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 발암물질 추방사업이 공장을 넘어 전체 사회로 확산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노조는 환경단체, 학부모, 소비자, 사회단체 등과 함께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가칭)’(아래 국민행동)을 꾸려 사회운동까지 벌인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국민행동 출범을 위해 이에 동의하는 단체들과 함께 다음달 22일까지 대표자회의를 열어 국민행동 준비위원회 발족 일정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배현철 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준비위원회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건강권 쟁취 운동을 위한 기구”라며 “지역사회 다양한 구성원들의 주체적인 참여로 운동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노조는 환경단체, 학부모, 소비자, 사회단체 등과 함께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가칭)’(아래 국민행동)을 꾸려 사회운동까지 벌인다는 계획이다. 신동준
노조는 국민행동 준비위원회에 노동, 환경, 여성, 학부모, 교사, 생협 등 다양한 사회단체를 참여 대상으로 하고 개인 참여도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준비위원회는 생활 속의 발암물질 추방 운동 등 대중캠페인을 통해 발암 및 유해물질의 위험성을 알리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아울러 노조는 국민행동 준비위를 통해 발암물질 위험성을 알리는 토론회와 여성, 어린이, 노동 등 분야별 워크샵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노조는 공동행동 준비위를 꾸려 사람 혈액을 채취해 혈액 중 발암물질을 분석, 몸이 유해물질로부터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 수치를 보여주는 이른바 ‘바디버든 캠페인’ 사업도 벌인다.

이에 앞서 노조는 지난 해 11월 열린 28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발암물질 추방 특별사업 계획을 확정했다. 그리고 노조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 국민행동 구성을 각 사회단체에 제안하고 준비회의와 간담회 등을 진행해왔다. 5월 현재 이같은 노조 제안에 동의한 단체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서울환경연합, 여성환경연대, 한국진보연대, 환경정의,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한살림연합 등이다. 특히 서울환경연합, 여성환경연대, 환경정의는 발암 및 유해물질 추방을 위한 캠페인을 각기 벌여왔던 단체다.

노동+환경+여성+학부모+교사+생협

서울환경연합의 경우 △가공식품에 들어간 식품첨가물 최소화 운동 △베이비파우더에 석면 함유 피해보상 운동 등을 진행해 왔다. 여성환경연대와 환경정의도 여성 유방암 발병률 급증과 관련해 △유해환경 예방운동 △화장품 발암성 및 생식 발달독성 위험성분 알리기 운동 △생활 속 가구와 먹거리 유해화학물질 문제 홍보 등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노조와 이들 단체들은 지난 20일 공동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와 이들 단체들은 공동 사업 의제를 정하고 향후 사업 계획의 큰 가닥을 잡았다. 이날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신범 실장은 “안써도 되는 유해물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고, 더 큰 문제는 제대로 된 정보를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작업현장 발암물질 노출실태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아이들, 여성 등 생활 속 발암물질에 대한 문제제기와 종합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공동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지난해 11월16일 열린 '발암물질 현장조사결과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성락 노조 기아차지부장, 박유기 노조 위원장, 이경훈 노조 현대차지부장(사진 왼쪽부터)이 "현장에서 발암물질 추방하자"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동준
워크샵에 참석한 박수미 참교육학부모회 회원도 “학교 내 급식 식재료 안전성이나 학교 시설 석면 문제에 대한 활동을 해왔는데 이번 공동 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정보와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수위 높은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워크샵 참여 단체들은 이날 토론을 바탕으로 어린이 용품 및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물품에 포함된 유해물질을 알리고, 해당 제품에 대한 소비자 행동을 벌이는데 뜻을 모았다.

한편, 금속노조 발(發) 발암물질 추방사업에 대한 국제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호주에서 열린 국제금속노련(IMF) 아태지역총회 참가자들은 한국 금속노조가 제안한 발암물질 및 독성화학물질 규제를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수십만 종의 화학물질이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운동의 국제적 연대 수준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노동자를 보호하고 시민, 지구, 미래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금속노련이 나서자”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전세계 노동자 건강한 노동을 위해 석면을 필두로 발암물질과 독성화학물질 규제에 나설 것 △각 나라 금속노조는 국가에 고위험우려물질을 사용 금지 요구 △특정 국가에서 금지하는 위험물질이 규제가 약한 나라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감시 등을 결의했다. 국제금속노련(IMF)는 올 하반기 화학물질관리와 감시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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