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금속노조의 세 번 째 집행부를 뽑는 선거가 시작됐다. 두 번 째 위원장을 맡고 임기를 한 달 남겨두고 있는 박유기 위원장은 이번에 출마하지 않았다. 노조선거 임원후보등록 다음날인 25일 오전 박 위원장을 만나 지난 2년 동안 금속노조 위원장 임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소회를 들어봤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은 “금속노조가 산업적이고 업종별 의제를 구체화시키는 정책생산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무엇보다 자동차 완성사 기업지부가 금속노조 사업에 얼마나 주도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박 위원장은 지난 2006년 산별노조로의 조직형태변경 전에 조합원들과 나누었던 산별노조 운동의 필요성을 다시 소통하기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남은 임기 한 달 동안 “산별노조운동의 전략적 과제부터 재점검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 위원자은 현대차그룹의 노무관리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지도 집중 고민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도중 24일 7기 노조임원 선거에 입후보 등록한 박상철 위원장 후보 등 후보자들이 박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조 위원장실에 들어오기도 했다. 아래는 박유기 노조 위원장 인터뷰 전문이다.

▲ 박 위원장은 “금속노조가 산업적이고 업종별 의제를 구체화시키는 정책생산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무엇보다 자동차 완성사 기업지부가 금속노조 사업에 얼마나 주도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박유기 위원장. 신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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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24일) 7기 노조선거 임원후보등록이 마감됐다. 주변에서 박 위원장 재출마 여부에 관심이 많았는데 결론적으로 왜 출마하지 않았나?

일단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쳤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현 시기 내가 어디서 무얼 해야 할 지를 놓고 생각하면 현장에 다시 돌아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산별노조운동, 노동운동, 그리고 진보정치운동을 현장 조합원 및 활동가들하고 다시 얘기하며 시작해야겠다. 또한 금속노조의 향후 발전전망을 밝히고 추진하는 데 있어서의 자신감도 생기지 않았다. 한 번 더 책임져야 한다는 주위 압력(?)도 있었지만 옳지 않다고 봤다, 인물난 때문에 또 위원장 하는 것은 내 인생을 봐서도 그렇고 운동 발전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 내게 주어진 역할은 현장 활동이다. 무너진 현장을 다시 세워야 한다.

- 몸과 마음이 지쳤다는 뜻은 2년 전 위원장 임기 시작 때 품었던 뜻이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들린다.

그렇다. 처음 위원장 올라올 때는 뭔가 가능성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컸다. 금속노조의 중앙집행력을 높이는 가운데 업종사업의 전망을 열어보자는 포부를 가졌었다. 예컨대 자동차 업종의 공통과제나 산업발전전망을 공유하여 공동파업 등을 성사시키는 것이 금속노조 방향을 잡는 데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행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사무처장 성폭력 사건이 터졌고 자동차업종 담당 부위원장은 폐결핵으로 휴직하기까지 하는 등 집행력에 다소 한계가 있었다. 또한 애초 품은 전략적 계획 수립과 집행보다 타임오프제도나 사업장별 기획 탄압 등에 대응하는 현안문제에 치중하면서 계속 떠밀려왔다. 현안문제에 집중하는 과정과 결과가 흔쾌히 승리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지도 못했다.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쳤다”

- 금속노조 향후 발전전망 마련에 있어서의 자신감 이야기를 했는데 이 말은 차기 집행부인 7기 금속노조 위원장이 누가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포함돼 있는 것인가?

원인을 잘 분석해봐야 한다. 현대기아차가 금속노조에서 가장 큰 조직인데, 2년 임기 동안 연속 무쟁의였다. 타임오프든 교섭창구단일화든, 비정규직투쟁이든, KEC투쟁이든 파업을 전부 결의는 했는데 실제 수행하지 않았다. 가장 덩치 큰 현대기아차가 실천에 나서지 못하는 조건에서 부품사가 별도로 파업에 나서는 것은 이제 한계에 와 있다고 본다. 조합원들은 금속노조나 지회장을 상대로 해 왜 우리만 파업을 하냐는 극단적 불만을 표출한다. 이에 대해 중간에 서 있는 지회장조차 제대로 답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산업적이고 업종별 의제들을 구체화시키는 가운데 금속노조 투쟁 동력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이러자면 여전히 자동차 완성사지부가 얼마만큼 금속노조 사업에 주도적으로 결합하는지에 달려있다.

- 일각에선 대공장 조합원에게는 더 이상 절박한 의제가 없어 이들이 싸움에 같이 나설것이라는 희망을 더 이상 하지 말자고 하는 이야기도 한다.

