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보진영 인사들에게 노동자계급을 두 개로 구분해 보라고 하면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로 구분한다. 아무래도 비정규직 문제가 가장 첨예한 이슈이다 보니 당연한 구분이다.그런데 보수진영 쪽 사람들은 노동자 계급을 블루 칼라와 화이트 칼라로 구분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솔직히 생산직 노동자와 사무직 노동자라는 개념이 요즘에도 쓰이는지 의문이었는데 지인들을 통해 들어보니 정보기관들은 여전히 이 구분을 사용한다고 한다. 정보기관들은 세월호 집회나 민주노총 총파업이 어느 정도 파급력이 있는지, 시민들이 얼마나 참여하고 호응하는지
매주 금요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CJ E&M 사옥과 JTBC 사옥, 그리고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선 1인 시위가 열린다. 지난해 인터넷 팟캐스트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이하 ‘옹꾸라’)에서 여성 비하 발언을 한 옹달샘(유세윤․장동민․유상무)을 하차시키라고 방송사에 요구하는 시위다.옹달샘의 사과 기자회견(4월 28일)과 장동민을 고소했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생존자의 고소 취하(5월 13일) 이후 논란이 일단락된 게 아니냐는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1인시위에 나서고 있는 이들의 생각
2012년 10월 첫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나는 문화노동자입니다’라는 글이었습니다. 예술인소셜유니온 준비위원회(아래 준비위)가 출범했고 1년 안에 정식 출범할 거라는 자랑이었습니다. ‘밥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예술은 쥐뿔’, ‘배부른 것들이 저 좋아서 하는 예술에 무슨 권리주장?’ 이라고 외면하지 마시고 금속노동자 여러분과 같은 노동자인 예술인들의 뒤늦은 외침에 귀 기울여주시고 응원해달라는 당부였습니다.2013년에 출범하겠다는 약속을 호기롭게 했으나 2년여 간 준비위 꼬리를 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활동은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이 앵커를 맡아 진두지휘하는 JTBC 이 구설에 휩싸였다. 다른 일도 아닌 ‘도둑질’ 때문이다. JTBC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비리와 관련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목숨을 끊기 전 과 진행한 인터뷰 녹취록을 무단 공개했다. 손석희 앵커는 ‘공익’을 앞세워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했다.논란이라고 하지만 JTBC 혹은 ‘손석희’라는 이름을 빼고 보면 논란이라고 할 것도 없다. A라는 매체에서 특종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 내용이 정치R
4월22일은 제45회 지구의 날, Earth Day 이다. 환경단체에게 지구의 날은 유엔 같은 정부기구가 만든 다른 환경 기념일보다 의미 있는 날이다.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양기름 유출사고를 계기로 1970년 4월22일 만들어졌다. ‘지구의 날’이라는 표현만큼 환경문제는 동식물의 어느 한 종이나 지역과 나라 등 한 지역 차원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의 문제이다. 좁은 의미의 환경이라는 개념을 벗어나 확장한 개념, 지구별에 사는 구성원으로서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는 날이기도 하다.90년대 초반부터 지구의
이 시대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근본적인 차이점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민주주의 대 독재라고 규정하기도 하고 기존 질서의 변화냐 혹은 유지냐를 기준으로 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 차이의 근본을 찾아가 보면 결국 ‘사람’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른 세계관이 자리 잡고 있다.보수는 대부분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본다.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는 게으르거나 머리가 모자라거나 혹은 운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자가 된 사람은 부지런하거나 똑똑하게 돈의 흐름을 잘 알아서 기회를 얻은 사람들이라고 본다.반면 진보는 대부분의 문제를
