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와 정의당이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를 열고,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폐지와 대안 입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금속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이 6월 14일 오후 국회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사회는 김유정 금속노조 법률원장이 맡았다.

토론회 공동주최자인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토론회에서 실제 노동권 침해 사례를 공유하자”라며 “미국·독일·프랑스·일본 등 해외 교섭제도와 한국 교섭제도를 비교하면서, 교섭창구 강제 단일화의 위헌성을 다시 확인해 대안 입법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라고 행사 의의를 밝혔다.

이찬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토론회를 열며 “복수노조법은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하는 취지였으나, 교섭창구 강제 단일화 독소조항으로 민주노조의 교섭권과 쟁의권을 박탈하는 노조파괴법으로 전락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찬우 수석부위원장은 “사용자가 마음대로 교섭 방식을 결정하는 복수노조법은 노동자 단결권 보장이라는 제도 취지에 어긋나며,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을 침해한다. 악법은 법이 아니다”라면서 “금속노조가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을 쟁취하는 투쟁에 앞장서겠다”라고 다짐했다.

주최 측은 이날 토론회를 현장 증언, 발제, 토론 등 3부로 구성했다. 현장 증언에 나선 윤상한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대양판지지회장과 김성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영동지회장은 복수노조 교섭창구 강제 단일화 제도가 현장에서 어떻게 민주노조를 파괴하는 도구로 쓰이는지 생생하게 증언했다.

윤상한 지회장은 ▲어용노조가 다수노조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고, 민주노조가 다수노조면 개별교섭을 택한 뒤 민주노조와 교섭을 해태하는 사용자 ▲부당노동행위 형량이 낮아 사용자가 어용노조를 반복해서 만들 수 있는 구조 ▲쟁의 조정신청 절차보다 간편한 직장폐쇄절차로 인한 힘의 불균형 문제 등을 대양판지 사례를 들어 지적했다.

김성민 지회장은 “유성기업은 어용노조를 이용해 10년 동안 노조파괴를 할 수 있었다”라면서 “어용노조 존재는 투쟁을 봉쇄하는 가이드라인”이라고 질타했다. 김성민 지회장은 “유성기업지회가 10년을 버텨 노조파괴를 이겨냈지만, 어용노조가 합의한 내용을 넘어서기 불가능했다”라고 토로했다.

현장 증언에 이어 토론회 2부에서 조이현주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와 이동한 정의당 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각각 ‘현행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대안 모색을 위한 해외 교섭제도 검토’와 ‘교섭창구 단일화 폐지 법안 발의 취지와 대안 방향’에 관해 발제했다.

조이현주 변호사가 발제한 해외 교섭제도 검토는 민주노총 법률원 부설 노동자권리연구소가 2021년 현행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의 대안을 찾기 위해 미국·독일·프랑스·일본의 교섭제도를 조사·연구한 결과다.

조이현주 변호사에 따르면 미국의 교섭제도는 ‘교섭창구 단일화’가 아니라 ‘사용자의 단체교섭 의무 법제화’가 목적이다. 미국은 교섭단위에 속한 모든 노동자에게 교섭대표 선출권리를 준다. 조합원이 한 명이라도 많은 노조에 배타 교섭권을 주면서, 소수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원천 봉쇄하는 한국에 비해 민주성이 높은 제도다.

금속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를 열고 있다. 변백선
금속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를 열고 있다. 변백선
이찬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연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변백선
이찬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연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변백선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연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변백선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연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변백선
윤상한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대양판지지회장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연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에서 현장 증언 발언을 하고 있다. 변백선
윤상한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대양판지지회장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연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에서 현장 증언 발언을 하고 있다. 변백선
김성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영동지회장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연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에서 현장 증언 발언을 하고 있다. 변백선
김성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영동지회장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연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에서 현장 증언 발언을 하고 있다. 변백선
조경영 금속노조 전북지부 익산지역금속지회 현대필터산업분회장과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 조남덕 대전충북지부 콘티텐탈지회장, 정은경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 사무관 등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연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변백선
조경영 금속노조 전북지부 익산지역금속지회 현대필터산업분회장과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 조남덕 대전충북지부 콘티텐탈지회장, 정은경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 사무관 등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연 ‘교섭창구단일화 폐지로 새로운 복수노조 시대를 준비하는 국회토론회’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변백선

독일은 교섭능력이 있는 노조만 사용자와 자율교섭을 할 수 있지만, 교섭능력의 판단 기준이 ▲조직의 민주성 ▲협력 체결 의사 ▲현행 단체협약법에 관한 인정 ▲사회적 세력 등으로 다양하다. 독일은 노조에 자율교섭을 보장해 단체교섭권과 쟁의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한편, 다수노조 협약 중 규범 부분만 전체 적용하는 등 최소한의 노동조건 통일을 추구하고 있다.

프랑스는 ‘대표 노조들’과 ‘사용자단체’ 사이의 공동교섭을 법률로 정하고 있다. 사용자는 기업 단위 교섭에서 대표 노동조합들과 개별교섭을 할 수 없으며, 모든 대표 노동조합들과 공동으로 교섭해야 한다. 이때 쟁의행위는 노조가 아닌 노동자의 권리로, 노동자 집단은 교섭과 무관하게 파업을 벌일 수 있다.

조이현주 변호사는 “독일과 프랑스 교섭제도는 노조의 단체교섭권과 쟁의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노동조건 통일을 추구한다”라며 “한국도 노동조건 통일을 위해 반드시 교섭대표노조에게 배타 교섭권을 부여할 필요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조이현주 변호사는 “일본은 모든 노조가 자율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면 각 노조 조합원들에게만 효력을 미친다”라면서 “자율교섭으로 노조 간 세력다툼이나 분열로 교섭력이 약화했다는 근거는 찾을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한국 정부가 교섭창구 단일화 입법 근거로 삼은 ‘근로자 분열’, ‘교섭력 약화’ 등 개별교섭의 부작용이 실제 크지 않다는 뜻이다.

조이현주 변호사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 3권을 침해하고, 다수노조에게 배타 교섭권을 부여함으로써 소수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박탈하는 제도다”라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재검토해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라고 발제를 마쳤다.

이동한 정의당 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산별교섭을 제도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장 단위로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제하면 기업별 교섭을 법으로 강제하는 결과를 낳고, 이로 인해 기업별 노조 체제 고착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지적했다.

이동한 연구위원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등 한국 노동법이 노사갈등을 양산하고, 유도하고 있다”라면서 “노사관계 시스템에 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동한 연구위원은 노동법 현대화 방안으로 ▲기업별 임금 교섭을 산업이나 지역 단위의 통일교섭으로 전환 ▲직장협의회 등으로 노동자 발언권 확대 ▲노조 가입 촉진 ▲모든 형태의 노동자 기본권 보호 등을 제시했다.

이동한 연구위원은 “현행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폐기를 위한 금속노조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이를 계기로 노동자가 발언권을 확대하고 한국 경제의 책임성 있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진보정당과 노동계가 함께 논의, 실천해야 할 시기다”라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3부 토론에 정은경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 사무관, 조남덕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콘티넨탈지회장, 조경영 금속노조 전북지부 익산지역금속지회 현대필터산업분회장,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참여했다.

토론자 다수는 현행 복수노조 교섭창구 강제 단일화 제도가 노조할 권리를 가로막는 악법이자 노동자 건강권을 침해하는 제도이며, 제도개선 방향으로 산별노조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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