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은 2020년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창원물류센터를 일방 폐쇄하지 않겠다, 성실히 교섭에 임하겠다”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한국지엠은 합의안의 잉크가 마르기 전에 창원물류센터를 폐쇄했습니다.

한국지엠 창원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 45명과 주변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는 하루아침에 생존권을 위협받는 벼랑 끝에 몰렸습니다. 20여 년 이상 운영한 창원물류센터 폐쇄를 단 사흘 전에 통보한 한국지엠은 간접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지엠은 사흘 전 폐쇄를 통보하면서 창원물류에서 부품을 받는 200여 개 대리점에 알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창원물류센터 대신 200여 개 대리점에 부품을 공급할 세종물류센터는 전혀 준비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당연히 부품은 제때 대리점에 도착하지 않았고,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지엠은 ‘갑’이고 대리점은 그저 ‘을’입니까? 쉐보레 차량을 운행하는 고객들은 ‘병’입니까, 무엇입니까? 이게 글로벌기업이라는 지엠의 상식적인 경영행위인지 묻고 싶습니다.

한국지엠이 물류센터 폐쇄라는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부품물류를 외주화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세종물류센터는 내일 당장 외주화하기 쉽도록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 부품물류의 수익은 1년에 최소 2천억에서 3천억 원입니다. 한국지엠이 발표한 적자 규모 3천억 원에 맞먹는 수치입니다. 지회 제공
한국지엠이 물류센터 폐쇄라는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부품물류를 외주화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세종물류센터는 내일 당장 외주화하기 쉽도록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 부품물류의 수익은 1년에 최소 2천억에서 3천억 원입니다. 한국지엠이 발표한 적자 규모 3천억 원에 맞먹는 수치입니다. 지회 제공

한국지엠은 제주와 창원물류센터 폐쇄 명분으로 ‘부품물류의 효율성’을 말합니다. 부품물류는 부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는지가 기본입니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사측이 말하는 물류센터 폐쇄 명분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한국지엠의 논리대로 세종물류센터 한 곳만 남기면 부품공급의 안정성은 제로가 됩니다.

창원물류센터 폐쇄는 부품물류 외주화 수순

코로나 19등 감염병으로 세종물류센터를 휴업하거나 화재나 천재지변 등으로 기능을 상실하면, 소비자와 대리점은 어디에서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받을 수 있습니까? 쉐보레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은 부품이 없어 차를 세워둘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포털사이트에서 현대·기아차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 부품사업소를 검색해봤습니다. 제가 확인한 부품사업소만 10곳이 넘었습니다. 한국지엠은 대한민국 전체를 담당하는 부품물류센터가 한 곳이면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한국지엠 논리대로면 현대·기아차가 효율성을 모르는 것일까요?

한국지엠이 물류센터 폐쇄라는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부품물류를 외주화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세종물류센터는 내일 당장 외주화하기 쉽도록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 부품물류의 수익은 1년에 최소 2천억에서 3천억 원입니다. 한국지엠이 발표한 적자 규모 3천억 원에 맞먹는 수치입니다.

한국지엠은 적자 3천억 원에 만족할 수 없나 봅니다. 지엠자본은 부품물류 외주화로 발생하는 수천억 원의 수익을 바로 가져가고, 원가를 계속 부풀려 한국지엠을 계속 적자로 몰아넣고, 그 핑계로 구조조정하고, 돈 되는 자산은 다 팔아먹으려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엠의 부품물류 효율화 명분 구조조정과 특별연장근로를 개념 없이 허용한 고용노동부는 어느 나라의 정부 기관입니까? 노동을 존중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한다고 청와대에 게시판까지 걸어 놓은 문재인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입니까?

노동부는 해명해야 합니다. 자본이 노동자를 부당해고하여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청한 특별연장근로 허용이 20년 넘게 일한 직장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의 권리와 생존권을 위한 판단이었는지, 글로벌 지엠자본의 하수인으로서 행동이었는지 답해야 합니다.

한국지엠은 적자 3천억 원에 만족할 수 없나 봅니다. 지엠자본은 부품물류 외주화로 발생하는 수천억 원의 수익을 바로 가져가고, 원가를 계속 부풀려 한국지엠을 계속 적자로 몰아넣고, 그 핑계로 구조조정하고, 돈 되는 자산은 다 팔아먹으려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회 제공
한국지엠은 적자 3천억 원에 만족할 수 없나 봅니다. 지엠자본은 부품물류 외주화로 발생하는 수천억 원의 수익을 바로 가져가고, 원가를 계속 부풀려 한국지엠을 계속 적자로 몰아넣고, 그 핑계로 구조조정하고, 돈 되는 자산은 다 팔아먹으려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회 제공

창원물류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고,
세종물류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특별연장근로


한국지엠은 창원물류센터 폐쇄 이후 세종물류센터의 내줌(불출)업무를 위해 17명의 인원을 충원했습니다. 그러나, 세종물류에서 내줌업무를 담당하는 우진물류는 갑자기 늘어난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8월 12일 기준으로 수출과 내수를 포함해 6만 라인의 물량이 밀리자, 한국지엠은 급기야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했습니다. 주당 52시간에서 12시간 늘어난 주 64시간 근무를 강요해 밀린 물량을 해결하려 합니다.

