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류호정 의원 등이 발의한 외투기업 먹튀 방지법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와이퍼 등 금속노동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한국와이퍼 청산 철회와 외투 자본 먹튀 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금속노조가 9월 21일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는 한국와이퍼 모기업 덴소와 덴소코리아의 먹튀 시도를 규탄하고, 한국와이퍼 고용 합의 이행, 청산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대회에 노조 경기, 한국지엠, 서울, 충남지부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한국와이퍼는 일본 외투 자본 덴소코리아가 지분 100%를 가진 공장이고, 덴소코리아의 모기업은 일본의 거대 부품사 덴소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는 지난 2021년 10월 사측과 고용안정협약을 맺었으나, 올해 7월 사측은 분회에 적자 경영을 핑계로 청산계획을 통보했다.

한국와이퍼분회는 고용안정협약을 이행하라며 투쟁하고 있다. 분회가 사측과 맺은 고용안정협약에 ▲청산, 매각, 공장 이전, 구조조정은 반드시 노동조합과 합의해야 한다. ▲본 합의 일부 내용이라도 불이행했다고 의심되는 경우 회사가 조합원 1인당 1억 원의 금액을 노동조합에 손해배상 한다는 내용이 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MBC 보도를 통해 덴소 자본이 한국와이퍼 청산 작전을 2년 전부터 비밀리에 벌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라며 “일본 자본이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을 해고 살인한다는데 누가 책임져야 하나? 윤석열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외투 자본이 먹튀 횡포를 부린 게 일이 년이 아니다”라면서 론스타, 쌍용자동차, 한국게이츠, 한국산연 등 먹튀 자본 횡포에 고통받은 사업장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윤 수석은 “120만 민주노총이 힘을 모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며 하반기 투쟁에 집중하자고 호소했다.

최윤미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장은 투쟁사에서 “지난 8월 31일 사측이 생산 중지 명령이라는 희한한 공문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최 분회장은 “덴소코리아가 한국와이퍼 없이 얼마든지 현대자동차에 와이퍼를 납품할 수 있는 대체 생산 시스템을 완성했기 때문이다”라고 외투 자본의 먹튀 준비 실상을 고발했다.

금속노조가 9월 21일 국회 앞에서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노조는 한국와이퍼 모기업 덴소와 덴소코리아의 먹튀 시도를 규탄하고, 한국와이퍼 고용 합의 이행, 청산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대회에 노조 경기, 한국지엠, 서울, 충남지부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신동준
금속노조가 9월 21일 국회 앞에서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노조는 한국와이퍼 모기업 덴소와 덴소코리아의 먹튀 시도를 규탄하고, 한국와이퍼 고용 합의 이행, 청산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대회에 노조 경기, 한국지엠, 서울, 충남지부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신동준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이 9월 21일 국회 앞에서 연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이 9월 21일 국회 앞에서 연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일본 자본이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을 해고 살인한다는데 누가 책임져야 하나? 윤석열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동준
최윤미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장이 9월 21일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신동준
최윤미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장이 9월 21일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신동준
금속노조가 9월 21일 국회 앞에서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노조는 한국와이퍼 모기업 덴소와 덴소코리아의 먹튀 시도를 규탄하고, 한국와이퍼 고용 합의 이행, 청산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대회에 노조 경기, 한국지엠, 서울, 충남지부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신동준
금속노조가 9월 21일 국회 앞에서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노조는 한국와이퍼 모기업 덴소와 덴소코리아의 먹튀 시도를 규탄하고, 한국와이퍼 고용 합의 이행, 청산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대회에 노조 경기, 한국지엠, 서울, 충남지부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신동준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몸짓패 ‘체인지’ 조합원들이  9월 21일 국회 앞에서 연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몸짓 문선을 선보이고 있다. 신동준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몸짓패 ‘체인지’ 조합원들이  9월 21일 국회 앞에서 연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몸짓 문선을 선보이고 있다. 신동준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 조합원들이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 조합원들이 9월 21일 국회 앞에서 연 ‘한국와이퍼 청산계획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먹튀 외투 자본 한국와이퍼와 덴소 등을 체포하는 상징의식을 벌이고 있다. 신동준

최윤미 분회장은 지난 9월 19일, 20일 MBC가 세 꼭지에 걸쳐 보도한 ‘한국와이퍼 고의 적자·기획청산’ 의혹을 언급하며, “덴소는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은 일본에서 직접 만들고, 부가가치가 낮은 부품을 한국와이퍼가 강제로 생산하도록 했다. 이것이 10년 적자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최 분회장은 “고용은 노동자의 목숨이다. 덴소는 2년 전부터 청산계획을 세우고 노조를 무력화하고 시간을 벌 목적으로 고용안정 합의를 맺었다”라고 분노하며, “일본 자본의 범죄에 금속노조가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 한국와이퍼 조합원들이 투쟁의 맨 앞에 서겠다”라고 선언했다.

외투 자본의 먹튀를 방지하는 조항을 추가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직접 발의한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은 결의대회 연대사를 통해 “언론이 보도한 한국와이퍼 먹튀 준비 시나리오에 대단한 충격을 받았다”라며 “한국와이퍼는 ‘기획폐업’을 위해 고의로 적자를 만들어 ‘묻지 마 청산’에 나섰다. 노동자 농락이자, 기만이다”라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류호정 의원은 “한국산연지회 724일, 한국게이츠지회 550일 넘는 피눈물 나는 투쟁을 기억한다”라며 “국회가 먹튀 폐업과 무책임한 청산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하루빨리 가결해야 한다. 노동조합과 함께 투쟁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은 대회 마무리 발언에 나서 “독립운동하는 심정으로 투쟁을 조직하자”라며 “일자리를 지키고 생존권을 지키는 투쟁에 힘차게 나서자”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직접 준비한 마당극과 파업가를 제창으로 이날 결의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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