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과 함께 “언론도 공범”이란 구호가 등장하고 있다. 이런 구호 앞에서 언론은 억울할 수 없다.“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TV조선) 운운하며 중립과 객관의 언어를 포기한 것도, 임기 내내 국민과 소통을 거부하며 1년에 한 번 연두 기자회견 외엔 언론과 ‘직접’ 만나는 일조차 꺼린 대통령의 문제를 짚지 ‘않은’ 것도, 심지어 그 한 번조차 사전에 질문 내용을 청와대에 넘기며 ‘각본’ 회견으로 만드는 데 동참한 것도 언론의 선택
브라질 금속노동자 150여 명이 11월10일 상파울루에서 열린 모터쇼 개막행사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CUT, Força Sindcal, UGT 등 세 개 브라질노총 소속 금속노동자들은 검정 티셔츠를 맞춰 입고 “닛산 노예노동 반대”, “닛산은 더러운 짓을 멈춰라”며 구호를 외쳤다. 미국 미시시피 닛산 공장의 반노조 관행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항의하는 공동행동이었다.닛산은 미시시피 칸톤에 공장을 세운 후 10년 동안 노조 가입 의향을 밝힌 노동자들을 위협했다. 닛산 칸톤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5천여 명 가운데 대다수는
지난 30년간 한국 노동운동이 역동적 변화를 겪는 동안 국제정세 역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20세기말 냉전체제의 해체와 신자유주의 세계화 물결 속에서 한국 노동운동은 더 이상 과거처럼 분단체제 내의 고립된 현상이 아니라 세계정세와 국제 노동운동과 사회운동, 좌파정치의 흐름과 맥을 같이하며 발전했다. 사회주의 진영 해체 이후 총체적 위기1989-1991년 러시아와 동유럽의 격변으로 냉전시대(1948-1991)가 끝나면서 세계 노동운동과 좌파정당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러시아와 동유럽 사회는 급속히 자본주의 체제로 편입됐고 과거 사
Jtbc와 TV조선, 등이 연일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종을 터트리며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 3사의 언론인들은 부끄러움을 고백하고 분노를 터트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방송사별로 수위는 다르지만 이달 초부터 지상파 곳곳에서 비상총회와 피케팅, 천막농성, 집회 등이 연이어 열리고 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지상파의 언론인들은 촛불 집회에서 시민들의 욕설 속에 쫓겨나는 게 당연한, 여전히 ‘박근혜’라는 이름 석 자는 성역인 비정상의 보도 현실을 짚으며 “이러려고 기자된 게 아니
수년째 방송가의 논란거리였던 지상파 중간광고가 일단 도입을 위한 첫 발을 떼는 분위기다.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규제 완화에 대한 긍정 사인을 보내자, 그동안 지상파의 중간광고 도입 요구 때마다 고개를 가로젓던 방송통신위원회(아래 방통위)도 지난해 지상파에 허용한 광고총량제 도입의 효과를 연말까지 분석한 뒤 중간광고 도입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사실 지상파 입장에선 중간광고 도입은 절실한 문제다. 광고라는 파이는 한정된 상황에서 이미 막강한 콘텐츠 기업으로 자라난 CJ E&M과 네 개의 종합편성채널까지 몇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8월24일 전면 단식에 돌입했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의 조사활동 보장과 이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 통과, 특조위의 선체조사 보장 등을 촉구하며 8월17일부터 이미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예은 아빠’ 유경근 씨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그리고 이보다 앞선 지난 7월27일부터 이석태 위원장을 비롯한 특조위와 시민사회단체의 단식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지상파 방송의 메인뉴스에선 가장 먼저 시작했던 특조위의 단식도,
7월21일 밤 독립 인터넷 언론인 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의혹을 보도하며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삼성동 자택과 논현동 빌라에서 성매매를 한 의혹이 있다.동영상에 이 회장과 여성들이 성관계를 암시하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과 이 회장이 여성들에게 돈 봉투를 건네는 장면 등이 나온다. 는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과 함께 여기에 회사 쪽, 즉 삼성그룹이 관련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동영상 촬영 장소 중 하
