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금속노조의 현실과 2010년 최대 과제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 대의원들은 ‘산별교섭 쟁취(55.3%)’를 내년 주력사업으로 꼽았다. 중앙교섭에 대해서는 ‘완성차를 포함해 15만 중앙교섭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50.1%)’는 의견이다. 또 15만 산별투쟁이 가능하려면 ‘산별교육, 홍보강화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한 후 실행해야 한다(44.4%)’고 지적한다.

이 같은 의견은 지난 25차 대의원대회에서 참가한 대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번 설문은 노조 대의원을 대상으로 현 조직 진단과 2010년 과제도출을 목적으로 ‘금속노조에 대한 신뢰, 이해, 산별적 요구, 내부 과제, 지역지부 재편, 평가’ 등 33개 항목으로 구성해 실시됐다(대대 참석 대의원 431명 중 352(지역지부 43.75%, 기업지부(56.25%)명 응답. 표집오차 95% 신뢰도 수준 ±3.53%).

“금속노조 신뢰한다” 고작 7%

이번 조사결과 특히 노조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매우 만족’, ‘만족’은 각각 1.1%, 6.0%에 불과한 반면 ‘부족’, ‘매우 부족’이 각각 37.7%, 16.9%로 드러나 노조 사업에 대한 대의원들의 냉혹한 평가가 그대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사업별 만족도에서도 여실이 드러났다. △임금동결 공세 저지 투쟁에 대한 만족도는 11.7% △구조조정 저지 및 고용안정투쟁 만족도는 10.8% △쌍용차지부 투쟁지원은 8.0% 등을 보여 사업에 대한 불신이 금속노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금속노조에 대한 이해도 질문에서 모든 항목에 대해 90%가 이해한다고 나타나 불신의 원인이 금속노조의 교섭, 투쟁, 사업방침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님을 보여주기도 했다.

 

▲ 11월23일 25차 임시대의원대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이 조합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또 금속노조에 대한 신뢰구축 방법으로 지역지부와 기업지부 모두 ‘지회(사업장)-지부-조합 등 민주적 소통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응답이 각각 27.3%와 37.1%로 가장 많이 나와 원인과 대책을 모두 ‘민주적 소통’으로 꼽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기업과 지역단위의 큰 인식차이

이후 금속노조 강화를 위해 ‘정파문제’ 해결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금속노조 강화와 연대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에 대해 ‘정파 간 분열과 반목’이 70.7%로 압도적 1순위로 꼽혔다. 또 ‘내부 단결을 위해 해결해야할 조직적 과제’에 대한 질문에 ‘기업지부와 지역지부간 갈등(26.0%)’, ‘편협한 정파운동(18.6%)’ 순으로 나타나, 정파문제 해결이 이후 금속노조의 중대 과제임을 드러냈다.

이번 설문에서는 지부편제 원인과 방향에 대한 인식차가 명확히 드러나기도 했다.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편제가 더딘 이유’에 대해 전체적으로는 ‘기업지부 당사자의 이해와 의지 부족(41.0%)’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답에 지역지부는 27.9%, 기업지부는 13.1%로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기업지부는 ‘기업지부 지역편제 방안이 현실에 부합하지 않아서’라고 답하는 대의원이 24.2%, 지역지부 대의원은 3.9%만이 긍정해 기업지부와 지역지부의 차이를 나타냈다.

기업단위 넘어선 총고용보장 요구

기업지부와 지역지부 인식의 차이는 ‘지역지부 통합 과정에서 지역-기업지부간 인식 경험의 차이 극복 방안’에 대해서도 드러났다. 지역지부는 ‘간부들이 먼저 인식을 전환해 현장조합원 설득(27.3%, 지역지부 154명 중)’을 1위로 꼽은 반면, 기업지부는 ‘지역전환 시 기득권 저하 우려 등 쟁점들에 대한 선전홍보 강화(37.8%. 기업지부 196명 중)’를 1위로 꼽은 것이다.

설문조사를 담당한 노조의 박정미 정책국장은 “설문조사를 통해 완성차와 지역의 인식차가 명확히 드러났다”며 “이제 어떻게 이 차이를 줄일 것인가가 과제로 도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문제들이 산적함에도 대의원들은 금속노조의 사업장을 넘어 수행할 초기업적, 산별적 과제로 ‘기업별 단위를 넘어선 총고용 보장(32.1%)’을 요구했다. 또 전임자임금금지,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에 맞서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벌여야 한다(88.9%)’고 답해 금속노조의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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