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작은 사업장 저임금 노동자, 여성 노동자일수록 휴게 여건이 열악하다는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가 모든 일터에 휴게실 설치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2층에서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월 전국 13개 지역 산업단지 노동자 4,036명을 대상으로 벌인 휴게 여건과 복지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노동자 4,036명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43.8% 노동자가 휴게실이 없다고 답했다. 사업장 규모 별로는 2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58.2%가, 2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40.6%가 휴게실이 없다고 답했다.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며 “지난해 법 개정 이후 정부가 시행령을 발표했다. 정부 시행령대로라면 20인 미만 사업장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상 휴게실 설치 의무를 면제받는다”라며 “사실상 법을 피해갈 수 있는 안을 노동부가 발표했다”라고 비판했다.

이태의 부위원장은 “노동부가 이 실태를 알았다면 산업안전보건법상 노동자 휴식권 보장 의무를 노동부가 나서서 면제하는 시행령을 발표할 수 있었을지 묻고 싶다”라며 “노동자의 생명, 안전,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오늘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하려 한다”라고 기자회견 의의를 설명했다.

조사 결과, 휴게실 이용 빈도는 저임금 노동자가 62.4%로, 고임금 노동자 48.8%보다 훌쩍 높았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휴게시설이 절실히 필요한 사업장이 어딘지 정부가 다시 생각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현장에 휴게실이 있더라도 좁고, 부족했다. 휴게실 이용에 원청과 하청, 파견노동자 사이의 차별이 있었다. 박준도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위원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파견노동자는 원청 사원증이 없어 휴게실 이용하지 못했다. 카페테리아에서 커피 마실 수 없었다. 열악한 처지의 노동자는 쉴 공간조차 차별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연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부 시행령대로라면 20인 미만 사업장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상 휴게실 설치 의무를 면제받는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변백선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연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부 시행령대로라면 20인 미만 사업장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상 휴게실 설치 의무를 면제받는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변백선
박준도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위원이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연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변백선
박준도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위원이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연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변백선
이재영 금속노조 인천지부 부평공단지회장이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연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부평국가산업단지의 실태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변백선
이재영 금속노조 인천지부 부평공단지회장이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연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부평국가산업단지의 실태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변백선
서다윗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장이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연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실태에 대해 증언을 하고 있다. 변백선
서다윗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장이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연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실태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변백선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변백선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변백선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취약영역 노동자 휴게권 쉴 권리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변백선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6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취약영역 노동자 휴게권 쉴 권리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변백선

박준도 연구위원은 “휴게실을 실제로 이용하는 노동자는 중소사업장 노동자다. 매일 휴게실 이용한다는 비율은 60%가 넘었다. 노동자들은 휴게실이 있으면 매일 이용한다”라며 “휴게실이 없다 보니 절반 이상이 업무공간에서 쉬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박준도 연구위원은 “저임금 노동자는 쉴 공간이 휴게실밖에 없다. 밖으로 나가면 비용이 든다. 휴게실이 없으면 도시락 먹을 공간마저 없다”라며 “단순히 쉴 공간이 없다는 의미를 넘어, 저임금 작은 사업장 노동자에게 실제로 엄청난 피해가 있다는 뜻이다”라고 지적했다.

공동휴게실 사용 의사는 86%로 상당히 높았다. 박준도 연구위원은 “설문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지식산업센터 안이든, 식당 주변이든, 공원 주변이든. 공동휴게실을 설치하면 언제든지 이용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라고 밝혔다.

박준도 연구위원은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마치며 “휴게실 설치 의무화 계기는 영세한 노동자들이 휴게 공간 없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실이 드러나 사회문제화해서인데, 저임금 작은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 제외 시행령은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라고 비판했다.

이재영 금속노조 인천지부 부평공단지역지회장과 서다윗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장이 각각 부평국가산업단지와 서울디지털산업단지 휴게시설 실태 현장증언을 이어갔다.

이재영 지회장은 “휴게 공간은 사업주나 관리자 눈치를 보지 않고, 노동자가 온전히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라며 “아파트형 공장에 공동 휴게시설이 있는데, 문이 잠겨 있거나 짐이 들어차 있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밝혔다.

이재영 지회장은 “모든 노동자가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쉴 공간을 공단과 사업장에 충분히 만들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서다윗 지회장은 “이번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듯이 서울 디지털 산업단지 노동환경은 전국의 다른 산업단지보다 더욱 열악하다”라며 “휴게시설이 없는 사업장은 전국 평균 비율이 43% 정도인데. 서울 디지털 산업단지는 50.6%다”라고 지적했다.

서다윗 지회장은 “정부가 노동환경 문제를 시장논리로 접근하고, 노동자 사이의 격차를 조장하고 있다”라면서 “대한민국 국민 중에 1등 국민이 따로 있고 2등 국민이 따로 있지 않은 것처럼 노동자 사이의 권리를 차등하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서다윗 지회장은 “노동환경 차이가 나니 청년들은 대기업을 선호하고 중소사업장은 인력난을 호소한다”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걱정 없이 일하도록 노동환경을 보장해야 한다. 정부, 서울시, 금천구청, 구로구청, 한국산업단지공단 모두 작은 사업장 노동자를 위해서 적극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지방정부에 차별 없는 휴식권을 요구하고 ▲하반기 휴게시설 의무 제도를 어기는 사용자를 고발, 진정하는 투쟁을 전개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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