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요구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교섭을 벌써 여덟 번 열었는데, 갈 길이 멀다. 사용자협의회 3차 제시안이 나왔지만, 노조는 바로 돌려보냈다.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아래 사용자협의회)68일 오후 민주노총 대전본부 강당에서 8차 중앙교섭을 열었다. 이날 중앙교섭에 노조 대전충북지부 소속 지회장 등 교섭위원들이 참관했다.

김호규 노조 위원장은 산업재편과 기후 위기 대응에 관한 언론 특집 기사가 줄 잇고, 경기도가 기후대응·산업전환 특별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련 정책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라며 교섭 인사말을 시작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사회 전반 관심에 발맞춰 올해 금속산업 노·사가 의미 있는 협약과 선언을 만들고 노··정이 함께하는 정의로운 산업전환을 시작하자라며 노조 요구를 바탕으로 사용자협의회가 구체 내용을 채워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박근형 사용자협의회 회장 직무대행은 교섭 인사말에서 노조는 정부 산업전환 대응 정책에서 노동자들이 배제당한다고 주장하는데 회원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 노력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근형 회장 직무대행은 방향성에서 노조 생각과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산업 등 현재 제조업 위기 상황에서 사용자들 역시 산업전환 대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결국 금속산업 노·사가 정부 지원을 함께 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라 판단해 이를 중심으로 오늘 제시안을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6월 8일 대전에서 8차 중앙교섭을 열고 있다. 대전=신동준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6월 8일 대전에서 8차 중앙교섭을 열고 있다. 대전=신동준

이날 사용자협의회는 산업전환협약요구에 관한 추가 제시안을 제출했다. 산업전환 관련 미래 계획의 구체 의제와 방향을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아래 노사공동위)에서 논의·결정하자고 주장했다. 금속산업 노·사가 정부에 공동으로 산업전환 대응산업·업종·지역별 협의체 구성과 노·사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하자는 노조 요구는 받아들였다.

금속산업 사업장 노·사가 고용안정 교육·훈련 노동 안전·인권 보호 기후위기 대책 공정거래 등 산업전환 대응 관련 내용을 공동결정하고, 공동결정·집행·점검할 체계와 운영방안을 올 연말까지 결정해 2022년 상반기부터 가동하자는 노조 요구는 빠졌다.

사용자협의회는 금속산업 최저임금과 기후 위기 대응 금속산업 노사 공동선언요구에 관한 추가 제시안은 내지 않았다. 6차 교섭 때 최저임금 동결과 적용 대상 현행 유지 의견을 내고 이를 고수하고 있다. 7차 교섭에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정부에 노사지원·보호 대책 마련을 공동요구하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박근형 회장 직무대행은 3차 제시안을 제출하며 노조 요구대로 각 사업장에서 개별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라고 되물었다. 박 회장 직무대행은 노사공동위에서 의제와 시기, 방향 등을 논의하자. 회원사들이 통일성을 갖고 같은 방향으로 산업전환에 대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원영 노조 사무처장은 노사공동위에서 결정해 사업장으로 일괄 내려보내는 방식은 안 된다. 노조와 사용자가 사업장 산업전환의 공동주체로서 스스로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오늘 제시안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노조 요구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라고 3차 제시안을 반려했다.

박근형 회장 직무대행은 교섭 마무리 발언에서 제시안에 대한 노조 의견이 너무 짧아 당황스럽다. 노사공동위를 통하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라고 재차 주장했다.

김호규 노조 위원장은 노조가 산업전환 대응에 관한 논의 의제와 가동 시기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요구했는데, 사측 제시안에는 이 부분이 아예 없다. 전체 요구안에 대한 제시안을 다시 요구한다라고 촉구했다.

노조와 사용자협의회는 이날 교섭을 마치며 9차 중앙교섭을 615일 전주 민주노총 전북본부 회의실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9차 중앙교섭은 노조가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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