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대가 겪고 있는 고용불안과 미래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 김영경 위원장은 청년의 현실을 조합원 사례를 들며 설명한다. “A씨와 쌍둥이 남동생을 홀어머니가 키우다 보니 가정형편은 어려웠다. 그래서 A씨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등록금, 생활비를 학자금 대출을 통해 충당해 왔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직해서 갚을 생각이었던 것.

하지만 졸업 후 일자리가 마땅치 않아 물류창고, 무인발급 주차장 알바 등 하루 5만원 짜리 단기 알바를 전전해야 했다. 한달에 60만원을 갚아야 하는 학자금 대출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고 한다.

수원시청에서 4개월 청년 인턴으로도 일했다. 하지만 박봉에 4개월 일자리였을 뿐. 또다시 단기알바로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을 때 방과 후 교사 정책이 나왔다. 곧바로 방과 후 교사로 취직했다. 하지만 말이 방과 후 교사지 아침 7시 출근해서 저녁 9시에 퇴근하고, 인턴이어서 수당도 없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젊은 사람들에게 사과하라”

그 후 주택공사 1년 계약직으로 취직을 하게 됐고,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던 약속과는 달리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결국 1년 만에 계약이 해지됐다. 김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내놓은 일자리 정책을 모두 경험했지만 A씨에게 돌아오는 것은 미래 없는 단기알바뿐이었죠” 라며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의 허구성을 꼬집는다.

“일자리가 구해지면 밝은 모습을 보이다가 계약 해지될 즈음부터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A씨의 모습이 극단적인 사례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명박 정부는 젊은 사람들에게 큰 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은 확실해요”

청년실업의 문제는 당사자 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그 고통은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내 자식 만큼은 “노력을 좀 하면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공무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보낸 부모라면 자식에게 거는 기대치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청년유니온 김영경 위원장은 착각이라고 말한다.

‘빽’이라도 있었다면…

“노동부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준비생이 실업자보다 많아요. 실제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만 봐도 공무원 시험 준비생과 취직자로 나뉘는데 취직자 중에서도 비정규직을 떠돌다가 결국 공무원 시험 준비로 돌아서는 사람도 늘고 있다”며 2~30대의 현실을 설명한다. 현실은 대기업에 취직하고, 공무원 시험에 붙는 1% 대학생들 외 99%는 비정규직이거나 취업준비생이라는 것.

착각을 벗어나 자식의 현실과 직면한 경우, 부모는 자신을 탓하는 쪽으로 돌아선다. 부모가 돈이 없어서, 부모가 제대로 가르치질 못해서 등… “장관 딸 특혜취업 문제가 나왔을 때 부모들이 어떻게 생각했겠어요. 돈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부모가 ‘빽’이 없으면 자식이 취직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겠어요”

자식은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불효자가 되고, 부모는 스스로를 탓해야만 하는 현실. “청년들은 추석 때 고향집 내려가기 싫어해요. 부모님들이 한탄하는 소리를 들어야 하니까요. 이번 추석만은 한번만 보듬어 주세요. 그리고 당사자가 돼서 함께 고민해주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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