1월29일 이명박의 회고록『대통령의 시간』이 나왔다.누가 그 책을 사볼까 싶어서 한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보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가 있었다. 보통 독자들의 추천과 좋은 평이 많은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 그 온라인 서점의 독자 100자평은 대부분 악플 그 자체였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책 중에 이런 악평을 듣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이 있을까? 노이즈마케팅이 성공한 건가 싶다.회고록이 아니라 참회록을 썼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이명박에게 감히 그런 걸 기대할 수 없다. 성과를 부풀리거나 ‘그래도 잘했다’ 이야기를 들을 만
유심히 지켜보는 기자 중 한 기자가 자신이 받은 전화 한 통을 소개했더군요. 3년 전 안산의 SJM 노조원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했던 노조파괴자 ‘컨택터스’를 취재할 때 알게 된 취재원이 전화를 했답니다. “내 친구가 LG 사옥에서 일하는데 임금체불을 당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이었답니다. 추측컨대 LG유플러스 노동자들의 시위에 대비한 경비용역인 듯했답니다. “일단 지역노동청에 신고하고, 그래도 안 주면 민사 소송하라. 노무사와 상의하라”고 했답니다. 그 사람은 노조를 깨러 다니던 시절 이야기도 하고 노조가 별로
방송법이라는 게 있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의 가치와 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을 규정하고 있다. 방송법은 자유와 독립을 보장받는 방송이 수행해야 할 공적 책무도 기술하고 있다. 이는 공정과 객관, 균형, 소수자의 이익 보호 등을 위함이다.방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일련의 가치와 책무들은 무료 보편 서비스인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을 포함한 유료방송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하지만 다수의 종편들은 대부분 이 사실을 잊는 듯 보인다. 종편 탄생 이후 본격 등장한 변종 프로그램인 시사토크 프로그램들이 특히 그렇다.Jtbc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방송은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방송에서 ‘맛집’이라고 소개한 집은 다음날부터 문전성시를 이룬다. 방송에서 한 번 소개한 특효약이나 민간 처방, 의사나 한의사가 나와서 “어디어디에 좋다”라는 한마디 하면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이 된다.모케이블TV의 ‘꽃보다 누나’라는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다소 낯설었던 ‘크로아티아’가 소개하자 갑자기 크로아티아 여행 붐이 불었다. 여행사들이 없던 여행상품을 만들고 없던 항공편 특별기를 투입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한편으로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귀가 얇다’라고 폄
어떤 집회 1.문제가 발생한 다섯 곳 사업장을 차례로 항의 방문한다고 했습니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일정에 피곤했지만, 집회 관계자가 아니라 ‘순수한 집회참가자’가 돼보고 싶었습니다. 문제 사업장 본사 건물 앞에서 사회자가 5분 동안 몇 마디를 외치더니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합니다. 이번에도 5분 동안 조근조근 말하더니 다음 장소로 가자합니다. 두어 시간 동안 다섯 곳 사업장 항의 방문을 마쳤습니다. 다른 날과 달리 가 왔으니 특별히 정리집회를 하겠다면서 참가자들이 한마디씩 하더니 에 고맙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
명절이면 엄마와 반복하는 대화가 있다. “너한텐 멸치 주는 곳도 없냐?” “그런 거 받는 버릇하면 안 된다니까요. 그냥 회사에서 받아오는 걸로 만족하세요.” 명절을 앞두고 출입처 관계자들과 반복하는 대화도 있다. “고작 멸치라니까요. 다른 기자들도 그냥 받았어요.” “회사에서 3만원 이상 접대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요. 멸치는 3만원이 넘잖아요. 돌려보내기 귀찮으니 앞으로 보내지 마세요.”이런 대화가 가능해진 건 팔년 전 에 들어온 이후부터다. 앞서 정치에 주력하던 매체의 기자로 일하던 시절, 일주일에 적어도 한 두 번
지난 연말 곳곳에서 시상식 소식이 들렸다. 서로의 공로를 인정하고 북돋는 훈훈해야 할 상을 주고받는 일 때문에 부끄럽고 염치없고 화도 나는 일이 몇 가지 있었다.내가 일하는 이 산악잡지인 『사람과 산』으로부터 ‘제10회 환경대상’을 받았다. 국내 환경보존, 특히 올해 가리왕산 보호활동의 공헌을 인정해 수여한다는 상패의 문구에 우리는 기쁘기보다는 부끄러웠다.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동계올림픽 조직위 등이 기어이 가리왕산 벌목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마치 바리캉으로 민 것처럼 산비탈이 벌목 당한 모습을 떠올리면 과
