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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누가 폭력집단인가[삐딱한신문읽기] 전쟁, 그리고 최철원의 폭력
박성식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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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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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본래 그들의 존재방식이다. 마르크스와 더불어 사회과학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막스 베버는 “국가란 정당한 혹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폭력수단에 기초를 둔 인간에 대한 인간의 지배”라고 말했다. 트로츠키 역시 “모든 국가는 폭력에 기반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민주주의 현대국가에 적용하는 것은 억지라고 할 이들이 있겠지만, 법과 제도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국가가 국유화된 폭력으로 다가가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따라서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애국’은 폭력에 따르고 가담하는 행위로도 해석된다. 때문에 극단적인 애국심은 종종 가장 극단적 폭력인 전쟁을 부르기도 한다. 지금 우리사회의 일각이 애국심으로 펄펄 끓고 있다. 그중 섬뜩한 애국자는 바로 중앙일보 김진 기자다. 그의 고정칼럼 <시시각각>은 그야말로 시시각각 전쟁을 선동해왔다. 천암함사태 당시 그는 ‘전쟁을 결심하자’고 했고, “국민이 3일만 참으면” 전쟁을 벌여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지금은 “F-15K가 울고있다”며 정부에 또 전쟁을 요구했다.

국가폭력과 섬뜩한 애국심

국가가 그렇듯 모든 지배행위는 폭력적 속성을 갖는다. 사르트르의 동지였던 철학자 메를로퐁티는 인간을 “다양한 종류의 폭력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존재”라며, 폭력을 인간의 불가피한 문제로 설명하기도 했다. 물론 그가 말한 폭력은 대화나 설득을 통해 타인을 자신의 의지에 귀속시키는 행위까지를 포괄하지만, 그래도 무리한 개념짓기라고 여겨진다.

   
▲ 섬뜩한 애국자는 바로 중앙일보 김진 기자다. 천암함사태 당시 그는 ‘전쟁을 결심하자’고 했다.
그러나 메를로퐁티의 주장을 ‘국가와 자본은 “다양한 종류의 폭력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존재’라는 말로 바꿔보면 별 무리 없이 들린다. 이밖에도 가정이나 회사 내의 폭력들도 오로지 삐뚤어진 인격의 소산이기보다는, 뭐든 지배하고 강제하려드는 자들의 속성에서 연유했음을 봐야한다. 지배자들은 다양한 방식과 제도로써 폭력을 행사해왔으며, 법의 이름으로 가해진 폭력도 적지 않았다. 인혁당 사건은 가장 대표적인 사법살인이었고, 용산참사 판결 역시도 법으로 포장된 지배집단의 폭력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다양한 폭력 중에 선택하기

폭력의 선택 가운데 사람의 신체를 직접 위해하는 폭력은 가장 극단적이고 과격한 선택이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구타사건에 이어 최근, 한 운수노동자를 주먹과 몽둥이로 때려 피투성이로 만들고 1대에 1백만 원이라며 돈을 던져준 SK재벌가의 최철원이 바로 그 경우였다. 과격한 폭력을 선택했기에 그는 여론의 거센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유사한 장면이 영화나 드라마에도 등장하는데, 실제로 사건을 접한 대중들은 “정말 돈 많은 사람들한텐 흔한 일인가보다”며 놀랐고, 이를 보도한 연예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최철원 사장을 비난했지만, 노동자의 파업이나 집회를 폭력집단으로 낙인찍고 매도하던 태도와는 사뭇 달랐다.
이 사건에는 보수언론조차 혀를 찼지만, 수준 이하 도색신문인 문화일보는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최철원 사장을 비난했지만, 그 비난도 결국은 재벌들을 위한 것이었다. 폭력행위를 엄벌하고 폭력의 본질적 근원과 본성을 들추기보다는, 고작 ‘재벌의 얼굴에 먹칠하지 말라’는 투였다. 조선은 한 개인의 일탈이 “재벌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부채질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을 뿐이다. 노동자의 파업이나 집회에서 발생한 사소한 마찰을 트집 잡아 ‘폭력집단’으로 낙인찍고 매도하던 그들의 태도와는 사뭇 달랐다.

너무 과격한 폭력

솔직히 말하건대 지배하는 자든 지배받는 자든 모두 폭력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지배하고 강제하는 자는 근본적으로 폭력성을 수반한다. 다만, 물리적인 직접 폭력이냐 법과 제도로 은폐된 폭력이냐의 구별이 남을 뿐이고, 야만적 폭력이냐 세련된 폭력이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러한 모든 폭력은 필연적으로 당하는 이에게 심각한 비참함과 좌절감을 쑤셔 박기 마련이다. 그리고 비참과 좌절은 아무래도 국가 관료나 재벌들과 매우 거리가 먼 정서라는 점에서, 이 사회의 일상적 폭력집단이 과연 누구인가를 생각하게끔 한다. 나의 어머니는 법 없이도 살 분이지만, 대통령께서는 단 하루도 추상같은 법과 경찰 없이 살지 못할 위인이다. 폭력은 지배자의 본성이고 법과 법체계는 대부분 지배자의 이성일 뿐이다.

박성식 / 민주노총 부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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