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필리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생존권 쟁취, 노동권 보장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4월1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두 나라 한진조선소 노동자들은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노조 불인정과 열악한 노동환경 방치 등 극심한 노조 탄압과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한진중공업은 한국에서 2백 여명의 노동자를 불법적으로 정리해고한 상태다. 

4월19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와 필리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소속된 필리핀 전국건설목공노동조합연맹이 각각 발표한 연대성명서에서 두 노조는 “두 나라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국제적 연대투쟁을 벌이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 4월1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제건설목공노련의 아폴리나르 덩 톨렌티노 아시아 대표가 “회사가 한국과 필리핀에서 벌이는 탄압은 한국의 반노조 정책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국제노동조합운동을 대표해 한진중공업의 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하고 있다. 신동준

필리핀 전국건설목공노조연맹은 연대성명서를 통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회 투쟁에 대한 전체 필리핀 노동자들의 연대 행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5월1일 필리핀 진보적 노조가 모여 공동주최하는 집회에서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고 정리해고 철회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활동 보장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서도 작성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지회도 “필리핀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며 “한진중공업은 수빅에서 모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사용하는 고용체계를 개선하고 안전한 작업환경 확보, 정당한 노동권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최우영 지회 사무장은 “한진은 한국에서 정리해고도 모자라 40건이 넘는 민형사 고발, 1백58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등을 통해 노조탄압을 하며 영도조선소를 정규직 없는, 노조없는 현장으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최 사무장은 “필리핀과 한국에서 똑같은 노조탄압을 저지르는 회사에 맞서 수빅조선소 노동자들과 계급 연대를 하고 투쟁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 4월19일 열린 최우영 한진중지회 사무장이 사측의 탄압 상황을 보고하고 수빅조선소 노동자들과 연대 투쟁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신동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필리핀 건설목공노동조합연맹과 국제건설목공노련은 19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한진중공업에 양국에서 노동자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진중공업이 두 나라에서 노동자를 무자비하게 해고하고 노동권을 부정하는 것은 경영진이 노동자들을 인간으로, 노동자로서 전혀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 전국건설목공노동조합연맹이 가입해있는 국제건설목공노련의 아폴리나르 덩 톨렌티노 아시아 지역대표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덩 톨렌티노 대표는 “전세계 노동자들을 대표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투쟁에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참석했다”며 “회사가 한국과 필리핀에서 벌이는 탄압은 한국의 반노조 정책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국제노동조합운동을 대표해 한진중공업의 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한진중공업 경영진이 무책임한 행동을 게속한다면 양국 노동자들의 노동 권리를 되찾기 위한 연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양국의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 정리해고 철회 △단체협약 준수 △경영책임자 교체 △필리핀 노조 인정 △사망사고 방지 프로그램 시행 △불법 사내하도급 중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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