그렇게 볼 수 없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고환율 정책 등으로 자동차 산업이 호황기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수조원 단위의 순이익을 냈다. 이에 따른 금전적 보상이 노동자들에게 이뤄지면서 대공장 노동자들이 아쉬울 게 있을까 라는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는다. 수익구조가 원청에 집중되는 상황이 심각하다. 납품단가 후려치기 때문에 부품사들은 경영실적을 높게 발표할 수 없는 지경에 내몰려 있기도 하다. 부품사 경영환경은 좋아지지 못하고 있는 반면 완성사는 떼돈을 벌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 계속될 수 있겠는가.

▲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쳤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현 시기 내가 어디서 무얼 해야 할 지를 놓고 생각하면 현장에 다시 돌아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산별노조운동, 노동운동, 그리고 진보정치운동을 현장 조합원 및 활동가들하고 다시 얘기하며 시작해야겠다.” 박유기 위원장. 신동준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 속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 엠코 등에 물량몰아주기가 심각하다. 남용되는 비정규직 사용도 문제다. 끊임없이 불합리한 상황을 만드는 현대차 자본이 있는 한 정규직 대공장 조합원들도 계속 보호될 리가 없다. 따라서 대공장 조합원이라도 운동적 대의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자기 중심적 이기주의에 빠져있다고 말들 하지만, 조합원 스스로가 그렇다기 보다는 이를 이끄는 현장활동가들의 역할과 맞물린 측면이 크다.

“대공장의 금속결합여부에 달려있다”

- 업종사업과 산업적 역할 등을 말씀하시는데, 금속노조에 현재 산업발전 전망 등을 생산할 능력이 과연 얼마나 있다고 보는가?

예컨대 자동차 산업의 중장기 발전계획은 현재 회사만 가지고 있다. 노조는 계획도 전망도 없는 상태다. 우리 측과 ‘마인드’를 함께하는 외부 학자들과 함께한 팀이라도 꾸려야 한다. 그래서 자동차 산업에 대한 동향도 점검하고 노동자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끊임없이 조사하고 연구해야 한다. 현재의 노동연구원(옛 금속 정책연구원)만으로는 힘들다. 연구원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팀을 꾸려야 한다. 완성차 주간연속2교대 시행을 앞두고 부품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자동차 산업 공통 의제다. 이런 공통 의제들을 중심으로 노조-연구원-완성사지부-부품사지회가 하나의 협의체를 구성해 자기전망 만들어 내고 공감대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 그런 과제실현을 왜 박 위원장이 집행하던 지난 2년 동안 현실화 하지 못했는가?

지난 2년 동안은 그 단계까지 만들지 못했다. 유성기업 문제 터지고 나서 부품사 간담회를 했는데, 그제서야 심각한 문제라고 느끼는 분위기였다. 금속노조라면 이런 부분에서 집행력과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금속노조 정책실이 아직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그리고 부품사까지 포괄하는 정책단위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책역량이 부족한 문제도 있고, 자동차 완성사 기업지부의 정책역량이 자기기업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원인도 있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는 서로 ‘시소게임’ 하고 있다. 교섭을 서로 달리하며 늦게 끝나는 곳이 상회하는 방식으로 타결하면서 서로를 바라보는 게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최근들어 단협갱신 요구안이 예전처럼 많지 않아진다는 측면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단협 주기를 맞추려는 고민도 해야 한다. 현대기아차는 주간연속2교대제 의제가 똑같이 놓여져 있는데 교섭은 따로 한다. 현대기아 노사 간 주간연속2교대제 담당팀이 있는데 중첩되는 똑같은 외부학자들이 따로따로 참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금속노조가 중심이 되어 ‘라운드 테이블’을 만들어야 한다.

▲ “자동차 산업의 중장기 발전계획은 현재 회사만 가지고 있다. 노조는 계획도 전망도 없는 상태다. 우리 측과 ‘마인드’를 함께하는 외부 학자들과 함께한 팀이라도 꾸려야 한다. 그래서 자동차 산업에 대한 동향도 점검하고 노동자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끊임없이 조사하고 연구해야 한다. 현재의 노동연구원(옛 금속 정책연구원)만으로는 힘들다. 연구원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팀을 꾸려야 한다.”  박유기 위원장. 신동준

“주간연속2교대, 자동차업종 공통의제다”

- 현장이 무너져 있다는 진단을 구체적으로 다시 말해 달라.

