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본 덴소·덴소코리아가 지분 100% 자회사 한국와이퍼를 청산하기 위해 고의적자를 기획했다. 덴소 자본은 안산의 한국와이퍼 설비와 화성의 덴소코리아 모터사업부 설비를 홍성의 디와이오토로 옮겨 와이퍼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 조합원들은 사측의 불법 조기퇴직 강요, 해고예고 통보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의적자·기획청산 철회, 고용합의 이행·공장 재가동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한국와이퍼분회 조합원들은 사측이 2023년 들어서자마자 폐쇄한 현장을 지키고 있다. 209명의 조합원은 교대로 매일 출근해 사측의 불법매각 기계설비반출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와이퍼분회는 이정식 노동부 장관 일정을 따라다니는 ‘그림자 투쟁’과 매각 업체로 알려진 인천 남동공단의 디와이오토 본사, 대체 생산지 디와이 자회사 앞에서 주 1회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한편, 지난 17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국회의원들이 한국와이퍼 현장에 방문해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1월 18일 공장에서 ‘4.16 안산시민연대’가 ‘세월호와 한국와이퍼 노동자 만나는 날, 곁, 콘서트’를 열었다.

강신하 ‘4.16 안산시민연대’ 공동대표는 “회사가 한국와이퍼에서 이윤을 모두 뽑고, 가짜 위기를 핑계로 청산하면서 노동자들을 궁지에 몰아넣었다”라며 “한국 사회를 위해서 다시는 외국자본의 먹튀가 벌어지면 안 된다. 안산시민은 여러분이 승리하는 날까지 힘을 다할 것이다”라고 격려했다.

이날 콘서트에서 안산시민, 안산노동단체들이 노래, 편지글, 율동 등 공연을 한국와이퍼분회 조합원들에게 선사했다.

1월 18일 안산시민의 따뜻한 공연을 선물 받은 최윤미 분회장은 “추운 날 공장바닥에 전기장판을 깔고 자는 조합원들을 보면 ‘이런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한다”라면서 “전기장판에 같이 누워서 이불을 덮는 안산의 동지들 때문에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진다”라고 연대투쟁에 고마움을 전했다.

현재 투쟁 상황에 관해 최윤미 분회장은 “덴소 자본은 한국와이퍼의 와이퍼 설비와 덴소코리아 화성공장의 모터사업부 라인을 옮겨 완성된 와이퍼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 한다”라며 “덴소코리아가 비공개 교섭에서 2월 안에 디와이오토가 홍성공장에 와이퍼 생산시스템 공장을 차릴 거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최윤미 분회장은 “2024년까지 생산계획이 잡혀있다. 사측은 한국와이퍼에서 와이퍼 생산설비를 가져가 만드는 게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에 기계를 빼가려 한다”라면서 “기계를 가져가기 위해 조합원 출입 금지조치했고, 현장을 쇠사슬로 묶고 패널로 막았다”라고 덧붙였다.

최 분회장은 조합원들이 현장에 진입한 이후 기획청산 불법매각을 막기 위한 설비 반출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최윤미 분회장은 “한국와이퍼 대량해고 사태는 외투자본 먹튀, 원하청 불공정거래, 노조탄압, 부당노동행위 등 자본의 문제가 집약해 나타난 사태라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최 분회장은 “결국 한국와이퍼를 둘러싼 한국 사회 구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조합원들이 계속 싸우면 한국와이퍼 같은 사태가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 본다”라고 강조했다.

최 분회장은 “한국와이퍼 조합원들은 끝까지 싸워서 전체 노동자의 승리로 만들 것이다”라며 “우리를 항상 지켜봐 주고, 함께 투쟁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