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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목소리와 노동보도 살리는 파업”[특별한 만남]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이용마 홍보국장
박향주 편집부장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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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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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MBC) 노동자들이 공영방송 사수를 위해 다시 카메라와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본부장 정영하, 이하 MBC본부)가 지난 4~18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펼쳐 투표율 91.1%와 찬성률 77.6%로 파업을 결의했다. 작년 파업 찬반투표 찬성률(75.9%)보다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23일 오후 여의도 문화방송국에서 만난 MBC본부 이용마 홍보국장은 “회사에 대한 불만이 더 커졌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MBC본부는 작년 4월 김재철 사장 퇴진을 외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대다수 프로그램이 재방송 분으로 나가는 등 방송사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내려보낸 ‘낙하산’ 김재철은 꿈쩍하지 않았다. 결국 MBC본부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더 이상 저버릴 수 없어 총파업 39일 만에 현장복귀를 결정했다. 이 국장은 “어쩔 수 없는 결정에 굴욕적이라고 표현하는 조합원들이 많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이명박 정부의 엠비씨 장악음모 단호히 거부한다" MBC본부는 지난 해 김재철 신임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사수를 위해 39일간의 총파업 투쟁을 진행했다.  이명익/노동과 세계

파업중단이라는 노조의 쉽지 않은 결단에 사측은 이근행 당시 노조 위원장 해고와 총 42명 인사위원회 회부 등 문화방송 사상 최악의 대량 징계로 화답했다. 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고발하기도 했다. 이 국장은 “MBC 역사상 가장 긴 1992년 52일간 총파업 투쟁 때도 해고는 없었다. 총파업 이후 김 사장의 만행은 그 강도가 더 세졌다”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내밀며 여러 차례 결방과 취재 중단 사태까지 벌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파업 후유증과 아픔

이 뿐만 아니다. 김 사장은 지난 5월 <피디수첩> 프로그램 제작 중단 지시에 맞선 시사교양국 이우환, 한학수 프로듀서를 비제작부서로 발령냈다가 지난달 16일 법원으로부터 ‘무효’ 판단(전보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았다. 김 사장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인 김미화 씨를 직접 나서 내쫓고, ‘출연자 제한 심의규정’ 일명 소셜테이너 규제법을 만들어 배우 김여진 씨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출연도 무산시켰다.

사실 MBC본부는 지난해 장기파업 후유증 등으로 다시 파업을 거론하기가 어려운 분위기였다. 뜨거움을 겪어본 아이는 불을 무서워하는 법이다. 대화도 거부한 채 배째라로 일관하는 사장과 맞서 싸울 결심을 다시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제 시간에 제대로 된 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언론노동자의 책무라 생각하는 MBC본부 조합원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무너져 가는 문화방송을 그저 보고 있을 수만 없었다. 이 국장은 “7월 14일부터 방송사 최초로 무단협 상태가 돼 이에 들썩였던 조합원들이 이번 김 사장의 사표소동으로 그동안 쌓인 불만을 터뜨렸다”며 “언론 기능이 죽은 상황에서 공영방송을 다시 살리기 위해 총파업 투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 “복지나 노동, 내용적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는데 이명박 정부와 문화방송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이용마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홍보국장은 “무상급식, 희망버스 등 보도해야할 아이템이 많은데 문화방송 내부 사정으로 인해 전혀 못하고 있다”며 “여당인 한나라당조차 형식적이긴 하지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김 사장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준

MBC본부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공정방송을 담보할 장치인 단체협약을 다시 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 1월 단체협약조항인 국장 및 본부장에 대한 중간평가 실시 등을 문제 삼으며 일방적으로 단협해지를 통보해 왔다. 이 국장은 이에 대해 “중간평가 조항은 노태우 정권 시절 만들어져 20여 년 동안 유지돼 왔다”며 “단협해지까지 저지르며 공영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없애려는 김 사장의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고 꼬집었다.

노태우 정권 시절 때도 이러진 않았다

유독 이명박 정부 들어 문화방송 김재철 사장과 한국방송(KBS) 김인규 사장 등 공중파 방송국 사장 이름이 사람들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린다. 잘 하고 있다는 소식보다는 분란과 갈등에 대한 얘기만 전해진다. 이 국장은 “이명박 정부는 집권 시작부터 방송을 정부 입맛에 맞추기 위해 애썼다”며 “시청률 높은 공영방송사 두 곳에 낙하산 사장부터 먼저 내리 꽂았다”고 말한다. “정부의 언론장악에 사장이 직접 앞장서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요즘 더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김재철 사장이 MBC를 'MB씨(氏)' 방송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우스갯소리도 떠돈다. 시끄러운 술집에서조차 밤 9시가 되면 “사장님 MBC 뉴스요”를 외쳤었는데 요즘은 문화방송과 타 방송국 뉴스 차이가 없어 보여 아예 뉴스를 안 본다고 고백했더니 이 국장이 멋쩍어하며 웃는다.

