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가 본격적인 하반기 투쟁에 나선다. 노조는 29일 중앙집행위원회(아래 중집)를 열어 노조의 하반기(11~12월) 투쟁계획을 확정했다. 노조의 새로운 임원 임기 시작 4주 만에 투쟁채비를 한 셈이다.

이날 확정된 노조의 투쟁기조와 목표는 대략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지급금지 관련한 노조법 개정을 둘러싼 투쟁을 전조직적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 이는 민주노총 차원의 투쟁방침에 적극 따르면서도 금속노조 차원의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배치하겠다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이날 특별히 ‘MB정권과 한나라당 규탄 및 노조법 개정 청원운동’을 우선 펼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복수노조 허용 시 자율교섭제도 보장과 전임자임금 지급을 노사자율로 결정할 수 있게끔 법개정이 되어야 한다는 전국민적인 서명운동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대대적 청원운동의 성사를 위해 노조는 지역별 전임자대회와 결의대회, 그리고 지역별 한나라당사(또는 노동부) 앞 농성투쟁들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은 다음달 8일 개최될 전국노동자대회 직후부터 곧바로 추진될 예정이다.

▲ 10월21일 국회 앞에서 열린 외국투기자본 민주노조탄압 규탄 기자회견 장면

둘째, 노조는 소속 조합원들의 다양한 투쟁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정했다. 이를 위해 노조는 6개월 이상 오랜 투쟁을 펼치고 있는 장기투쟁 사업장 지원을 확대 강화하는 한편, 연내에 집중투쟁을 수차례 배치하겠다는 것. 아울러 노조는 외국투자기업과 구조조정에 시달리는 사업장을 묶는 구조조정 대응팀과 쌍용차투쟁 후속대응팀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러한 투쟁현안 문제해결을 위한 세부계획 논의를 차후로 넘겼다.

셋째, 노조는 현대차와 기아차 등 아직 올 임단협이 마무리 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한 노조 차원의 대응력을 강화하자고 결정했다. 여기에는 현대차-기아차 공동투쟁 등의 추진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날 중집에서는 그 구체적 실행방안까지 제출되어 논의되지는 못했다.

이날 중집은 이처럼 하반기에 집중해야 하는 투쟁과제가 무엇인지 그 초점을 확인하는 수준의 회의였다. 앞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부 계획 제출과 논의가 줄을 잇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노동계를 둘러싼 하반기 정세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다음달 23일 임시대의원대회 때 ‘하반기 투쟁방침’을 다루어 다시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결국 이날 중집 때 결정한 투쟁계획은 임시대의원대회 때까지 집행하기 위한 사실상의 임시계획의 성격이 크다. 노조법개악과 투쟁사업장 문제해결, 그리고 주요 사업장의 임단협 타결까지. 준비해야 할 하반기 투쟁 과제가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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