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은 곳이면 학교든 회사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 경주 다스에서 일하던 우리들 중에도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제법 있었다. 특히 주야 2교대 근무로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료들과 축구공을 차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단합을 도모하려는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지사.그렇게 우리는 지난 2000년 정식으로 다스축구클럽을 창단했다
금속노조에 몇 안 되는 조선소 사업장. 현대중공업 계열 조선소 중 유일한 금속노조 사업장인 현대삼호중공업 황의규 지회장을 만나 조선소 지회장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들어보았다.황의규 지회장은 마흔여섯 살이다. 부인과 아들, 딸 네 식구다. 많은 아빠들이 고등학생 딸 아들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요즘, 황 지회장은 아들과 축구로 대화한다. 아이와 함께 조기축구
“금속노조 조합원 되고 여지껏 살면서 가장 행복합니다.” 4월 30일 금속노조 인천지부 사무실에서 만난 박육남 조합원은 만면에 웃음을 띄고 얘기했다. 올해 나이 53세의 박 조합원은 4월 초 금속노조에 가입한 따끈따끈한 새내기다. “내가 요즘 사람들 만나면 자랑하는 게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대학생 됐다는 거랑, 또 다른
파업 18일째. 아침이 밝자마자 구사대가 기습적으로 철조망을 끊고 공장 내에서 농성 중이던 노동자 대오를 침탈했다. 수적으로 열세였던 노동자들은 본관 옥상으로 피신했다. 소화기를 뿌려대며 올라오는 구사대에 맞서 노동자들은 격렬하게 저항했다. 공중에선 돌이 날아다니고, 바닥은 시너와 휘발유로 흥건해졌다. 노동자들은 죽을지언정 굴복하지 않겠다고 버텼다.&ldq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고,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딱 경기지역금속지회를 이르는 속담들이다. 복수노조, 소수노조, 장기투쟁사업장, 해고자, 지역에 하나 뿐인 분회. 좋지 않은 상황만 모인 듯하다. 이 지회를 이끌고 있는 대한솔루션분회 해고자 권영직 지회장을 만나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물어봤다. 권영직 지회장은 쌍동이 아빠다. 딸과
광주광역시 광산구에는 세 곳의 공단이 있다. 하남공단과 소촌공단, 그리고 평동공단. 그 중에서 평동공단은 가장 최근에 생성된 공단이다. 이곳에 기아차 출하사무소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노동조합이 있는 곳은 딱 한 곳이다. 그 곳은 광주지하철 종점인 평동역 근처의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디에스시 광주지회(지회장 최경호, 아래 지회)다. 디에스시는 자동차 시트 골
자동차는 민감한 기계덩어리다. 그만큼 정비가 중요하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국 자동차 품질이 세계적인 수준이 됐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라’는 정비의 명언을 따르지 않더라도 소모품만 제 때 갈아주면 10년은 문제없이 탈 수 있다. 자동차 수명이 점점 길어지면서 각 완성차 정비공장이 바빠지고 있다. 자동차 정비 현장 노동자들의 살
우리나라는 아직 산별노조를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지 않다. 독재정권 시절부터 오랜 세월 관리와 통제가 손쉬운 기업별 노조를 강제해왔기 때문에 (산별)노조에 ‘가입하는 것’보다 (기업)노조를 ‘설립하는 것’이라는 인식도 크다.하지만 민주노총 산하 조합원의 약 80%가 이미 크고 작은 산별노조 소속이다. 지역에 산
“여자들이 이렇게 많은 수련회는 처음이예요 처음.” 대전 한 펜션 회의장에 50여 명의 여성들이 모였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고, 1~2백 명씩 여성들이 일하고 곳도 있는데 50명 모인 것이 뭐 큰일이냐고? 하지만 여성조합원이 전체 조합원의 4% 밖에 되지 않고, 어딜가도 모인 인원의 90% 이상이 남성인 금속노조에서는 결코 흔한 광경
‘무얼 할 수 있을까? 집회 참여하거나 현장에서 싸우는 것 말고도 내가 할 수 있는 좀 더 특별한 역할이 없을까?’ 2010년 7월 현대차의 불법파견을 인정한 대법판결 직후 금속노조에 가입한 이희천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의 고민이 깊어졌다. 노조에 대해 잘 모르고 거리를 뒀던 자신의 과거가 미안해서라도 무언가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