“MBC 뉴스 이용마 기잡니다.” 1996년 이곳에 입사한 이 국장은 보도국 소속이다. 이 국장이 문화방송에 들어오기 전인 1992년 선배들은 방송민주화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52일간 총파업 투쟁을 펼쳤다. 이 국장은 “당시 방송국에 공권력이 투입돼 노조 집행부가 구속되고 조합원 수백 명이 연행되는 일을 겪으면서도 수많은 구성원들은 공영방송을 위해 계속 애써왔다”며 “이명박 정부와 김재철 사장으로 인해 우리의 오랜 노력이 무너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1992년 52일 파업투쟁의 기억

“문화방송이 다른 방송국에 비해 시사보도가 강했는데 김 사장 취임 이후 비판기능이 약화된 것은 물론 대표 시사프로들이 폐지돼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기회 자체가 축소됐다.” 이 국장에 따르면 김 사장은 그동안 <W>와 <후플러스>를 폐지시키고 <100분토론> 방송시간대를 기존 밤 11시에서 자정뉴스 이후로 늦췄다. 이 국장은 “시청률 최고 20프로까지 나왔던 후플러스를 없앴고 백분토론은 없애지는 못하니까 껍데기만 남겨놓은 채 시청률 사각지대인 밤 12시 이후로 옮겨 버렸다”고 말한다. 대통령과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아예 싹을 잘라 버린 셈이다.

   
▲ 1992년 문화방송노조는 방송민주화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엠비씨 역사상 가장 긴 52일간 총파업 투쟁을 펼쳤다. 노태우 정권은 방송국에 공권력을 투입해 조합원 수백 명을 강제연행하고 손석희 전 아나운서를 포함한 당시 노조 집행부를 구속했다.

문화방송에서 ‘노동’ 문제 역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 보도 자체를 하지 않거나, 설령 방송을 하더라도 기업 관점에서 제작하는 경향이 짙어진다며 볼멘소리를 하자 이 국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얼마 전 시사매거진 2580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를 다뤘는데 자본 입장은 명쾌하게 나왔지만 노동조합과 정리해고자들의 의견은 불분명했다. 필리핀 수빅 현지 모습을 부각시켰고 특히 정리해고 문제점은 제대로 건드리지도 않았다.”

노동보도 사라져가는 MBC

“복지나 노동, 내용적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는데 이명박 정부와 문화방송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이 국장은 “무상급식, 희망버스 등 보도해야할 아이템이 많은데 문화방송 내부 사정으로 인해 전혀 못하고 있다. 언론은 시대의 흐름, 시민들의 요구를 똑바로 지켜보고 보도해야 한다”며 “여당인 한나라당조차 형식적이긴 하지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김 사장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국장은 “우리가 총파업을 결의하자 김 사장은 직장폐쇄와 방송송출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한 마디로 방송국이 어찌 되든 말든 상관없다는 뜻이다. 기자출신 김 사장이 어떻게 방송송출 중단까지 얘기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기국회, 반값등록금 등 올 하반기에 우리 조합원들이 보도해야할 사안이 참 많다. 내년 국회의원 및 대통령 선거에 관한 얘기도 본격화 될 것”이라며 “공영방송을 지켜내는 한편 하루빨리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짧고 강력한 총파업 투쟁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는 사장 한 명의 객기로 인한 것이 아니다.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 언론의 현실은 단순한 언론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왜 이명박 정부가 언론장악에 혈안이 됐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 공영방송 사수에 대한 이곳 노동자들의 진정성을 시청자의 입장에서 믿는다.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압도적 파업결의

문화방송(MBC)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결의했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본부장 정영하, 이하 문화방송본부)는 18일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0 임단협 쟁취와 공영방송 엠비씨의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가 투표율 91.1%와 찬성률 77.6%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조합원 1,977명 중 사고 인원(80명)을 제외한 1,728명이 참여한 이번 찬반투표는 찬성 1,341명, 반대 370명 등 77.6%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김재철 신임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 찬성률(75.9%)보다 높은 수치다. 문화방송본부는 개표 결과를 알리면서 “파업 시기 등 구체적 사항은 조합원들이 노조에 결정권을 위임한 상태다. 향후 사측과의 교섭상황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방송본부는 김 사장의 사표가 번복된 직후인 8월 2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총파업을 결의했다. 김 사장은 지난 7월 29일 지역MBC 통폐합이 지연된 데 책임을 지겠다며 방송문화진흥회에 사표를 제출했지만 8월 2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항의 표시였을 뿐이라며 사임 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이에 문화방송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는 김 사장을 ‘재선임’하는 형식으로 김 사장의 '사표쇼'를 정리했다.

이에 문화방송본부 “김재철 사장이 떠나야 비로소 공영방송 MBC가 정상화될 수 있다”며 즉각 사장 출근 저지 투쟁과 총파업 대응에 들어갔다. 노조는 “사상 유례가 없는 강도 높은 파업, 독한 파업으로 사측을 최대한 압박함으로써 파업의 성과를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으로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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