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폭력경찰 침탈 이후 지회 조합원들은 내부 조직력을 정비하고 직장폐쇄 철회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회 조합원들은 26일 오전 10시 한 곳에 모두 모여 향후 투쟁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리고 26일 경찰서에서 풀려나는 조합원들까지 모아 회사 출입 투쟁과 서울 본사 상경투쟁 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25일 밤 현재 전날 폭력경찰에게 연행된 5백 12명 중 4백 10명이 풀려났고, 1백 2명은 충남지역 경찰서에 나눠져 조사를 받고 있다. 회사는 현재까지도 경찰병력과 용역을 정문에 배치시키고 조합원을 상대로 한 직장폐쇄를 풀지 않은 채 조합원들의 현장 출입을 막고 있다.

▲ 5월25일 아산경찰서 앞에서 열린 '유성기업 경찰 침탈, 조합원 연행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한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집회에 참석한 금속노조 조합원들과 마주보고 파업가를 부르고 있다. 신동준
폭력경찰에 의한 유성기업 현장 침탈이 있은 다음날인 25일 낮 3시 민주노총(위원장 김영훈)은 충남 아산경찰서 앞에서 ‘공권력 침탈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전날 연행 뒤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지회 조합원들을 포함해 금속노조 소속 수도권과 충청권 조합원 7백 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결의대회 때 엄기환 유성기업지회 부지회장은 “공권력 투입되면 총파업을 한다고 선언했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런 우리의 모습 때문에 자본가가 더 악랄한 탄압을 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엄 부지회장은 “20년 동안 지역투쟁에 복무해 온 유성기업지회가 무너지면 지역운동이 살아남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조건을 따지지 말고 투쟁에 나서자”고 연대투쟁을 호소했다.

▲ 5월25일 아산경찰서 앞에서 열린 '유성기업 경찰 침탈, 조합원 연행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장인호 노조 충남지부장과 이강남 대전충북지부장이 결의 발언을 하고 있다. 신동준
아울러 엄 부지회장은 지회 조합원들을 향해서도 “투쟁의 주체인 조합원들이 흔들린다면 절대 승리하지 못한다”며 “결의를 모은 만큼 대오 이탈 없이 사측을 무릎 꿇게 하는 투쟁을 만들자”고 독려했다. 이날 집회에 모인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은 일주일의 농성과 밤새 진행된 경찰 조사 등으로 지친 모습이었지만 다른 집회 참석자들 앞에서 이후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 때는 장인호 충남지부장과 이강남 대전충북지부장이 파업 결의를 재차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장 지부장은 “전국에서 밀리고 깨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구호로만 민주노조 사수투쟁을 외쳐서는 안 된다”며 “내일(26일)은 두 지역만 파업을 하지만 지역의 울타리를 넘어 전국 투쟁을 벌이자”고 강조했다.

▲ 5월25일 아산경찰서 앞에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이 아산경찰서에 감금된 조합원들을 면회하기 위해 모여 있다. 신동준
이 지부장도 “유성기업은 충남과 대전충북 각 지역의 핵심대오인데 지역마다 핵심대오가 깨지고 있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지역 총파업을 결의했고,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금속노조 소속 충남지부와 대전충북지부는 26일 낮 네 시간 파업을 일제히 벌인다는 방침이다. 이날 파업을 벌인 두 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낮 3시 30분 충남 아산에 모여 대규모 집회도 진행한다.

이날 집회 직전에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을 통해 “노조파괴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유성기업의 사태에 개입한 것이 확인됐다”며 “철저히 계획된 노조파괴시나리오에 공권력 침탈로 경찰이 힘을 실어준 것은 이명박 정부의 노조에 대한 도발이며 협박”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과 연대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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