충북 옥천은 각종 묘목으로 유명한 곳이다. 묘목을 가꾸고 포도 농사를 짓는 한적한 옥천에서 어렵사리 지회를 설립하고 지역의 유일한 금속노조로 자리 잡았다는 사업장이 있어 방문했다. 조합원 수 92명의 코스모링크지회(지회장 이석빈)가 그 주인공. 꽤나 넓은 공장 터 한편에 자리 잡은 지회사무실 건물에서 이석빈 지회장을 만나 지회설립 얘기부터 들었다.코스모링크
회사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출근을 위해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검은 옷을 입고 있는 덩치 큰 용역 50 여 명이 회사 앞을 가로막고 출입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직원들은 답답한 심경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회사 경영권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 닥쳐올 고용문제와 생존권문제가 한 치 앞을 바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회사 사정은 이렇
현대차 노동자 중 직무스트레스가 가장 큰 직종은 무엇일까. 현대차지부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판매’ 노동자가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속노조 조합원이지만 공장에서 일하지 않는 노동자가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동료 조합원보다 현장(지점) 밖 시민들을 만나는 게 일상인 판매조합원들. 그 속사정을
“노동자들이 밖을 보면 딴 생각을 해서 안 된다.” 그래서 창문 하나 없던 공장.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기타에 노동자들의 설움이 가득했던 곳. 2007년 한마디 통보도 없이 공장 안 돌리겠다고 문 닫아 버린 사장 때문에 아직도 빈 공장을 지키는 노동자들.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 여성조합원들을 만나러 간 3월 13일. 이들의 터전은 공
무려 10년. 경기 안산 자동차 시트 생산업체인 대원산업에서 소위 민주노조가 안정화되기까지 걸린 기간이다. “노조를 만들었을 때, 웬만한 탄압은 나름 각오했어요. 하지만 교묘하고 집요한 노조 무력화 공작이 더 무서운 건 줄은 몰랐죠.” 13일 안산 대원산업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정승권 조합원이 대원산업 노조 역사를 소개하기에 앞서 한 말
“장성한 아들이 봄에 군대에 갑니다. 제 나이 마흔입니다. 결혼을 일찍 했거든요.” 가족에 대한 얘기를 묻자 쑥스럽게 웃는 박창훈 지회장. “우리 큰 아이는 어릴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아 고교에 이어 대학에서도 한 길을 가고 있습니다.” 박 지회장은 두 아들에게 틈나는 대로 스킨쉽을 시도하고 사회 돌아가는 얘기를
금속노조 지회 중 전국에 조합원이 흩어져 있는 곳이 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정비-생산-판매 조합원 100여 명으로 꾸려진 스카니아코리아지회(지회장 박태영)가 그 주인공이다. 스카니아코리아지회는 2005년 한국노총 소속 기업노조로 시작했다. 사장이 2006년 구조조정을 시도하자 당시 노조는 금속노조 소속으로 조직형태를 바꿨다. 그리고 당시 금속노조 부산양
전라도 광주 기아자동차공장. 2월 23일 오후, 기아차 광주공장 남문을 지나 노동조합 사무실 앞 쉼터는 그 여느 때와 달리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내하청분회 조합원 몇몇이 모여 심각한 얼굴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이날 “사내하청도 근로자 파견에 해당함으로 2년 이상 일한 자는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확정판결
4백 명이던 조합원은 이제 70여 명으로 줄었다. 회사는 휴업을 밥 먹듯이 하고 부서가 없어졌다 생기길 반복했다. 90년대 초반부터 회사가 자본철수를 노리며 구조조정을 시작한 지 20년 만에 한국산연은 이 모습이 됐다. 그리고 한국산연지회 노동자들의 싸움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김은형 한국산연지회장은 여성 조합원이 대다수이던 1994년부터 여성 조합원이
‘덩덩덩쿵따 덩기닥 쿵~따 덩따쿵따쿵 덩기닥 쿵~따’ 일요일이었던 19일 오후 전남 목포 대불공단 공원 한 구석에 놓인 컨테이너 방 안이 장구와 북, 꽹과리 소리로 가득 찼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서남지역지회 풍물패 회원들이 ‘풍류굿’을 연습하는 소리다. “아~따 자꾸 새로운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