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5일. 금속노조와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노동부 장관 후보자라면 당연히 한진중공업 사태 등 노동현안에 대한 개인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채필 후보자가 현 정부 노동정책의 핵심인물인 만큼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노동현안에 대한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쌍용차 노동자들의 비극이 한진중공업에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정부와 노동부가 이제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국세청 또한 한진중 노동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사측의 탈세의혹을 꼼꼼히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금속노조와 민주당이 25일 '한진중 사태해결을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박향주

이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특히 지난 24일 자행된 유성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대규모 공권력 투입 문제를 거론했다. 박 위원장은 "사측의 직장폐쇄와 용역깡패들의 살인미수행위는 내버려 둔 채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는 폭력진압으로 나왔다"며 "장비로 무장한 수 천 명의 경찰병력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을 짓밟았다"고 규탄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노동부장관 후보 인사청문회는 정부의 노동자정책에 대해 따져묻는 자리”라며 “장관 후보자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와 유성기업 사태 등을 비롯한 노동현안에 대한 입장과 대책을 반드시 내놔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각종 노동현안에 대한 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생각을 인사청문회 때 들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이 이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위해 한진중공업과 쌍용차 관련증인을 인사청문회에 요청했지만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 위원장은 “부산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왜 지역문제에 침묵하고 있냐”며 “당장 한진중 정리해고 문제 해결하라”고 한나라당에 촉구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파업이 6개월째 계속 되고 있으며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고공농성도 1백40일을 넘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부터 민주당 당사 안에 들어가 농성 중인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25명은 현재 한나라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신영수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도 병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채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날인 26일까지 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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