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면천면 대한솔루션 당진공장. 이 곳에 세 명의 금속노조 조합원이 있다.2월10일 퇴근한 오복환 충남지부 대한솔루션지회장을 공장 안 지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60명의 현장 노동자 중 세 명 있는 지회 조합원. 회사는 이들에게 노조 사무실을 내주기 못마땅해 사무실 위치를 이리저리 옮기다가 회사 교육실 한켠에 책장을 세우고 노조 사무실이라고 공간을 내줬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임단협 교섭이 진행 중이다. 교섭 상황을 묻자 오 지회장은 “조합원이 세 명이라고 무시하고 시간만 끌고 있다”고 대답한다.오복환 지회장이 입고 있는 노조
어느새 2년이다. 대전 본사에 항의 집회를 온 경주지부 파나진지회 조합원들을 만난 1월29일은 2년 전 회사가 일방적으로 공장 폐업을 통보한 날이다. 이날 이후 파나진지회 조합원들은 매주 대전 본사에 가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있다.“나는 철강 사업 모른다. 경영도 모른다.” 파나진 사장은 무책임하게 이 말을 남기고 20년 넘게 파나진 노동자들이 일했던 경북 영천공장을 폐업했다. 회사는 대전의 바이오사업부만 운영하고 있다. 김동만 대의원은 “대전 본사 1년 매출은 영천 공장 한 달 매출도 안 된다.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
세종특별자치시 부강공단에 이웃한 노조 대전충북지부 보쉬전장지회와 콘티넨탈지회 조합원들이 회사 로비에서 농성투쟁을 하고 있다. 보쉬전장지회는 1월21일 농성 22일째, 콘티넨탈지회는 9일째에 들어섰다. 두 지회는 요구사항 관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간다.두 지회는 회사의 차별과 부당대우를 참을 수 없다며 농성에 들어갔다. 보쉬전장지회는 세가지 요구를 제시했다. ▲3년간 차별 지급한 임금 지급 ▲부당해고자 복직 ▲교대제 개선이다. 콘티넨탈지회는 1월13일 농성을 시작하며 다섯 가지 요구를 제시했
2014년 5월12일 이후 경주 외동공단 시그오토멕 공장에서는 기계 돌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회사는 이날 오후 3시 무렵 일방적으로 폐업 공고를 내붙였다. 노동자들에게 이날 밤 9시까지 당장 짐을 싸서 공장 밖으로 나가라고 통보했다. 몇 달에 걸쳐 관리자들은 사무실 집기까지 공장 밖으로 뺐다. 120여 명의 노동자는 별다른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공장을 떠났다.하지만 공장 불이 모두 꺼진 것은 아니다. 노조 경주지부 시그오토멕지회 조합원 아홉 명이 9개월째 공장을 지키고 있다. 멈춘 공장을 다시 돌리겠다는 의지로 공장 사수
“마리오란 말이오. 마리오아울렛”옛 가리봉 오거리를 지나 수출의 다리 초입인 공단사거리에 이르면 양쪽으로 큰 아울렛 매장이 서있다. 그중 오른쪽 건물이 마리오아울렛이다. 2001년 국내 최초 의류 아울렛으로 시작해 지금 1관에서 3관까지 의류 판매, 놀이시설, 먹을거리 매장 등을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 아울렛임을 자랑한다.2001년 마리오 1관에 이어 2004년 마리오 2관이 들어섰다. 2012년 마리오 3관이 들어섰고 2013년 규모를 키워 증축한 1관을 다시 열었다. 유사한 아울렛 매장이 공단 사거리 주변을 뒤덮으며 ‘로데오거리
“몸이 아파 일을 못 하는데 징계하는 회사가 어디 있습니까?”노조 부산양산지부 르노삼성자동차지회(지회장 김병도)가 조합원에 대한 부당한 표적 징계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회사는 박종규 정책부장과 김상호 조직부장을 특근 및 연장근로 거부와 사유서 작성 및 직장질서 문란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23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회사는 잔업과 특근에 빠진 조합원들에게 경고장을 발송한 상태다.회사는 이 조합원들을 두 달 동안 열 차례 불러 ‘강제 면담’을 했다. 조합원들은 이 자리에서 관리자에게 연장근로와 특근을 하지 못한 이유를
“3월부터 시작한 천막농성을 한겨울까지 계속 할 거라고 생각 못했습니다.”노조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지회, 대우버스사무지회가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까지 임금단체협약 투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12월18일 울산(부산에서 울산 외곽으로 공장 이전) 대우버스 공장에서 만난 박태홍 대우버스지회장과 김화수 대우버스사무지회장은 오전부터 확대간부회의를 진행하고 조합원 보고대회를 준비하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18일은 대우버스 두 지회가 네 시간 파업을 결의한 날이다. 대우버스와 대우버스사무지회는
