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광산구에는 세 곳의 공단이 있다. 하남공단과 소촌공단, 그리고 평동공단. 그 중에서 평동공단은 가장 최근에 생성된 공단이다. 이곳에 기아차 출하사무소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노동조합이 있는 곳은 딱 한 곳이다. 그 곳은 광주지하철 종점인 평동역 근처의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디에스시 광주지회(지회장 최경호, 아래 지회)다.

디에스시는 자동차 시트 골격을 만드는 업체다. 본사는 경북 경주에 있고, 충남 아산과 이곳 광주까지 총 3곳에 공장이 있다. 디에스시 광주는 대유에이텍에 생산품을 납품하고, 대유에이텍은 시트를 완성해 기아차 광주공장에 납품한다.

▲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디에스시지회들의 조합원 대상이기도 한 사내하청동지들이 노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선운
이곳 지회에 금속노조 조합원은 17명이다. 조합원이 17명이다 보니 모두가 노조간부이고, 모두가 지회장인 셈이다. 선거도 형식일 뿐이란다. ‘테이블’에 모여서 만장일치로 추대하고, 결정과 실천도 전체 조합원이 모여서 함께하니 가족이나 다름없다.

지회는 2007년 정리해고가 불거져 그해 11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같은 해 9월 금속노조로 조직형태를 전환한 경주지회와 함께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그 뒤 지회는 2000년대 후반부터 자동차산업 호황기를 맞아 노사 간 큰 대립 없이 임금과 단협 및 복지 등을 쟁취해왔다.

이런 지회에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지회 스스로 신입조합원을 맞이하겠다며, 조합원 모두 한뜻으로 결의하고 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공장증설에 따른 신입조합원을 맞이하겠다는 것과 더불어 공장 내 사내하청노동자들과 공장 밖 공단 미조직노동자들을 지회 조합원으로 조직하겠다는 포부가 그것이다.

“우리 조합원은 사내 7~80여명의 하청노동자와 공단 미조직노동자들입니다.” 지회 박경수 사무장의 말이다. “사실 17명이면 다른 곳 지회간부 인원에 불과합니다. 벌써 만 4년 이상을 동거동락 하다시피 하니 우린 가족입니다. 우리들의 힘으로 좀 더 활동영역을 넓혀 나가기로 한 것입니다.”

▲ 지회의 박경수 사무장은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복지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또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이제 평동공단 미조직사업장 조직화사업을 적극 나설 겁니다.’ 라며 당찬 결의에 평동공단의 새로운 바람이 예상된다. 김선운
폭풍 같은 날 폭풍 같은 의지를 지니기는 쉽다. 하지만 준엄한 날 폭풍같은 의지를 가지기는 힘들다. 이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곳 지회 조합원들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는 남달랐다. 사실 틈틈이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지역지회에서 공단 미조직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직화사업에 나서고 있긴 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기가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복지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또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이제 평동공단 미조직사업장 조직화사업을 적극 나설 겁니다.” 박 사무장의 당찬 결의에 평동공단의 새로운 바람이 예상된다. 틀을 깨는 작은 시도가 새로움이란 창조물을 만들 듯 지회의 포부처럼 이곳 평동공단에 연대투쟁을 전개할 사업장이 하나라도 생기길 간절히 기대한다. 아울러 산업공단의 ‘미조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대한 눈이 트이기도 바란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