현대자동차의 경우 2006년 산별전환 전까지는 기업별 노조운동이 왜 더 이상 전망이 없는지 열심히 조합원들과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별 틀을 넘는 산업별 의제, 사회적 의제, 지역별 의제로 노동운동이 나아가야 한다고 조합원들에게 끊임없이 선전과 교육을 벌여왔다. 문제는 산별전환이 성공한 그 이후였다. 금속노조 사업에 대한 교육과 선전이 그 이전에 비해 10분의 1도 안 되고 있다. 지금은 도리어 금속노조가 예전 기업별노조의 연합체인 ‘연맹’같은 상급단체로 치부된다. 현장으로 돌아가 조합원들과 다시 얘기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내가 소속된 현대차지부 내에서 조합원들에게 다시 주장하고 제시할 내용이 뭔지 다시 바로잡는 역할을 하려 한다. 이를 위해 현장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대공장에서 이런 역할을 누구도 안하면 지난 2년처럼 기업지부의 원심력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단적으로 이번 선거를 봐라. 어느 기업에서는 다섯팀도 나오고 하는데 금속노조에는 아무도 후보를 안 낸다. 금속노조에 대한 관심과 책임감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의식적으로 현장 조직활동을 산별노조 중심으로, 의제도 공장을 넘어서도록 내용을 발굴해야하며 현장에서부터 금속노조 사업결합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

- 지난 2년 각종 현안 문제에 급급해 산별노조 차원의 전략을 설정하여 과제를 도출하고 집행하는 사업을 제대로 못했다고 이야기 했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부산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투쟁이 시작됐다. 이어 발레오만도 직장폐쇄 사태가 터졌다. 그리고 KEC 직장폐쇄와 구미지부장 분신투쟁이 이어졌다. 이어 현대차비정규 노동자들의 점거파업이 있었고 또다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가 발생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 쌍용차 출신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도 있었다. 그리고 유성기업 문제까지. 쉴 새 없이 현안 투쟁에 금속노조가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노조가 무언가 정책적이고 전략적으로 꾸준히 밀고 갈 구조가 아니었다.

- 현안문제 발생이 지난 2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년은 안 그럴 것이며 또 내후년은 안 그러겠는가. 결국 노조가 전략설정 및 과제도출과 그 집행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가?

금속 노동연구원 등을 포함해 산별노조 차원의 중장기 과제를 설정하여 태스크포스(TF팀)를 구성하든가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간연속2교대제를 보면 노조 임원을 팀장으로 해서 외부 학자들까지 네트워크하여 지원팀을 안정적으로 꾸리고, 이 팀은 노조 산하에 발생하는 각종 현안문제에 휘말리지 않도록 계획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안 투쟁에 떠밀려 왔다"

- 노동탄압 등의 현안문제 발생은 반노조 정책으로 일관하는 정부정책에 자본이 편승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정국을 거치면서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정권교체 분위기까지 형성된다면 노동탄압 정국이 다소 변할 여지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측면도 낙관적으로 예상할 수는 있다. 하지만 금속노조 산하 단위는 역사적이고 구조적으로 자기 사업장 중심성이 강하다. 어느 지부 및 지회의 조합원들은 자기 손으로 뽑은 사업장 지회장 및 지부장을 1차적으로 신뢰한다. 사업장 단위 지도부가 책임 권한을 가장 많이 가지는 구조인 셈이다. 이 때문에 투쟁 초기나 중반기 때는 금속노조 차원의 투쟁사업장에 대한 지도력이나 관장력이 거의 없다. 사업장 차원에서 감당이 안 될 때가 되어서야 지역지부나 금속노조가 뒤늦게 개입하는 구조다. 이런 구조적 한계부터 개선해야 한다.

▲ 8월25일 박유기 노조 위원장이 후보등록 후 방문한 노조 7기 임원 후보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신동준

- 이어지는 각종 투쟁현안 사업장 문제 가운데 한 곳을 찍어서 금속노조가 집중해 이기는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금속노조에 대한 조합원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진단도 한다.

어느 사업장에서 직장폐쇄 등 노동탄압현안이 벌어졌다고 쳤을 때 금속노조가 ‘올인’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대부분 15만 총파업을 맞서자는 것일텐데, 주체 동력을 잘 살펴봐야 한다. 지난 2년을 돌이켜보니 투쟁현안이 발생한 해당 사업장에서 회사의 회유협박에 넘어가는 조합원이 얼마나 되느냐의 승부가 1~2개월 안에 갈린다. 회사로 넘어간 조합원이 많아진 조건에서 해당자본을 압박하기 위한 생산타격은 불가능해진다. 여기에 합법적인 임단투를 중심으로 한 파업도 못하는 대공장 현실을 볼 때, 연대파업 성사도 어렵다.

이러다보니 자본이 완강하게 버티는 장기전이 많아진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가진 조건에서 금속노조는 노조간부 파업, 노조간부 동원 집회, 민주노총 집회, 임원 및 사무처 파견 등 최대한의 노력을 다 기울였었다. 되짚어보니 이런 정도만 가지고는 해결 안 된다고 본다. 최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투쟁과 희망버스 등이 이런 단계를 넘어서 광범위한 사회적 반향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전통적인 파업이라는 수단 사용이 어려운 주체적 상황이라면 기존 방식 넘어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2년 동안 노조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솔직히 말해 금속노조 운동이 해 볼만한 가능성 있는 운동이라고 보는가?

