡고 같이 승리합시다”

5월 11일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도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 “우리 조합원들 모두 감동했다. 그날 우리 투쟁을 위해 전국에서 모인 동지들이 노동자의 힘이 무엇인지 그 위력을 보여줬다. 조합원들은 우리가 누구와 연대해야 하는지 확실히 느꼈다. 많은 언론노동자들이 노동계급의 일원으로서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다.” 이 위원장이 조합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 5월11일 ‘언론노조 파업 승리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MBC 본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신동준
“그동안 유성기업, 쌍차, 현대차 비정규직 등 노동자들의 투쟁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힘들게 한 것 같아 미안하다. 가끔 노동 사안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를 철저히 밝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 위원장이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전하는 인사다. 이어 이 위원장은 “편파보도를 바로잡고 언론 공공성을 찾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주인의식을 자기고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며 “세상의 주인이 노동자라면 당연히 언론의 주인도 노동자 아니냐, 언론 문제에 더 관심 가져달라”고 덧붙인다.

“언론노동자들은 진지하게 이번 파업에 임하고 있다. 우리가 먼저 금속노조 동지들에게 다가갈테니 이제 정말 하나의 노동자로, 같이 손 맞잡아 달라. 꼭 같이 승리하자.” 언론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 노동자의 목소리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우리 이 투쟁에 힘 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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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 KBS,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
공정방송 쟁취 위한 언론노동자들의 투쟁

언론노동자들이 공정보도 쟁취를 위해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서울지부는 공정방송 회복과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1월 3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해 지난 8일 파업 백일을 맞았다. 서울지부에 이어 3월 12일에는 광주, 진주, 대구, 제주 등 MBC 지역지부들까지 파업에 동참해 전국 총파업으로 확산됐다. KBS본부도 3월 6일부터 총파업 투쟁을 벌이며 김인규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회복, 전직 집행부 부당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부는 3월 15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연합뉴스지부의 요구는 박정찬 현 사장 취임 후 공정보도가 무너졌다며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지부의 파업은 89년 이후 23년 만이다. 3월 8일부터 배석규 사장 퇴진과 해직자 복직 등을 내걸고 일곱 차례 부분파업을 진행해 온 YTN지부도 14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방송사 외에 국민일보 노동자들도 5개월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일보지부는 조민제 회장 퇴진과 편집권 독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MBC, KBS, 국민일보 노동자들은 지난 8일부터 여의도광장에 100여 동의 텐트를 설치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14일 전면파업에 돌입한 YTN지부도 이날 여의도 농성에 결합했다. 연합뉴스지부는 현재 연합뉴스 사옥 앞 을지로 한빛광장에서 텐트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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