정치와 언론을 흔히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로 표현하곤 한다. 사실 이 말은 언론이 취재원, 특히 정치와 관련한 취재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원칙을 얘기할 때 등장하는 표현이다. 어떤 면에선 정치 또한 언론에 대해 이런 관계를 설정하려는 듯 보일 때가 있다.정치인은 부고 기사만 아니면 어떻게든 언론에 자신의 이름과 얼굴이 등장하는 걸 반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보통의 경우라면 정치와 정치인은 언론과 최대한 가깝게 관계 설정을 하고 싶어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간혹 예외의 상황도 있는 듯 보이는데, 바로
20대 국회는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됐다. 16년 만에 등장하는 여소야대 국회는 여러 풍경을 바꿀 것으로 보이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더 이상 야당에게 ‘소수당’ 핑계를 허락하지 않는 모습이다.새누리당이 과반 이상의 집권여당으로 기능하던 18, 19대 국회 동안 야당, 특히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패배의 순간마다 ‘수적 열세’의 ‘소수당’이란 말 뒤로 숨었다. 출범 5년째에도 왜곡‧편파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다수의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탄생 근거가 된 미디어법을 여당이 사상초유의 대리투표로 위법 처리하
언론은 공론장으로 남을 수 있을까. 38명의 야당 의원들이 무려 9일 동안 192시간25분에 걸쳐 세계 최장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이어가는 동안 한국의 공룡 미디어들이 보인 모습을 보면 이 질문에 선뜻 긍정의 답변을 내놓기 어렵다.의원들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는 동안 기존의 미디어에서 이를 보도하는 모습은 기본을 잃은 언론이 어떻게 신뢰를 잃는지, 그 과정을 압축해 보여주는 듯했다.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대하며 야당 의원들이 시작한 필리버스터였지만, 미디어들은 “국회 마비” 프레임으로 일관하며 야당에 분노한 대통령
배가 고픈 여우가 먹이를 찾아 숲 속을 뒤지다 사람이 사는 마을까지 내려왔다. 과수원엔 먹음직스러운 포도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고 여우는 포도를 따 먹기 위해 힘껏 뛰었지만 도저히 닿지 않았다. 여러 번 실패를 거듭하고 뒤돌아 나오면서 여우는 중얼댔다. “저 포도는 분명 설익었을 거야. 난 신 건 좋아하지 않아. 맛이 없거든. 난 신 포도 따위는 먹지 않아.”이솝우화의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다. 강렬하게 원했지만 닿지 않아 포기하고도 저건 맛이 없을 거라고 합리화를 한 여우의 이야기가 떠오른 건 4‧16 세월호 참사 특
또 ‘낙하산’ 논란이다.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난 5일 차기 EBS 사장 공모를 내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청와대 내정설’과 함께 이명희 공주대 교수와 몇몇 ‘뉴라이트’ 인사들의 이름이 나오더니, 지난 18일 공모 마감 직후 이명희 교수가 지원한 사실이 확인되며 그의 EBS 사장 선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 교수는 역사학계 안팎에서 ‘뉴라이트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교학사 근현대사 교과서의 대표 집필자다.방통위와 EBS 주변에서는 이 교수와 같은 뉴라이트 계열 인사로 지원설과 유력설이 돌던 류석춘 연세대
10월19일 1면에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정부 광고가 게재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굳은 의지 속에서 정부가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행정예고를 한 직후였던 지난 13일자 신문에 “‘역사전쟁’이 아니라 ‘상식과 국격의 파괴’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사설을 게재하고 매일 기사와 칼럼을 통해 정부의 이런 시도가 얼마나 무서우리만큼 황당한 일인지 강도 높게 비판해왔던 인지라 논란은 거셌다. 앞뒤가 안 맞는, 모순된 행태가 아니냐는 소리가 안팎에서
지난 8월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난 13일 EBS 이사 선임을 끝내면서 공영방송 3사를 관리․감독할 이사회 구성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에 선임된 29인(KBS 11인, 방문진 9인, EBS 9인)의 이사들의 임기는 모두 각각 3년으로, 이들은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 국면에서 공영방송을 이끌 사장을 뽑는 등 역할을 한다.KBS와 EBS는 오는 11월, MBC는 2017년 2월에 새 사장을 뽑아야 한다. 이사들이 뽑은(KBS의 경우 대통령에 임명
