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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이거 법률용어 아니죠?”
“공장 안 사람 사실상 강제근로”
[업무복귀 둘째날] 16일 국회 환노위 의원들 유성기업 방문
강지현 선전홍보실장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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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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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의 일괄복귀 뒤 정상적인 조업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어야 노동조합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다. 직장폐쇄도 그 확신이 들어야 철회가 가능하다. 그리고 결정권은 사장에게 있다.”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공식적으로 업무복귀를 선언하고 정상출근을 시도한 지 이틀째인 16일. 유성기업 아산공장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회의원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장과의 만남에서 이같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회사 사장은 그곳에 없었다.

   
▲ 6월16일 유성기업 아산공장 앞에서 이구영 유성 영동지회장이 지회의 입장과 회사의 부당한 직장폐쇄 철회 거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구영 유성 영동지회장, 홍영표 의원, 오복수 노동부 천안지청장, 정동영 의원, 박유기 노조 위원장. 신동준

이날 낮 12시 30분 민주당 국회의원인 정동영 최고위원과 홍영표 노동위원장이 충남 아산의 유성기업 앞을 찾았다. 이어 낮 12시 50분 경 오복수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장도 현장에 나타났다. 이들은 낮 1시 15분 경 용역과 컨테이너가 막고 있는 회사 정문 틈새를 통해 공장안으로 들어가 한 시간 가량 아산공장장 등과 면담을 펼쳤다. 면담 뒤 바깥으로 나온 정 의원이 보고한 회사입장은 여전히 ‘진정성’ 타령이었다.

   
▲ 6월16일 출근 투쟁 이틀째를 맞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섭씨 30도가 넘는 땡볕 아래에서 주먹밥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회사는 여전히 공장 문을 열지 않고 있다. 신동준

지긋지긋한 ‘진정성’ 타령

정 의원은 이날 면담 때 “회사가 진정 대화할 생각이 있는 것이냐, 아니면 노조 자체를 없애려고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정 의원은 사측이 “회사가 없애려고 한다고 없어질 노조도 아니고 우리는 노조 존재를 결코 무시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 자리에서 “노조 측이 보이는 적대적인 태도와 발언 때문에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을 뿐”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원들이 “노사 간의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용역부터 철수시키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꼬집은 것으로 정 의원은 전했다. 아울러 홍 의원은 이날 면담에 배석한 오 천안지청장과 아산시청 관계자까지 모두 사측에 적극적인 대화를 촉구했다고 조합원들에게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오는 22일까지 이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 그 날 있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원회 때 적극 따져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6월16일 유성 아산공장장등 사측을 면담하고 나온 정동영 의원이 면담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신동준

아산공장장과의 면담에 앞서 이들은 조합원들과 40분간 간담회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지회의 어느 간부는 “하도 회사가 진정성 운운 하길래 머리띠와 투쟁조끼조차 입지 않고 출근한다”며 “그런데도 회사 쪽은 그 누구도 나와 보지 않고 용역과 컨테이너만 정문 앞을 막고 있다”고 의원들에게 하소연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도 “13일 조합원 총회라는 최고 의결기관을 통해 업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하자고 만장일치로 정하고 14일 기자회견으로 공표한 것만큼 더 진정성 있는 태도가 또 무엇이냐”고 호소했다.

“적대적 분위기 조성 용역부터 철수 마땅”

이에 정 의원은 “사용자는 경영권이 있고 노동자에는 노동권이 있는데 노동권이 인정되지 않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며 그 자리에 나타난 오 지청장에게 곧바로 따져 물었다. 이에 오 지청장은 “역시 노조의 현장복귀가 진정성이 있는지가 문제”라며 회사 쪽 입장만 되풀이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진정성이 법률용어는 아니죠?”라고 비꼬듯 말하며 “언제부터 이 나라가 진정성 운운하는 나라가 됐느냐”고 꼬집었다.

   
▲ 6월16일 홍영표 의원이 민주당 차원의 유성기업 문제해결 대응 내용을 설명하는 가운데 사측 용역이 이를 불법적으로 촬영하고 있다. 신동준

이어 박 위원장은 “지회의 현장복귀 선언의 진정성 여부를 노동부가 확인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며 “노동부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 지청장도 “그것만 확인되면 노사대화는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노동부가 어느 편을 드느냐에 따라 사태가 돌변한다”며 “객관적 시각으로 대화가 성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청장에게 주문했다.

“진정성 여부 노동부가 확인해주면 되지”

한편, 이날까지 회사의 말을 듣고 스스로 업무에 복귀한 일부 조합원들의 상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회의 한 간부는 “회사는 관리자까지 포함해 현장 안 사람들을 퇴근도 안 시키고 안에 가둬 숙식시키고 있다”고 증언했다. 현장을 방문하고 나온 정 의원도 “업무복귀자들은 현재 탈의실 바닥에서 자고 있는 듯 해 보였다”며 “이들도 일종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이에 홍 의원은 “저건 강제근로”라고 비판했다. 지회의 한 간부는 “이 같은 회사 태도에 대한 행정지도라도 내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오 지청장에게 따지기도 했다.

   
▲ 6월16일 정동영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유성 노동자들이 농성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비닐하우스를 둘러보고 있다. 신동준

이날로 회사의 공격적인 직장폐쇄는 한 달 째다. 경찰의 현장 ‘침탈’로 조합원들이 바깥으로 내쫓긴 지는 3주 됐다. 그리고 노사 간의 공식적인 대화는 지난 2일 이후로 끊긴 상태다. 회사의 생산이 정상적일 리도 없다. 지회의 한 간부는 “생산은 잘 해야 60% 수준일 것”이라면서 “생산량이 문제가 아니고 그 품질이 더 문제”라고 강조한다. 그는 “현장 안 기계설비는 생각보다 까다롭고 때때로 품종교환도 해줘야 하는데 모두 여기 바깥의 설비 만지던 노동자들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인다. 상황이 이러한 데 회사가 언제까지 ‘진정성’ 타령만 하며 시간을 보낼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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