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산재처리 지연 해결 근본대책 수립을 촉구하며 울산시 근로복지공단 본부와 세종시 노동부 앞에서 농성투쟁을 시작한 지 100일이 됐다. 노동부와 공단은 산재처리 지연의 원인을 파악하고 있으나, 인력 부족을 내세워 문제 해결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금속노조는 농성투쟁 100일째인 7월 15일 노동부 앞에서 여느 때와 같이 선전전 등 실천 투쟁을 벌였다. 노조는 이어 중대재해 예방과 감독 등 산재를 줄이기 위해 출범한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 앞에서 기자회견과 선전전을 벌였다. 노동부는 기자회견을 막아서고, 본부 문을 걸어 잠가 화장실 이용을 막는 치졸한 짓을 했다.

윤덕기 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민원인의 화장실 이용까지 막는 노동부가 과연 사업주를 제대로 처벌하고 노동자의 건강을 유지, 증진 시킬 의지가 단 한 줌이라도 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가 7월 15일 세종시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 앞에서 산재처리 지연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로 울산시 근로복지공단 본부 앞과 노동부 앞에서 농성투쟁을 벌인지 100일째가 됐다. 노조 노동안전보건실 제공
금속노조가 7월 15일 세종시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 앞에서 산재처리 지연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로 울산시 근로복지공단 본부 앞과 노동부 앞에서 농성투쟁을 벌인지 100일째가 됐다. 노조 노동안전보건실 제공

노조는 7월 15일 농성 100일을 맞아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누구도 일하러 나가 다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한국의 노동 현장은 직종과 업종, 심지어 장소까지 가릴 것 없이 언제 어디서나 산업재해가 터지고 있다. 2020년 산재를 신청한 노동자가 14만 명이다”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산재를 입은 노동자는 피해자이면서도 해고의 불안과 생계의 위협, 질병의 고통을 모두 떠안고 있다. 산재를 확인하고 관련 조처를 처리하는 기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라면서, “근로기준법은 업무상 질병으로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의 해고를 금지하지만, 처리 기간이 이를 훌쩍 넘어 보통 4~6개월이 걸리고 심하면 2, 3년이 걸린다”라고 개탄했다.

노조는 “이런 현실을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복지공단과 감독 책임이 있는 노동부도 인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처리 기간을 줄이겠다고 공언까지 했지만, 아직 어떻게 해보겠다는 답변은 고사하고 제대로 논의해보자는 이야기조차 없는 상황이다”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노동부와 공단을 향해 “산재신청 노동자 14만 명이라는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각오와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시늉이라도 해라”라며 산재처리 기간을 줄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노조는 “산재를 일으킨 기업이 존재하고, 이를 인정하는 데 힘을 쏟지 않는 공단과 이 모두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는 노동부가 존재하는 한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을 위한 금속노조의 투쟁은 농성투쟁 첫날과 다름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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