노동운동은 영어로 ‘Labor movement’라고 하고 한자로 ‘勞動運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말로 ‘운동運動’은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힘쓰는 일. 또는 그런 활동’을 뜻한다. 운동은 movement와 ‘사람이 몸을 단련하거나 건강을 위하여 몸을 움직이는 일’ 즉 sports의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그래서 광고 세계에 살고 있는 분들이 ‘내년에 운동 좀 열심히 해 보려고요’라는 새해 포부를 밝히면 조직이나 단체에 더 헌신하겠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새로운 스포츠를 배우겠다는 뜻인지 되물어 보는 해프닝도 종종 발생한다.각설하고
큰 조카가 스무 살이 됐습니다. 대학입학을 확정하고 고교 시절 마지막 겨울방학에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아무 기술도 없는 조카는 편의점에서 일했습니다. 첫 월급으로 부모님은 물론 조부모에게까지 용돈을 드렸다는 말에 흐뭇했습니다.대학생으로 맞은 첫 여름방학에도 역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 소식을 먼저 전해주신 엄마는 하루에 5만 원을 번다면서 자랑했습니다.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딱 떨어지는 5만 원이 나올 리 없는데 어찌 된 일인지 궁금해졌습니다.조카에게 물었더니 하루 아홉 시간 근무하고 5만 원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지난 7월22일 인천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열면서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막을 시작으로 를 표방한 창조경제혁신센터 17곳이 모두 문을 열고 활동에 들어갔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창조경제 관련 정책 중의 하나로 각 지역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낸다는 구상이다.재미있는 것은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국내 17개 대기업이 한 지역씩 담당해서 설립과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든다. 과연 오직 수익창출을 근본으로
요즘 (SBS)라는 드라마를 즐겨 본다.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특히 눈길이 가는 캐릭터가 있기 마련이다. 이 드라마에서 흥미롭게 보고 있는 캐릭터는 주인공 윤하(유이)의 큰 언니 예원(윤지혜)이다.재벌가의 첫째 딸 예원은 욕망부터 재능까지 자신보다 나을 게 없어 보이는 동생인 경준(이상우)이 오직 남자라는 이유로 그룹의 후계자가 됐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고 있다. 하지만 인생은 모를 일.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예원은 불만스러운 부모도 비즈니스 마인드로 깍듯하게 모신다.재벌이나 권력 소재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구호가 현실이 되었다.우리나라의 핵발전소 반대운동은 후쿠시마 사고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이전엔 반핵운동이라 부르며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의 문제이며, 소수의 환경단체(모든 환경단체가 반핵입장도 아니고 반핵입장이라 하더라도 반핵운동을 하진 않았다)와 지역주민들의 운동이었다.그러나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반핵운동’은 핵 사회를 넘어서는 ‘탈핵운동’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핵발전소 지역뿐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 생활협동조합, 종교계가 참여하는 운동이 되었다.내가 일하는 이 2014년 회원들에게 조사한 결과, 가장 비중
‘고프다. 고프다. 배가 고프다.’ 생체시계가 밥 좀 달라고 아우성치는 시각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리에 제 배에서 어김없이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식사 시간을 알리는 알람 소리냐고요? 아닙니다. 배고프다는 하소연에 이어지는 소리는 ‘아프다. 아프다. 맘이 아프다. 서럽다. 서럽다. 삶이 서럽다’입니다. 언제 꼬르륵 소리가 났느냐는 듯 서러워집니다. 눈치 챈 분도 있으시겠지요. 의 노래 ‘고공’ 중 일부입니다.월요일과 화요일마다 들리는 저 소리는 이 연습하는 노랫소리입니다. 6월부터 월요일과 화요일 저녁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