우리는 하루에 광고 몇 개를 접할까? 아침에 눈뜨고 펼친 신문에 당연히 광고가 인쇄돼 있고 텔레비전 아침뉴스 앞뒤로도 나온다. 옷을 차려 입고 나선 엘리베이터 안에도,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는 버스정류장 안에도 광고가 있다. 지하철 역사 한 곳에만 50개의 스크린도어 형식의 광고가 50가지 넘는 광고메시지를 전달한다.통계에 따르면 한 사람이 24시간 동안 접하는 광고 메시지는 3,000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대부분 인식하지도 못하지만. 실제 제작비가 몇 억 원씩 들어가는 텔레비전 광고는 2014년 한 해 동안 하루에 10편씩, 연간
는 오래오래 외롭게 싸우는 현장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알리기 위해 열네 명의 만화가와 르포 작가가 참여한 공동작업 입니다. 장기투쟁 현장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현장마다 만화가와 작가가 한 팀을 이뤄 만화와 르포로 보여주는 구성의 책을 내는 프로젝트입니다.2년 전 한 르포작가로부터 프로젝트를 들으며 될까 싶었습니다. 상업성이 없어 보이는 책을 선뜻 출판하겠다고 나서는 출판사가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무려 열네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공동작업 이어서 ‘원고 많이 펑크 나겠다’라고 짐작했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르
설마 한 줄의 사실 보도도 없을 줄이야. 지난 11월27일 대법원은 6년 전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특보 출신의 낙하산 사장을 반대한 YTN 기자들의 동기가 ‘정치적 중립이나 방송의 공정성이라는 공적 이익’ 차원의 것이었음을 인정하고도 이들의 행위가 “사용자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권리인 경영진 구성권과 경영주의 대표권을 직접 침해한 것”이라며 사측의 해고 결정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대법원 판단 다음날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이 사안에 대해 일제히 침묵했다.돌이켜보면 조선․중앙․동아일보는
필자가 사는 동네엔 의료생협이 하나 있다. 2009년부터 준비해 2012년 병원을 개원하고 이듬해에 운동센터까지 열었다. 병원 개원 넉 달 전 의료생협이 존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달 조합비를 납부하는 조합원이 됐다.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이년 육 개월 정도 지났는데, 매달 열리는 이사회와 각종 위원회가 논의한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한다. 간혹 늦을 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빠짐없이 회의 속기록을 올리고 있다.매달 조합비를 납부하는 조합원이기에 회의 속기록을 원하는 때 언제든 볼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뿐, 새
“특별히 공연이 없는 날은 어머님들과 목요집회 사수하기로 했었는데, 콘서트, 지방공연 등 핑계가 왜 그리 많았는지……. 오랜만에 뵙습니다. 400회, 500회, 1,000회 할 때도 함께 하겠습니다. 목요집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그날까지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철퍼덕 주저앉은 도로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점점 빨갛게 얼굴이 익어가던 1997년 어느 여름,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 목요집회에 참석한 꽃다지 가수의 공연발언이었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사무실에서 이 말을 한 가수에게 타박 아닌
기어이 벌목을 시작했다.지름 1m가 넘는 남한 최고 수령으로 짐작되는 신갈나무, 기후변화로 사라지고 있는 분비나무, 수령 6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는 주목, 흉고 직경(자라는 나무의 뿌리부터 보통 사람의 가슴 높이인 1.3미터 되는 부분의 나무줄기의 지름) 45cm이상의 노거수 247그루도 예외는 아니다. 강원도가 산정한 58,516그루, 환경단체의 조사결과 120,000그루 이상이 베어 사라진다.이 중 손가락 굵기 정도의 나무 181그루만 ‘복원’을 위해 이식한다. 이 나무들이 사라진 자리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활강경기
우리가 알고 있는 예전의 아빠들은 가정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남녀가 유별하여 부엌에 들어가는 것조차 금기 시 했던 시절, 아빠라는 이름의 남자들은 오직 공장과 회사에서 조국의 근대화와 소득향상을 위해 열심히 노동해야 했다.계속되는 야근과 잔업 후 목에 걸린 먼지를 털어내기 위해 돼지껍데기에 소주 한 잔을 걸치고 거나하게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시장에서 산 전기구이 통닭 한 마리를 사 들고 들어오시던 모습은 우리가 거쳐 온 산업화 시대의 아빠의 전형이었다.커가는 아이가 몇 학년인지도 모르고 알 필요도 없었던 그 시절, 아이들의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