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하청노동자 임금을 올려야 한국 조선업이 산다”라며 대우조선해양 경영의 결정권이 있는 산업은행에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6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요구에 산업은행 책임 있는 해답 요청 기자회견’을 열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조선업이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나 다시 호황을 맞아 ‘수주대박’이라고 할 만큼 일이 늘고 있지만, 정작 숙련 노동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조선소에서 20년, 30년 고위험 노동을 해도 최저임금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에 더는 희망이 없다며 노동자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지회는 지난 30년간 굳어버린 저임금 구조를 깨고, 일하고 싶은 조선소 현장을 만들기 위해 임금 30%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6월 2일부터 생존을 건 파업투쟁을 15일째 벌이고 있다.

지회는 임금 30% 인상을 요구하며 대우조선해양 22개 하청업체와 단체교섭을 해 왔지만, 대우조선이 하청업체 기성금을 3% 인상했고, 하청업체는 기성금 인상을 넘어서는 임금인상은 능력 밖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회는 “임금 30% 인상 요구는 30여 년간 하락하고 뺏긴 임금을 원상회복하라는 요구이고, 하청노동자 임금을 정상화하라는 요구다”라고 주장했다.

지회는 “하청노동자의 임금인상 없이 한국 조선업의 미래는 없다”라며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임금인상 투쟁은 절박한 생존권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박경선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조선산업정책으로 쫓겨난 노동자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저임금 하청구조 때문이다”라며 “하청노동자들은 더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조선소를 살리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경선 부위원장은 “금속노조는 외로운 거제 하청노동자의 투쟁을 넘어 금속노조가 함께하는 투쟁을 만들고자 6월 24일 전국에서 거제로 집결한다”라며 “이른 시일에 이 문제를 원청과 산업은행이 해결하지 않으면 금속노조와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정상근 의장 공정 하청노동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5년 동안 경영이 어렵다며 하청업체 노동자의 모든 권리와 상여금을 빼앗아 갔다. 지금 최소 5년 치 수주 물량이 쌓였고, 일감도 늘어났다”라며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이 제시한 임금 3% 인상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고 분노했다.

강행진 발판 공정 하청노동자는 “전체 공정 80% 이상을 책임지는 하청노동자들이 최저의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라며 “4인 가족 가장으로서 최저임금으로 식료품만 해결할 수 있다. 원청과 산업은행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고 규탄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조선소 노동자의 임금 결정권을 쥔 산업은행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산업은행은 경비를 내세워 문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