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행동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약 4-5 % 정도라고 하니, 무조건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최근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전체 초중고교 대상으로 과잉행동장애와 우울증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려다가 학부모와 전문가들의 반대로 취소했다.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문제제기를 받아들인 것인데, 학부모 뿐 아니라 교육기관과 정부 또한 오락가락 하기는 매한가지이다.

과잉행동장애는 발달장애의 한 종류다. 대표 증상은 다음과 같다. 과잉행동장애 아동은 허락 없이 자리에서 이탈하고, 뛰어다니고, 팔과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등 활동수준이 높다. 장시간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신체 통제에 어려움을 느끼며, 손가락이나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런 과도한 움직임은 가정, 학교, 병원 등 상황에 관계없이 일어나고, 혼자 있을 때, 부모와 같이 있을 때, 놀이 중, 수업시간 중 모두 나타난다.

▲ 7세 이후에 주의력 결핍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
또한, 분노, 좌절, 슬픔, 기쁨 등의 정서적인 반응도 일반 아동들보다 더 빈번하고 강하게 표출한다. 그런데 이러한 장애는 5세 이전에는 진단하기 힘들다. 그러니 어린 아이가 산만하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의사들의 충고는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대신 7세 이후에 주의력 결핍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

문제는 과잉행동장애의 원인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형이나 자폐, 정신지체, 학습능력장애 등 대부분의 발달장애가 원인미상인 경우가 많다. 이렇듯, 과잉행동장애 또한 원인을 모른다. 특정한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갖는다. 하지만 유전자와 함께 환경요인이 관여한다는 것도 최근에 인정되고 있다. 그리고, 금속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화학물질들이 과잉행동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지기 시작했다.

과자를 많이 먹으면 위험하다는데?

임신 중인 여성노동자가 노출되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학습장애, 언어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들은 많다(표 참조). 그러고 보니, 여성노동자들이 시너를 대책없이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시너에는 톨루엔과 크실렌이 들어있다. 톨루엔에 대한 한 연구에서는 임신여성이 노출된 양은 법적 기준보다 낮았는데도, 태어난 아이는 말을 배우는 것이 늦어졌다고 보고하고 있었다.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학습장애, 언어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들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들이 노출되는 유해물질도 있다. 특히 인공색소가 과잉행동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청색 1호, 청색 2호, 적색 3호, 적색 40호, 녹색 3호, 황색 5호, 황색 6호는 과잉행동장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연구된 물질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빙과류 등에 함유되어 있다. 제조회사들에서는 식약청에서 정한 일일섭취량을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청색 1호는 식약청 기준의 3백 분의 1 수준에서도 과잉행동장애를 유발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는 아이들을 위하여 식품에 천연색소를 사용하도록 법제화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공색소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므로 과자나 가공식품을 많이 먹이는 것은 아이에게 좋을 리 없다.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이라는 단체가 사실상 출범했다. 금속노조가 적극적으로 제안해 만든 단체다. 이 단체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위험한 물질에 대한 대책을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일을 시작하려 한다. 부모에게 더욱 안전한 현장을 만들고, 우리 아이들이 더욱 안전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세상을 소비자들과 노동조합이 함께 만들어보자.

김신범 /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위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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