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9일 1면에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정부 광고가 게재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굳은 의지 속에서 정부가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행정예고를 한 직후였던 지난 13일자 신문에 “‘역사전쟁’이 아니라 ‘상식과 국격의 파괴’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사설을 게재하고 매일 기사와 칼럼을 통해 정부의 이런 시도가 얼마나 무서우리만큼 황당한 일인지 강도 높게 비판해왔던 인지라 논란은 거셌다. 앞뒤가 안 맞는, 모순된 행태가 아니냐는 소리가 안팎에서
지난 8월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하 방문진)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난 13일 EBS 이사 선임을 끝내면서 공영방송 3사를 관리․감독할 이사회 구성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에 선임된 29인(KBS 11인, 방문진 9인, EBS 9인)의 이사들의 임기는 모두 각각 3년으로, 이들은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 국면에서 공영방송을 이끌 사장을 뽑는 등 역할을 한다.KBS와 EBS는 오는 11월, MBC는 2017년 2월에 새 사장을 뽑아야 한다. 이사들이 뽑은(KBS의 경우 대통령에 임명
요즘 (SBS)라는 드라마를 즐겨 본다.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특히 눈길이 가는 캐릭터가 있기 마련이다. 이 드라마에서 흥미롭게 보고 있는 캐릭터는 주인공 윤하(유이)의 큰 언니 예원(윤지혜)이다.재벌가의 첫째 딸 예원은 욕망부터 재능까지 자신보다 나을 게 없어 보이는 동생인 경준(이상우)이 오직 남자라는 이유로 그룹의 후계자가 됐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고 있다. 하지만 인생은 모를 일.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예원은 불만스러운 부모도 비즈니스 마인드로 깍듯하게 모신다.재벌이나 권력 소재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매주 금요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CJ E&M 사옥과 JTBC 사옥, 그리고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선 1인 시위가 열린다. 지난해 인터넷 팟캐스트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이하 ‘옹꾸라’)에서 여성 비하 발언을 한 옹달샘(유세윤․장동민․유상무)을 하차시키라고 방송사에 요구하는 시위다.옹달샘의 사과 기자회견(4월 28일)과 장동민을 고소했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생존자의 고소 취하(5월 13일) 이후 논란이 일단락된 게 아니냐는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1인시위에 나서고 있는 이들의 생각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이 앵커를 맡아 진두지휘하는 JTBC 이 구설에 휩싸였다. 다른 일도 아닌 ‘도둑질’ 때문이다. JTBC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비리와 관련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목숨을 끊기 전 과 진행한 인터뷰 녹취록을 무단 공개했다. 손석희 앵커는 ‘공익’을 앞세워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했다.논란이라고 하지만 JTBC 혹은 ‘손석희’라는 이름을 빼고 보면 논란이라고 할 것도 없다. A라는 매체에서 특종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 내용이 정치R
방송법이라는 게 있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의 가치와 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을 규정하고 있다. 방송법은 자유와 독립을 보장받는 방송이 수행해야 할 공적 책무도 기술하고 있다. 이는 공정과 객관, 균형, 소수자의 이익 보호 등을 위함이다.방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일련의 가치와 책무들은 무료 보편 서비스인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을 포함한 유료방송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하지만 다수의 종편들은 대부분 이 사실을 잊는 듯 보인다. 종편 탄생 이후 본격 등장한 변종 프로그램인 시사토크 프로그램들이 특히 그렇다.Jtbc
명절이면 엄마와 반복하는 대화가 있다. “너한텐 멸치 주는 곳도 없냐?” “그런 거 받는 버릇하면 안 된다니까요. 그냥 회사에서 받아오는 걸로 만족하세요.” 명절을 앞두고 출입처 관계자들과 반복하는 대화도 있다. “고작 멸치라니까요. 다른 기자들도 그냥 받았어요.” “회사에서 3만원 이상 접대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요. 멸치는 3만원이 넘잖아요. 돌려보내기 귀찮으니 앞으로 보내지 마세요.”이런 대화가 가능해진 건 팔년 전 에 들어온 이후부터다. 앞서 정치에 주력하던 매체의 기자로 일하던 시절, 일주일에 적어도 한 두 번
설마 한 줄의 사실 보도도 없을 줄이야. 지난 11월27일 대법원은 6년 전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특보 출신의 낙하산 사장을 반대한 YTN 기자들의 동기가 ‘정치적 중립이나 방송의 공정성이라는 공적 이익’ 차원의 것이었음을 인정하고도 이들의 행위가 “사용자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권리인 경영진 구성권과 경영주의 대표권을 직접 침해한 것”이라며 사측의 해고 결정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대법원 판단 다음날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이 사안에 대해 일제히 침묵했다.돌이켜보면 조선․중앙․동아일보는
