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김용현
올 하반기 핵심은 ‘단결’[여론과 대한민국] 유성기업 삼성 한진, 그리고 3노총
김용현  |  edit@ilabor.org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1.07.2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41년 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던 전태일 열사의 외침은 사실 소박한 것이었다. ‘노동해방’도 아니고 ‘잘못된 법을 개정하라’는 것도 아닌 ‘있는 근로기준법이라도 지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소박한 외침만큼 어두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것도 없다. ‘있는 법이라도 지키라’는 외침은 그나마 ‘있는 법조차도 안 지키는’ 현실을 고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2011년, 전태일 열사가 산화해간지 41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들은 ‘있는 법이라도 지키라’고 싸워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정권과 자본은 엄연히 법으로 인정된 노조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말살하려 하고 있다. 합법적인 노조를 파괴하려는 기도 자체가 엄연한 불법이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지난 3년여 동안 가장 많이 썼던 말 가운데 하나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단어였다. 대체 언제까지 이런 ‘시대착오적’인 모습을 보아야 하는가.

유성기업 사측은 주야 2교대를 주간연속 2교대로 바꿔달라는 노조원들의 요구를 묵살한 채 2시간 부분파업에 직장폐쇄까지 단행하고, 급기야 용역깡패를 투입하여 조합원들을 무차별 폭행했다. 그리고 정부는 이러한 무법, 불법 천지를 묵인, 방조했을 뿐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까지 방송에 나와 “연봉 7천만원 받는 근로자들이 파업한다”고 왜곡과 매도를 서슴지 않았다. 보수 언론들까지 ‘일개 중소기업 파업에 국가 자동차산업이 마비상태에 빠졌다’며 악선전을 해댔다.

올 7월 1일 기업단위 복수노조 허용에 따라 드디어 설립하게 된 삼성노조. 그러나 삼성노조가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 필증을 받던 바로 그날 삼성에버랜드는 노조 부위원장을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해고해버렸다. 뿐만 아니라 이미 회사 간부 4명으로 구성된 ‘삼성에버랜드노조’라는 게 갑자기 만들어져 누구도 모르게 회사와 단체협약까지 체결해 버린 사실이 밝혀졌다.

   
▲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희망버스로는 부족하다. 단식과 같이 인간의 양심에 호소하는 방식은 저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단결된 힘으로 투쟁에 나설 때, 승리는 가능하다. 지난 21일 희망단식 참여 노동자들이 삼보일배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신동준
이쯤이면 아무리 정세에 둔감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정권과 자본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뻔히 보이기 마련이다. 저들은 파업을 못 하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노조의 존재 자체를 말살해버리려는 것이다. 법으로 보장된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마저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다 보고 있는데 아예 대놓고 노조를 짓밟으며, 마치 ‘노조 활동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 복수노조 허용과 더불어 꿈틀거리고 있는 ‘제3노총’의 결성 움직임이 눈의 띈다. 정권과 자본은 한편에서 노조를 탄압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노조를 분열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노동운동을 와해시키고 ‘노조다운 노조’를 없애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동자를 분열시켜 한쪽만 탄압하고 다른 쪽은 어용화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세우고 끊임없는 반목과 불신을 조장하며, 정리해고를 통해 ‘산자’와 ‘죽은자’를 가르고 있다. 노동자는 갈라지면 죽는다. 정권과 자본도 그것을 알기에 노동자를 갈라세워 죽이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살기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위에 올라선 김진숙 지도위원의 모습에서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에 없는 이 땅 노동자들의 현실을 본다. 그러나 이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희망버스만으로는 부족하다. 단식과 같이 인간의 양심에 호소하는 방식은 이미 인간의 양심을 저버린 저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노동자의 초보적인 권리마저도 인정하지 않는 사측과 정권에는 압도적인 힘으로 맞서야 한다. 노동자의 힘은 단결에서 나온다. 전선을 넓혀 전국 방방곡곡에서 노동자들이 단결된 힘으로 투쟁에 나설 때, 승리는 가능하다.

휴가가 끝나면 이제 하반기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하반기 투쟁의 핵심 기조는 ‘노동계급의 단결’이 되어야 한다. ‘제3노총 건설’ 따위의 분열기도는 노동계급의 단결로 눌러버리자. 분열에는 단결로, 탄압에는 힘으로 맞서며, 하반기 투쟁에서 승리하자.

김용현 / 사회동향연구소 상임연구위원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금속노동자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서울시 중구 정동 22-2 경향신문 별관 6층 금속노조 | TEL : 02)2670-9507 | Fax : 02)2679-3714
발행처 : 전국금속노동조합 | 발행인 : 김호규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호규
대표이메일 : edit@ilabor.org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금속노동자 iLabor가 생산한 저작물은 정보공유라이선스2.0 : 영리금지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