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을 들먹이며 공장복귀를 받지 않는 회사의 태도에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15일 회사는 아침부터 출근도 못하게 막더니 용역이 조합원을 폭행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15일 낮 3시 열린 결의대회 자리에서 김선혁 유성기업영동지회 부지회장이 울분을 토해냈다. “이제는 정말 악 밖에 안남았다. 진정성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는데 회사가 이런식으로 나온다면 할복이라도 해야되는거냐. 우리들의 자제력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 자제력과 품은 한이 터지면 같이 살지, 같이 죽을지 선택할 수밖에 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진정성을 가지고 교섭하자.”

▲ 6월15일 유성기업 아산공장 앞에서 '유성투쟁 승리 금속노조 영남, 충청권지부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신동준

김 부지회장은 결의대회에 모인 노조 조합원들에게 공동 투쟁도 당부했다. 김 부지회장은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고 안심하지마라. 타임오프나 회사, 정권이 요구하는 것 다 받아들이면서 개처럼 살거냐”며 “유성 조합원들은 이미 죽을 각오를 했다. 준비됐다. 동지들도 한번 집회 오는 것이 아니라 이 투쟁에 죽을 각오로 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 6월15일 유성기업 아산공장 앞에서 열린 '유성투쟁 승리 금속노조 영남, 충청권지부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동준

지회 조합원들이 분노는 교섭을 거부하고 출근마저 못하게 가로막는 회사와 용역의 불법적인 행태 때문이다. 15일 아침 출근 투쟁 때도 용역은 정문 컨테이너 위에서 조합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자극하는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이날 오전에는 공장 바깥 지회 천막이 있는 굴다리 앞까지 용역들이 몰려나와 조합원들에게 시비를 걸고 한 조합원을 폭행했다. 이 조합원은 용역에게 맞아 이가 부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 6월15일 유성기업 아산공장 앞에서 '유성투쟁 승리 금속노조 영남, 충청권지부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신동준

“용역깡패 몰아내고 현장으로 돌아가자. 지금은 너희가 웃지만 결국 우리는 공장에 돌아간다.” 공장 정문 앞에선 조합원들은 회사와 용역을 향해 분노의 함성을 내질렀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충남, 대전충북지부 조합원 뿐 아니라 경남과 울산지부 등 영남권 조합원도 참석했다. 이들은 뜨거운 햇빛에도 “유성기업이 무너지면 더 이상 금속노조가 남아나지 않는다”며 연대 투쟁을 벌일 것을 결의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강태희 울산지부장은 “한 달 동안 더위를 견뎌가며 공장 밖에서 투쟁하는 유성 동지들이 고생이 많다”며 “우리도 지역 현장에서 조합원들에게 유성 투쟁을 잘 알리고 실천투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 6월15일 유성기업 아산공장 앞에서 열린 '유성투쟁 승리 금속노조 영남, 충청권지부 결의대회'에서 조힙원들이 공장 일괄복귀 수용을 촉구하는 함성을 외치고 있다. 신동준

금속노조는 14일 중앙집행위원회의에서 매 주 수요일 권역별 결의대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17일 낮 3시에는 전체 지부 확대간부와 조합원이 충남 아산 유성공장 앞에 모여 직장폐쇄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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