전국에 한파가 몰아쳤던 12월17일, 광주에 하루 종일 눈이 내렸다. 이날 어김없이 광주 하남산단 7번로 현대비앤지스틸 앞 농성장을 지키는 노동자가 있다. 박형열 광주전남지부 광주지역금속지회 현대비앤지스틸사내하청분회장이다.현대비앤지스틸사내하청분회는 지난 5월11일 공장 앞에 농성장을 설치했다. 노조를 인정하고 정당한 조합활동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내걸었다. 매일 아침 공장 정문 앞 선전전과 고용노동부 광주지방고용노동청(아래 노동청) 앞 1인시위도 벌이고 있다. 광주 현대비앤지스틸 공장에서 일하는
노조와 경주지부는 12월18일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을 맞아 금강지회, 동국실업지회, 엠에스오토텍지회 이주노동자 조합원들을 찾아가 힘을 북돋아 줬다.전규석 노조 위원장과 경주지부 간부들은 이날 세 지회를 방문해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조합원들에게 투쟁 물품을 전달했다. 노조는 물품을 담은 봉투에 이주노동자 나라별 언어로 ‘우리는 동지입니다’라는 글을 적었다. 이주노동자 조합원들은 노조 간부들을 반갑게 맞았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자기나라 언어로 적힌 글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에
“공장 떠나는 동료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전북 군산의 케이엠 노동자들은 지난 9월 이러한 바람으로 노조에 가입했다. 10월5일 전북지부 군산지역금속지회 케이엠분회는 조합원 총회를 거쳐 간부를 선출하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주)케이엠은 풍력발전기용 대형 블레이드 등을 생산해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등에 납품하는 회사다. 12월10일 만난 최영진 케이엠분회장과 최재희 분회 사무장은 2008년 군산공장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일했다. 두 노동자는 일곱 해 동안 많은 동료들이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봐야 했다. 일주일을 채우지 못하고 그
12월 첫째 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유가족과 여러 사회, 종교단체가 세운 천막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맹추위가 찾아왔음을 알리기라도 하듯 옷깃을 파고드는 삭풍이 광장을 휩쓸며 천막을 쥐어흔들고 있다. 한 여름에 세운 천막이 갖춘 겨울채비는 입구를 막은 비닐 포장이 전부다. 농성장 천막을 지키는 유가족은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한겨울 방한복을 입고 광장을 서성이고 있다. 여야 합의로 지난달 7일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킨 이래 광화문 농성장을 찾는 시민들 발걸음은 많이
지난 5월20일 김려화씨는 충남 서산 동희오토 정문 앞에 피켓을 들고 섰다. 이제 막 첫 돌이 지난 아들을 등에 업은 채였다. 김려화씨는 동희오토에서 일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황재민씨의 부인이다.김려화씨가 외롭게 시작한 싸움에 이제는 동희오토 노동자들과 노조 충남지부 조합원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11월25일, 어김없이 18개월 된 아들을 안은 김려화씨와 충남지부 조합원들이 동희오토 정문 앞에서 ‘황재민씨 산재사고 동희오토가 책임져라’라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출근 투쟁을 벌였다. 황재민씨는 지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매일 아침 수리 공구를 챙기고 서비스센터에서, 지역 곳곳을 뛰어다니며 제품을 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진주센터 조합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들은 10월6일 일방적인 센터 폐업 이후 유니폼이 아닌 ‘폐업 철회, 생존권 사수’가 적힌 빨간 조끼를 챙겨 입고 거리로 나선다.삼성전자서비스 진주센터 폐업 철회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진행한 22일 진주센터분회 조합원들을 만났다.센터를 폐업한다는 회사 공고를 본 조합원들 반응은 황당 그 자체였다. 이미 지난 8월18일 진주센터를 포함해 통영, 마산, 김해, 창원 등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가 지난 달 31일 회사와 2014년 임금, 별도요구안 조인식을 진행했다. 앞서 29일까지 진행한 의견접근안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75.58%가 찬성한 결과다.조인식을 하루 앞둔 30일 쟁의대책위원들이 지회 사무실로 모였다. 이날 모인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 올해 투쟁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한다. 장용관 수석부지회장은 “지난해까지 원청이 일방적으로 인상 금액을 책정해 지급했다. 올해는 지회 조합원들의 힘으로 임금 인상과 성과금 지급 등에