한국지엠은 창원에서 20년 넘게 일한 노동자들을 한순간에 해고하고, 세종에서 ‘특별연장근로’까지 시키며 노동자를 안전사고 위험에 내몰고 있습니다. 이런 행위가 상식적인 경영행위인지, 이것이 지엠자본이 말한 ‘물류의 효율화’인지 묻고 싶습니다. ‘특별연장근로’라는 제도가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기업의 부도덕한 경영행위를 숨기는 도구로 악용하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인지 노동부의 답을 듣고 싶습니다.

불필요한 물류비 발생이 업무의 효율성인가

한국지엠 세종물류센터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밀린 내줌업무만이 아닙니다. 기존 세종물류센터 재고수준은 70% 정도였으나, 창원물류센터 폐쇄 이후 90%까지 늘었습니다. 모든 저장공간의 90%를 채웠다는 사실은 더는 부품을 저장할 공간이 없다는 뜻입니다.

한국지엠은 부품 저장공간이 부족해지자 군산에 있는 ATB(일괄확보창고)로 부품을 보내 저장하는 어이없는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보내지 않아도 될 부품을 군산으로 보냈다가, 다시 세종으로 가져오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물류비용 낭비가 지엠자본이 주장해 온 ‘물류의 효율화’입니까?

합법을 가장한 사기 체제인 자본주의는 물론이고, 자본의 도둑질을 단죄하기는커녕 두둔하는 정부 역시 오늘도 울고 있는 노동자 서민의 체념만 깊게 만듭니다.
합법을 가장한 사기 체제인 자본주의는 물론이고, 자본의 도둑질을 단죄하기는커녕 두둔하는 정부 역시 오늘도 울고 있는 노동자 서민의 체념만 깊게 만듭니다. 지회 제공

노동자 안전은 뒷전인 한국지엠

한국지엠 창원물류센터 폐쇄 이후 세종물류센터에서 넉 달 사이에 두 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두 건의 장비안전사고는 절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입니다. 이 두 건의 사고 때문에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던 안전담당 외국인 임원이 세종물류센터를 두 번이나 다녀갔지만, 아직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창원과 세종에서 일어난 적 없던 두 건의 장비사고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좁은 공간 안에 17명의 인원을 충원했고, 더 많은 장비를 투입했으며, 업무량과 강도가 더 세진 상황에서 노동자는 안전을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장비나 기타 안전사고는 예견한 일이었습니다. 앞으로 언제든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지엠자본은 오로지 이윤을 위해 정당한 명분 없이 창원물류센터를 폐쇄했습니다. 20여 년 넘게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해고했습니다. 더구나 해고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노동부는 특별연장근로를 승인하는 등 지엠자본의 편을 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노동자로, 이 땅에서 평생을 살았습니다. 글로벌 지엠자본이 휘두르는 칼날에 맥없이 쓰러진 노동자는 정부나 국가기관으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해고노동자가 의지할 곳이 없다는 현실이 너무나 절망입니다. 노동자로서 삶을 돌려받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생존권을 보장받고 싶습니다. 우리는 살고자 투쟁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요란한 바보상자의 뉴스는 노동자 민중의 삶과 동떨어진 정치 모리배들의 아귀다툼만 보여줍니다. 나머지 채널들이라고 해봐야 뭐가 흥겨운지 노래만 득실하고, 연예인이란 이름으로 잘 나가는 인간들 먹고 마시고 사는 집구석 자랑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고통받는 노동자 서민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곳은 없습니다. 힘에 부치고 목이 쉬지만 이렇게라도 울지 않으면 들어줄 이가 아무도 없기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합법을 가장한 사기 체제인 자본주의는 물론이고, 자본의 도둑질을 단죄하기는커녕 두둔하는 정부 역시 오늘도 울고 있는 노동자 서민의 체념만 깊게 만듭니다.

분한 눈물만 흘리고 있기에는 현실이 너무 잘못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부품물류노동자는 글로벌지엠의 부당한 구조조정의 희생양으로 기억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투쟁해 반드시 한국지엠 창원물류센터, 우리의 일터로 돌아가겠습니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