당연하다. 가능성 충분히 있다. 우리가 금속노조를 만들 때의 열정을 현장에서 다시 한 번 높여내면 된다. 그 동안에 금속노조도 하나하나씩 자기 성과들을 축적해 나가면 된다. 예컨대 지난 2년 동안 금속노조가 벌였던 발암물질 추방사업은 앞으로도 노동자 건강권을 위해 계속 진행하고 시민사회 영역으로도 확장하는 등 자기 성과를 축적해야 한다. 금속노조가 이러한 사업들을 하나하나 축적시켜야 한다. 자기 사업장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과 전망을 보여주는 사업을 계속 벌여야 한다. 한진중공업이나 유성기업 투쟁과정에서도 역시 금속노조가 투쟁의 주체라는 인식이 높아졌음을 느꼈다. 사업장 곳곳에 돌아다녀 보면 그래도 금속노조 마크가 현장 곳곳에 마치 상징처럼 붙어있다는 것을 잘 인식해야 한다.

"그래도 금속노조는 상징처럼 자리잡혀있다"

- 그래도 일부 활동가들은 조합원들이 금속노조 자체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조합원의 금속노조 관심도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조합원들은 그야말로 대중들이다. 일반 대중이 노동조합에 하루 24시간 내내 관심을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조를 중심으로 한 사업이 제대로 집행될 때, 조합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면 노조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이뤄지기 마련이다. 금속노조가 조합원들에게 불편을 초래하진 않지 않는가. 그리고 아직 현장에는 금속노조 조합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는 확신이 있다.

▲ “현대차그룹의 노무관리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지도 집중 고민해보겠다. 금속노조 내에 현대차 계열사 단위만 10여 곳이다. 그리고 자본은 현대차 계열사 노무 담당팀이 모이는 회의를 가동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금속노조에 대한 대응지침을 통일적으로 가져간다. 아울러 계열사에 포괄돼 있지 않은 중소사업장에게는 물량을 무기로 압박한다. 금속노조 조합원 중 10만 여 명은 이 영향력 안에 있다. 이제 금속노조도 여기에 대한 대응팀을 꾸려야 한다. 집행부 인수인계 때 차기 집행부에 이에 대한 고민을 전달할 것이다.” 박유기 위원장. 신동준

- 금속노조 위원장은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이기도 하다. 때문에 민주노총 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간접적으로 경험도 많이 했을텐데 지난 2년 동안 느낀 민주노총은?

민주노총은 내셔널센터로써 정치적 대응을 잘 해야 하는 위치다. 과거와 같은 동원방식은 이제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 플랜트, 화물, 금속 등 그나마 조직 동원이 되는 노조가 있다. 반면에 전교조, 공무원, 언론노조 등 사회적 이슈파이팅을 잘하는 속성을 가진 노조도 있다. 민주노총에게는 이들을 조화롭게 묶어 전체 노동자의 핵심 의제를 어떻게 선명하게 만드느냐가 과제다. 현재 민주노총은 진보대통합과 상설연대체 건설 등을 통해 이 같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이 관건이다.

- 금속노조 위원장 임기가 이제 한달 정도 남았다. 남은 동안 무엇에 집중하면서 보낼 생각인가?

2년 집행을 하면서 어땠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금속노조가 가야할 방향과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해 볼 것이다. 산별운동의 전략적 과제부터 재점검 해봐야겠다. 원론적이고 원칙적 주장이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산별노조운동이 지향하고 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 금속노조 뿐 아니라 다른 산별노조와 학자들까지 함께 머리 맞대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의 노무관리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지도 집중 고민해보겠다. 금속노조 내에 현대차 계열사 단위만 10여 곳이다. 그리고 자본은 현대차 계열사 노무 담당팀이 모이는 회의를 가동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금속노조에 대한 대응지침을 통일적으로 가져간다. 아울러 계열사에 포괄돼 있지 않은 중소사업장에게는 물량을 무기로 압박한다. 금속노조 조합원 중 10만 여 명은 이 영향력 안에 있다. 이제 금속노조도 여기에 대한 대응팀을 꾸려야 한다. 집행부 인수인계 때 차기 집행부에 이에 대한 고민을 전달할 것이다. 그리고 한진중공업 사태를 승리로 종결짓기 위한 사업에도 집중할 것이다.

인터뷰 = 강지현 선전홍보실장, 정리 = 김상민 선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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