필자가 사는 동네엔 의료생협이 하나 있다. 2009년부터 준비해 2012년 병원을 개원하고 이듬해에 운동센터까지 열었다. 병원 개원 넉 달 전 의료생협이 존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달 조합비를 납부하는 조합원이 됐다.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이년 육 개월 정도 지났는데, 매달 열리는 이사회와 각종 위원회가 논의한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한다. 간혹 늦을 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빠짐없이 회의 속기록을 올리고 있다.매달 조합비를 납부하는 조합원이기에 회의 속기록을 원하는 때 언제든 볼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뿐, 새
취재를 하다 보면 유독 전화를 피하는 취재원들을 만나게 된다. 물론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전화를 해오거나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전화를 걸면 받는다. 그런데 유독 연결이 닿지 않는 취재원들이 있다. 이들은 열 번 전화를 걸면 열 번 다 피하는데, 대부분 자신에 대해 혹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해 호의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기사를 써온 기자들이 그 대상이 된다. 이런 취재원들은 그간 기피해 온 기자들이 어쩌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오면 무심코 받았다가 서둘러 끊는다.이럴 때 기자들은 기사
언론인 출신 인사들을 고위인사에 발탁할 때마다 정권에서 수사처럼 붙이는 말이 있다. 마침 최근의 몇 가지 사례가 있다.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는 소신 있고 강직한 언론인 출신으로 그동안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인 대안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6월10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윤두현 신임 홍보수석은 오랜 언론인 생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피의자인 유우성씨를 인터뷰한 JTBC 시사토크 프로그램 (2월18일 방송)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여권 추천 위원들이 지난 3일 ‘경고 및 관계자 징계’의 법정제재를 밀어붙였다. 이는 재승인 심사에서 벌점 4점이 부과되는 중징계다. 이 방송심의규정 제9조
일주일 전 노란봉투 캠페인 홈페이지(www.socialants.org)에 접속해 4만7000원의 후원금을 결제했다. 이 캠페인은 파업 이후 회사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쌍용자동차 노조와 철도노조 등을 돕기 위해 1만 명이 4만7000원씩 내 4억7000만원의 후원금을 모으자는 운동이다. 1차 모금을 시작했을 때부터 내용은 알고 있었다. 멋진 아이디어라고
최근 업계의 지인들과 방송 보도를 놓고 품평(?)을 할 때마다 결국 마지막에 등장하는 얘기는 JTBC 뉴스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수년째 각종 조사에서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꼽혀온 손석희씨가 지난 5월 보도총괄 사장을 맡으며 JTBC로 출근하기 시작했을 당시 복잡한 심경으로 유보했던 평가들을 하나씩 꺼내놓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필자 주
경남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전후 언론, 특히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뉴스를 보며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내용은 하나밖에 없다. 주민들이 “내 시체를 밀양시청 광장에 놔 달라”(10월 1일 MBC )라고 울부짖고 “죽는 한이 있어도 (송전탑을) 막아 내겠다”(10월 2
최근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5일 동안 입원해 있었다. 사흘 정도는 침대에 누워 혈관으로 흘러들어오는 약을 맞으며 자는데 시간을 다 쓰더니, 나흘 만에 회복세에 접어들며 에어컨 빵빵한 병실에서 밀린 책과 TV를 보면서 호텔팩이 아닌 병원 패키지 휴가라도 온 듯 상황을 즐겼다. 심지어 나흘째 되던 날 같은 병실을 쓰던 이들이 모두 퇴원하면서 4인실 병실을 혼
여름철 인기를 끄는 공포 혹은 스릴러 영화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나 혹은 내가 기억하는 누군가의 존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존재를 증명하려 할수록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하는 이야기. 그런데 올해는 극장가가 아닌 현실에 존재를 삭제당한 사람들의 얘기가 등장했다. 사주의 배임을 고발하고 그에 따른 부당 인사를 거
인터넷 신문 이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2001년 창간한 은 5월3일 전환총회를 열어 법인형태를 주식회사에서 ‘직원+소비자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했다고 5월6일 밝혔다.같은 언론계에 있다 보니 최근 몇 년 동안 의 경영이 어렵다는 얘기가 잊
영화 전문지 <씨네21>의 김혜리 기자가 쓰고 엮어낸 인터뷰 모음집 ‘진심의 탐닉’을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온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맡고 있던 프로그램들에서 하차한 MC 김제동씨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말을 잃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답을 한 것인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ldqu
이 말에 혹자는 반대할 수도 있다. 오는 25일이면 취임 한 달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에 관한 얘기로, 필자는 박 대통령이 나름 신념의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90년대 후반 금융위기가 우리 사회를 덮쳤을 때 -물론 주어는 상상하기 나름이지만-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라며 떨치고 일어나 정치에 입문한 박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의 탄생 스토리