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구속된 상태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박창수 열사 20주기 정신계승제’가 5월4일 오전 11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단결의 광장에서 열렸다. 박창수 열사는 1991년 대우조선노조의 골리앗 투쟁을 연대하기 위한 전국노동자협의회(전노협) 파업를 논의하다 구속돼 5월6일 안양병원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채로 발견됐다.

▲ 5월4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단결의 광장에서 ‘박창수 열사 20주기 정신계승제’가 열리고 있다. 부산양산=유장현

50m 높이의 17호 크레인위에서 마이크를 든 한진중 채길용 지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권력과 자본은 민주노총과 한진중공업 지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온갖 술수를 부리고 있다”며 노동조합을 지키고 정리해고를 분쇄하고 승리하는 투쟁이야 말로 박창수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노조 문철상 부산양산지부장은 “어렵고 힘들지만 끝까지 투쟁해서 한진중공업 단결의 광장에서 숨쉬고 있는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자”고 말했다.

▲ 5월4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단결의 광장에서 열린 ‘박창수 열사 20주기정신계승제’에서 문철상 지부장과 채길용 지회장이 투쟁사를 하고 있다. 부산양산=유장현

 

▲ 1991년 당시 비대위 상황실장을 맡았던 심상정 전 국회의원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부산양산=유장현

금속연맹 사무처장을 역임한 심상정 전 국회의원은 “1991년 박창수열사 의문사 진상규명 비상대책위 상황실장을 맡아 서울과 안양에서 열사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투쟁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심 전 의원은 “아직까지도 20년 전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한진중공업 경영진은 부산이 아니라 지구를 떠나야 한다”며 “정리해고가 분쇄될 때까지 같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마지막 추모사를 통해 “5월6일 한진중공업 부당해고 지노위 판정이 있지만, 이기든 지든 정리해고가 분쇄되고 사업장으로 돌아가려면 더 험난한 투쟁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의 연대투쟁으로 박창수 열사의 정신을 반드시 되살려내겠다”고 밝혔다.

추모식중간에 한진중공업 열사정신계승사업회 회원 5명이 나와 열사가 생전에 자주 불렀던 민중가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부르자 당시 투쟁에 참가했던 일부 조합원들의 눈에는 눈물이 비치기도 했다. 지회의 한 젊은 조합원이 <열사가 전사에게>를 부르자 추모식장은 더욱 경건하고 엄숙했다. 부울경 열사회 회원 5명은 박창수열사추모곡 <노동자로 다시 태어나>를 부르며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반드시 정리해고를 분쇄하겠다고 다짐했다.

추모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박창수열사를 분향한 뒤 85호 크레인으로 이동해 농성중인 김진숙 동지와 “열사정신계승하여 정리해고 박살내자”는 구호를 외치며 반드시 살아 땅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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