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정벌레차 ‘비틀’로 유명한 독일 폭스바겐이 지난 2월 23일 파견노동자 2천2백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2월 24일자 독일 볼프스부르크 알게마인 신문(WAZ)은 폭스바겐 노사대표가 올해 사업장협정을 통해 이와 같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 독일 드레스덴 폭스바겐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세계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자동차시장이 정상화된 만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폭스바겐 노사는 고교졸업을 앞둔 수습노동자 1천2백5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또 폭스바겐은 향후 5년 동안 5~6천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이에 필요한 인력을 전원 정규직으로 뽑겠다고 약속했다.

고용안정을 위한 폭스바겐의 노력은 이번뿐만 아니다. 폭스바겐은 이미 지난해 10월 27일 독일 볼프스부르크와 카셀지역 공장에서 일하던 파견노동자 4백명을 정규직화한 바 있다. 당시 노사는 단체협약을 통해 사업장내 비정규직 상한선을 정규직 총원의 5% 이내로 제한할 것을 합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합의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요구 때마다 해외 자동차기업의 고용유연화 사례를 들면서 이를 거부했다. 폭스바겐 노사의 이번 합의로 정규직화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어긋난다는 현대차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이상호 정책연구위원은 “폭스바겐의 대규모 정규직화 합의로 간접고용과 비정규직의 확산이 기업의 질적 경쟁력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고용유연화가 세계적 추세라던 현대차의 주장은 억지”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대차그룹이 진정 글로벌 스탠다드를 원한다면 폭스바겐처럼 원청 사용자로서의 고용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우선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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