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한다고 언론들이 앞 다투어 심심찮게 나부대고 있다. 변화무쌍한 주가의 흐름이라 이런 흐름은 언제 또 바뀔지 모르지만,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관심사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시장은 얼핏 보기에 달아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전형적인 ‘차별화 장세’였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소외감은 극심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기고에서는 자본주의의 꽃이라 하는 주식시장을 둘러싼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철저히 소외된 코스피 일부 주도업종만의 상승장이 만들어졌는데 이런 ‘차별화 장세’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우린 여기서 ‘만들어졌다’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본의 게임이 이루어지는 신자유주의 시장에선 철저히 주도(투기)세력에 의해서 모양새가 만들어진다. 이는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쳇말로 돈 놓고 돈 먹는 큰손들의 투전판이 세계 곳곳에서 광풍처럼 휘몰아치고 있다.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유가증권시장과 상품시장의 투기판이 조장되고 있고,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온갖 것들의 폭등과 폭락이 만들어지고 있다. 바로 우리가 사는 이런 세상의 흐름을 ‘신자유주의’라 하며 물질만능의 시대라고 한다.

신자유주의 흐름에 대한 체감 감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주식시장을 조금 더 들여다보도록 하자. 최근 우리 주식시장의 상승흐름은 철저히 몇몇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을 했다고 서두에서 밝혔는데 확대경을 대어보면 자동차와 화학 업종이 이번 상승장을 이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장을 만들었을까? 1등 공신은 바로 ‘자문형 랩어카운트’(이하 ‘랩어카운트’)다.

랩어카운트의 경우 어느 정도의 큰 금액을 모아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기 때문에 종목 매집과 매도 때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면서 주가를 조종한다. 바로 이번 상승장의 주력업종이었던 자동차와 화학 주가의 급격한 상승과 하락 흐름이 이들 랩카운트의 놀음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들은 미리 업황을 예상하고 주가를 조종하면서 뉴스를 통해 시세를 폭발시키면서 투전판을 만들어가는 전형적인 투자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하의 모든 시장흐름은 이렇게 만들어지고 소멸하는 과정을 통해 메이저(큰손)들의 이익을 만들어간다. 시쳇말로 놀음판에 잃는 사람이 있어야 따는 사람이 있듯이 세상이 이렇게 굴러가다보니 누군가는 이들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신자유주의는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동물의 왕국을 방불케 하는 피비린내 나는 처절한 싸움을 조장하고 유발한다.

여기서 안타까운 것은 이런 판에 특별한 전략과 전술도 없이 어떻게든 한 번 투전판에서 벌어보겠다고 불나비처럼 주식시장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의 등락흐름을 보면 어지럽기까지 하다. 지난 5월2일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뉴스가 발표되자 호재로 급등한 주식이 그 다음날 테러 우려로 폭락하는 것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시장을 떡 주무르듯이 주물러가며 극도의 심리전을 방불케 하면서 거대한 자본의 이해관계에 의해 투전판을 만들어가는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싸우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동물적인 본능이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밀림에서 불안함에 잠조차 제대로 잘 수 없는 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신자유주의라는 것을 알고 경각심을 더욱 더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용어해설] 자문형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증권사가 투자자의 성향에 맞춰 고객이 맡긴 자산을 모아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ELW 등 여러 금융상품에다 투자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를 말한다. ‘자문형랩’은 개인계좌 단위로 증권사가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통해 일임투자 형태로 운영을 하는데 대부분 최소가입금액 기준이 5천만원~1억원 정도로 높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이다 보니 종목을 압축해서 투자하는 관계로 시장의 급등락을 조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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