한 조합원이 노조 교육연수원 건립 비용으로 사용하라며 1백만원을 보냈다. 박육남 인천지부 개별조합원 그 주인공이다. 박육남 조합원이 보낸 돈은 아들이 추석 용돈으로 준 것.“평소 아들이 용돈을 주지만 명절이라고 큰 돈을 줬어요. 부모님 좋아하는 것 하시라면서 준 소중한 돈이죠.” 박 조합원은 왜 이 소중한 돈을 금속노조 교육연수원 건립 비용으로 냈을까. 10월14일 인천지부 사무실에서 박 조합원을 만났다.“아들이 준 돈을 소중한 곳에 쓰고 싶었어요. 노조에서 교육연수원을 짓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아들의 소중한 마음을 그 일에 보태고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서대전, 서산, 아산, 천안, 홍성센터 조합원 6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노조 충남지부는 9월13일과 14일 충남 아산 토비스콘도에서 중부권 조합원 수련회 ‘노동조합이 좋다. 토닥토닥 공감캠프’를 진행했다. 서로 다른 센터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이라 어색할만도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1년 넘게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같이 지킨 동지들이다. 지난 6월30일 염호석 열사 장례를 치르기까지 43일 동안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노숙을 함께 했다. “노숙을 끝
“아이고 허리야. 저 산재신청 해야겠어요.”“살다보면 허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안 아픈데가 어딨어. 산재는 무슨 산재.”8월28일 안산 에스제이엠 3공장 식당이 떠들썩하다. 생산 현장도, 관리자 사무실도 아닌 식당이 ‘산재’ 때문에 소란스럽다. 이 곳에서 노조 경기지부가 준비한 노동안전 기획교육 연극 공연이 한창이다.작업을 하던 춘식이는 허리가 아파서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다. 사장은 손가락이 잘린 것도 아닌데 무슨 산재냐며 손사래를 친다. 병원도, 질병판정위원회도 업무상 질병이 아니라고 등을 돌린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서면 멀리 수묵화 같은 북악산을 배경으로 청와대의 푸른 기와가 손에 잡힐 듯 보인다. 북악산 밑 광화문을 건너 세종대왕상과 이순신상이 늘어 선 광화문 광장 끄트머리에 가면 ‘세월호 참사 유가족 단식 00일째,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노란색 현수막을 두른 천막이 서있다.천막 주변에 안타까운 표정으로 한숨을 쉬거나 혀를 차는 사람들이 천막을 응시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유민 아빠를 병원으로 모시고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피켓을 들고 서 있기도 한다. 천막 안에 뼈만 앙상히 남은 유족 한 사람이 형형한 눈빛으로 앉아 끊
노조 경기지부 복수노조 사업장 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경기지부는 7월25일 강원도 횡성에서 지역 복수노조 사업장 공동수련회를 열었다. 경기금속지역지회 대한솔루션분회, 삼성지회, 인지컨트롤스안산지회,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 간부들이 수련회에 참석했다.경기지부는 열 개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있다. 한 곳을 제외한 사업장 모두 소수노조다. 지부는 복수노조 공동대응을 위해 ‘경기지부 복수노조 대책회의’를 구성했다. 매 달 한 차례 회의를 하고, 각 사업장에 필요한 선전, 교육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경제, 서울경제, 머니투데이 등 경제지들은 경주 발레오전장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합의를 전국 최초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노사 상생’, ‘조합원들의 결단과 양보’, ‘5년 무분규가 만든 합의’ 등으로 이 합의를 포장하는데 앞장섰다.회사의 뜻대로 정기상여금을 통째로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데 합의한 노조는 ‘발레오경주노동조합’, 2010년 금속노조 탈퇴 후 다수노조를 점하고 있는 기업노조다.발레오 경주 현장 분위기는 언론 보도와 달랐다. 정연규 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 비상대책위원장(아래 비대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